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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공공미술전 ‘미술관에 간 나’

2011-06-30


경기도 문화의 전당에서는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예술로 키우는 어린이의 꿈’을 주제로 하는 국내 최초 어린이 전문예술 축제 ‘Kids Art Festival’을 개최하였다. ‘세계의 부모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동화작가’라 불리는 앤서니 브라운의 원화전을 중심으로 한 공연 및 체험, 놀이, 과학 프로그램 등이 함께 진행된 ‘Kids Art Festival’은 배우 하지원과 유승호가 홍보대사를 맡아 이슈가 되기도 했다. 앤서니 브라운 원화전과 연계하여 공공미술의 새로운 탐구가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는 처음으로 미적체험교육과 공공미술 체험프로그램이 합쳐진 ‘미술관에 간 나’라는 프로그램도 시도 됐다.

글 | 구선아 객원기자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미술관에 간 나’는 예술을 감상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어린이들이 직접 반영하고, 몰입하고, 예술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어린이들이 자신의 삶에서 경험하고 생각하는 마음속의 이야기를 창의적 사고를 바탕으로 공공 공간 안에서 마음껏 상상하고, 그려보고, 만들고, 펼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전시는 무대미술감독으로서 무대미술은 물론 전시, 강의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임일진 감독의 총괄하에 디자이너, 영상감독, 예술교사와 자원봉사 학생들의 참여로 이루어졌다.


세부 프로그램은 전시 프로그램과 체험 프로그램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모두가 경기도 문화의전당의 선큰무대를 활용하여 전시되었다. 이 전시를 이끈 가장 큰 개념은 미적체험으로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예술을 감상하고 반영하고 몰입하고 예술적으로 참여하는 교육 방법을 바탕으로 교육의 결과나 생산물 위주가 아닌 학습자로 하여금 교육을 받는 과정을 통해 무엇을 알아차려야 하는지 스스로 깨닫게 하고 예술을 다각적인 시각에서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전시 프로그램은 실질적으로 미적체험교육과 연계되어 진행됐다. 사전에 접수 받은 16명의 초등학생들은 ‘박스 그림릴레이’와 ‘나무사람 만들기’ 등 3번의 사전 교육과 작업을 통해 전시를 갖게되었다. 체험 프로그램은 행사 기간 중에 일반 관람객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박스 그림릴레이’와 추가로 열린 무대 ‘바닥 그림그리기’로 구성됐다. 전시 프로그램 작업물을 선큰무대 벽면에 그리드화하여 미리 전시해 두고 실제 행사 시 진행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작은 박스들이 사이사이 추가로 설치되는 형식이었다.

사전 교육과 1차 작업에서는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을 통해 어린이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슨 꿈을 꾸고 있는지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고 2차 작업에서는 박스 그림릴레이가, 3차 작업에서는 나무사람 만들기 작업이 진행되었다.
‘박스 그림릴레이’는 앤서니 브라운의 ‘마술연필’이라는 그림책이 “아이들 누구나 자신의 글과 그림으로 한 권의 그림책을 만들 수 있고 자신만이 갖고 있는 마술 연필을 잘 다듬어서 그림을 그려보라"고 주문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어린이들이 앤서니 브라운의 다양한 그림을 보고 자신만의 이야기와 상상력으로 자신의 꿈 또는 좋아하는 것 등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박스들을 고정할 때 사용해야할 면을 제외한 박스의 5면에 새로운 입체 그림책을 완성하는 것이다.

‘나무사람 만들기’는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이 어린이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 자신만의 이야기와 해결책을 제시하도록 이끄는 방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어린이들이 자신에 대해 질문해보고, 생각해보고,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나무사람이 곧 아이들 자신이 되는 셈이다.


전시 ‘미술관에 간 나’의 전체 구성은 박스 그림릴레이에 그려진 자신의 이야기를 나무사람이 바라보는 구조로 이루어졌다. 이는 육체, 자아, 자기의 정신적 특징이 리비도의 대상이 되는 프로이트의 나르시시즘(Narcissism)의 즉, 자기애와의 개념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이야기를 바라보는 관람자적 입장도 존재한다.


전시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은 화가이면서, 조각가이면서, 디자이너이면서, 퍼포머이면서, 때로는 관람객이 되기도 한다. 전시는 시간이 지속되면서 어린이들이 만들어 낸 이야기에 의해 무럭무럭 자라나게 된다.

미적체험교육이 추구하는 의미를 바탕으로 한 ‘미술관에 간 나’는 사전에 전시 프로그램의 일부가 실제 교육을 통해 진행되었으며 불특정 다수의 어린이들이 참여하고 공공의 장소에서 공공의 의미를 지닌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공공미술전시라는 완전한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이는 획일화 된 공공미술의 형태에서 탈피하여 공공미술전시의 새롭고 실용적인 측면을 보여준 전시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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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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