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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내면의 얼굴을 마주보다

나라 요시토모 | 2012-10-10


화면을 가득 채운 소녀의 얼굴은 무심해 보이기도 하고, 약이 오른 악동 같기도 하다. 사랑스러운 겉모습과 달리 다양한 얼굴을 한 소녀의 모습은 전 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러한 소녀 시리즈로 자신만의 감수성을 표현해 나가는 나라 요시토모의 신작이 공개되었다. 기존에 선 보인 나라 요시토모의 작업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그가 가진 내면의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에디터 | 정은주(ejjung@jungle.co.kr)
자료제공 | 시공아트

나라 요시토모는 대중문화와 순수 예술 사이를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작가 중의 하나이다. 그는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캘리포니아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된 것을 비롯해 세계 여러 곳에서 전시와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에서는 요시모토 바나나 소설의 표지와 함께 다양한 일러스트 작업으로 주목받은 후 한국의 로댕갤러리(현재 플라토 갤러리)에서 단독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 그의 작업 속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소녀는 나라 요시토모의 작업 세계를 보여주는 매개체다. 연약한 소녀의 겉모습을 하고 있지만, 자신의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모습을 통해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갖고 있는 불안과 아픔을 세밀하게 표현하고 있다.

‘나라 48 걸스’에서는 나라 요시토모의 페인팅, 드로잉 등을 통해 그린 소녀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은 2006년부터 3년간 출판사 치쿠마쇼부의 홍보지 ‘치쿠마’의 표지 이미지와 그가 개인적으로 작업한 이미지들을 모아 제작한 것이다. 매달 그가 그려낸 표지 이미지들과 일상에 대한 단상들이 모여 제작된 이번 책은 내면의 모습을 표현하는데 더욱 관심을 기울인다.


19
북쪽 나라의 봄방학
봄이 오려면 아직 먼 동네 어귀에는
눈의 결정이 예쁜 모양으로 남아 있고
아직은 아이들의 놀이터다
즐거운 겨울의 놀이터다
동네 저 너머에서 봄바람이 불어와
새 흙 냄새가 풍길 무렵
아이들은 코를 발랑거리며
봄을 향해 달려 나간다
마지막 얼음 한 조각은
아무도 모르게 녹아간다
왠지 슬퍼지네
왠지 외로워지네

37
2008년 2월 1일
목적이 있는 사람과,
목적이 없는 사람에게
그 “결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닌다

-'나라 48 걸스' 중에서


그의 작품은 사람들의 내면의 모습을 그려낸다. 그렇기에 때로는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을 때도 있다. 나라 요시토모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사람들에게 자신의 내면을 마주보게 한다. 그가 3년 동안 꾸준히 작업했던 48개의 초상들과 일상의 이야기들은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얼굴이 되고 이야기가 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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