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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갤러리 위켄드, 체포된 아이 웨이웨이의 전시

2011-06-28


올해 7주년을 맞은 갤러리 위켄드(Gallery Weekend)가 4월 29일 (4월 29일-5월 2일) 그 막을 열었다. 갤러리 위켄드는 부스를 설치하고 손님을 맞는 전통적 아트 페어의 개념에서 벗어나 베를린 도시 전체를 아트 페어장으로 만든다는 콘셉트하에 2005년 설립되었다. 올해 44개의 갤러리들이 참가한 갤러리 위켄드는 아이겐 아트(Eigen Art), 노이게림 쉬나이더(Neugeriemschneider), 컨템포러리 파인 아트(Contemporary Fine Arts) 등 기존의 중견 갤러리들과 신생 갤러리들이 함께 해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글 | 김금화 월간 퍼블릭아트 독일통신원


갤러리 위켄드는 아트 페어인 베를린 아트 포럼 못지않은 다양한 이벤트와 미술관 수준급의 단독 전시를 통해 전세계의 컬렉터들과 미술 관계자들의 주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BMW의 협찬으로 리무진이 실시간 대기중이었고, 이태리 대사관의 협찬으로 열린 화려한 디너쇼를 통해 컬렉터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갤러리 위켄드에 참여한 갤러리들은 무엇보다도 작가 선정에 정성을 기울였다. 컨템포러리 파인 아트는 안젤름 라일(Anselm Reyle) 과 래이몬드 페티본(Raymond Pettibon)의 2011년 신작을, 갤러리 캡틴 페첼(Capitain Petzel),은 사라 모리스(Sarah Morris)의 단독전시를, 갤러리 막스 헤츨러(Max Hetzler)는 앨버트 욀레(Albert Oehlen)의 작품을, 갤러리 아이겐 아트(Gallery Eigen Art)는 올라프 니콜라이(Olaf Nicolai)의, 갤러리 클로스터펠데(Klosterfelde)는 존벅(John Bock)의 새로운 설치작품을 선보였다. 그 외에도 갤러리 위켄드 프로그램 내외의 전시들로 이번 5월 초에만 수백 건의 새로운 전시들이 베를린 전역에 선보였다.


이번 갤러리 위켄드의 화젯거리로 무엇보다도 갤러리 노이게림쉬나이더에서 선보인 아이 웨이웨이(Ai weiwei)의 단독전시, 'Where is Ai weiwei'를 손꼽을 수 있다. 중국 출신의 세계적인 설치 작가 아이 웨이웨이는 2007년 도큐멘타 12에 1001명의 중국인을 카셀에 머물게 한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독일 미술세계에 큰 주목을 받았다. 2009년 독일 여행 직전 중국 경찰의 구타로 인한 뇌손상으로 뮨헨, 하우스 데어 쿤스트(Haus der Kunst)의 개인전 준비중에 뮌헨 소재 병원에서 급히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후 그의 미술세계와 정치적 파장은 서구 미술계의 큰 관심거리가 되었다.

아이 웨이웨이는 갤러리 노이 게림쉬나이더와 전속 계약을 맺은 후 베를린에서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할 계획이었다. 베를린 슈프레 강 주변에 북경에 이은 두 번째 스튜디오를 개장할 계획이었으며, 베를린 예술대학 (Universitaete der Kuenste, Berlin)으로 부터 교수 자리를 초청받았다. 갤러리 위켄드 전시를 위해 아이 웨이웨이는 올해 초 'Tree 2011'과 'Rock 2011'를 완성했다. 중국 남부 지방 숲에서 모은 거대한 나무들을 토막 내어 특수 나사로 조립, 새로운 형태의 거대한 고목을 전시장 중앙에 선보였으며 ('Tree 2011'), 그 주변으로는 기암 절벽 모형의 케라믹작품('Rock 2011') 이 함께 전시 되었다.


4월 3일 북경 국제 공항에서 정부보안당국으로 부터 체포 된 이래 아이 웨이웨이의 행방이 미지수이다. 자신이 체포될 지도 모른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 두었던 아이 웨이웨이는 갤러리스트에게 비상의 경우 전시를 끝까지 진행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한다. 노이 게림쉬나이더는 아이 웨이웨이의 작품들을 작가 없이 직접 설치해야만 했다.

작가가 없는 전시장, 절단과 상처투성이의 외로운 고목과 기인한 형태의 케라믹이 함께 등장하는 그의 전시장에서 그의 고독한 행방이 강렬하게 느껴졌다.


아이 웨이웨이의 체포로 서구 세계와 중국 간의 문화 교류의 한계가 돌출 되었다. 독일 외무부 장관 기도 베스터벨레의 연설과 함께 4월1일 그 막을 연 독일과 중국의 협동전시, <계몽의 예술(the art of the enlightment)> 은 그 개막 이후, 독일 사회의 비판의초점이 되었다. 약 600점의 독일 미술품들이 중국 국립 박물관(National Museum of China)에 최초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독일의 뮌헨, 베를린, 드레스덴의 세 도시의 국립 미술관의 협력하여 중국에 선보인 대규모급의 특별 전시이다. 이번 전시는 유럽의 계몽의 역사를 미술사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 과학 분야로 확장시켜, 계몽의 역사가 예술 및 사회전반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선보인 예술사적 전시이다. 계몽의 역사가 바로 예술가의 정신적 자유의 원천임을 중국 관람객에게 선보이고자 했던 이번 전시는 아이 웨이웨이 체포와 함께 그 명분이 본의 아니게 퇴색되고 말았다.


예술가들이 사회적 정치적 체계를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작품들을 선보인 예는 유럽 미술사에서 60년대 이후 요제프 보이스(Joseph Beuys)와 한스 하케 (Hans Haacke)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지만 이런 이유로 체포당한 사례는 드물다. 아이 웨이웨이의 체포는 아랍 국가의 반정부 시위와 관련 중국 당국의 민감한 대응에서 비롯했다는 의견이다. 아이 웨이웨이의 체포를 통해 저자는 예술가의 정신적 자유가 더욱 간절한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글쓴이 김금화는 동덕여자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유학길에 올랐다. 베를린의 ‘Hochschule fur Technik und Wirtschaft Berlin’에서 박물관학 디플롬을 수료했으며, ‘개인 소장가와 국립현대미술관의 상호관계’에 대한 논문을 썼다. 현재 베를린 공대 ‘Technischen Universitat Berlin’에서 ‘Master of Arts’ 과정 중에 있으며, 갤러리 ‘Berlin Art Projects’에서 독일 및 한국 신진 작가 조사 및 프로모션 어시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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