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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이 바라본 한국 뉴미디어아트 십년 展

2011-09-26


지난 7월 22일,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에서 한국 뉴미디어아트 10년展 이 막을 내렸다. 이 전시는 아이공의 대표 축제인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이하 네마프)에서 10년 동안 소개되었던 작품들 중 우수한 성적을 거둔 27편의 작품을 상영하는 동시에 36편의 작품을 전시해 네마프의 10년을 관람객들과 소통하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지난 10년 동안 진행된 네마프는 2000년 인디비디오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어 2004년부터 네마프로 이름을 변경하여 뉴미디어가 지닌 형식적인 혁신성과 실험성이 아닌 차별성 있는 콘텐츠의 실험성 자체를 보여주는 뉴미디어아트의 새로운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이번에 상영되는 27편의 상영작을 6개의 섹션으로, 36편의 전시 작품을 6개의 새로운 장르로 나눠 관람객의 취향이나 관심도에 따라 선택해 관람할 수 있어 또 다른 네마프의 10년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글 | 조채린 앨리스온 에디터


한국의 뉴미디어아트 스크리닝과 전시 그리고 심포지엄

이번 전시는 아이공 상영공간과 전시 공간 동시에 진행되었는데, 상영 공간에서는 6개의 섹션(비주얼 실험변수, 래디컬 희노애락, 놀01다다, 미디어감성, 무지개장르)으로 나뉜 27편의 작품 중 김곡, 김선의 초기작품인 시간의식과 2009년 최고구애상을 받은 원 「Written on the Body」이 눈에 띈다. 「시간의식」작품은 한 시인의 시 속에 나온 단어들을 재배치하는 동시에 시인의 기억을 통해 시간의 연속성에 대한 짧은 단상을 표현하여 김곡, 김선 감독은 이 작품으로 2002년 디지털 스페이스 상을 수상하였다. 그리고 윈의 Written on the Body는 영국 소설가 지넷 원터스의 ‘육체에 새겨지다’를 각색한 작품으로 니콜 키드먼의 출연작들을 재가공해 한편의 새로운 영화로 만들어 원작 소설의 정신을 다른 영화들에 대한 인용과 변형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고스란히 영상에 담았다.




전시 공간에서는 상영작과는 별도로 6개의 새로운 장르(영상시, 그래픽영화, 비디오아트, 디지털 미디어아트, 미디어 퍼포먼스, 비주얼 심포니)를 3부로 나눠 36편의 작품을 선보였다. 여기에 소개된 작품들은 미술과 영화의 경계에서 기존 장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예술적 상상력 표현한 것들로, 인디밴드 코코어의 Moon Patrol 이라는 곡을 사용해 기존의 뮤직 비디오처럼 음악은 사용하되 새로운 비주얼 요소를 가미해 실험성을 강조한 김성호의 「문 패트럴」 작품과 벗은 몸이 주는 민망함과 난처함, 혹은 용납할 수 없는 성적관계를 직접 시각화함으로 느껴지는 당혹스러움을 표현한 한계륜의 「누드의 민망함에 관한 연구 - 교수와 여대생, 미술 실기 지도」 등을 통해 비주류, 여성, 소수, 실험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와 함께 한국 미디어아트 공간들이라는 심포지엄이 개최 되었다. 이번 심포지엄의 기획 의도는 미디어아트 전시 공간, 미디어아트 Lab, 미디어아트 저널 등 한국 미디어아트 관련 단체들이 다양한 창구를 통해 미디어아트를 기획, 소개, 교육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자리를 만들어 보는 것 이였다. 대안 공간 루프의 서진석 디텍터, 미디어아트 웹진 앨리스온 허대찬 교육팀장, 아르코미술관 전유신 큐레이터가 참석하여 각 단체들이 각자 진행해온 프로젝트의 취지 및 성격, 구체적인 활동들을 나누는 자리가 되었다. 대안 공간 루프 서진석 디렉터는 미디어 작업의 아카이빙(보존, 복원)을 위한 새로운 기술적, 행정적 국제적 기준을 논의하는 비디오 아트 네트워크 포럼과 무브 온 아시아 프로젝트를 소개해 주었으며, 아르코미술관의 전유선 큐레이터는 한국 싱글채널비디오의 수급과 배급을 위해 시작한 미디어 사업인 아르코 아카이브에 대한 진행 과정과 그 속에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들을 토론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한국 미디어아트 공간들이라는 심포지엄 제목과 맞게 좀 더 다양한 단체들이 참여해 현재 한국 미디어아트의 현 시점을 진단해보고 앞으로의 한국 미디어아트를 점 쳐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인해 다양해진 매체의 확장은 기존의 미디어아트에 뉴(New)라는 말을 붙여 그 영역을 넓히고 있지만 기술이라는 형식에만 치중해 원래 미디어아트가 가지고 있어야 할 의미를 퇴색 시키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10년 동안 네마프는 뉴(New) 미디어아트를 지향해 왔다.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기술 중심의 뉴 미디어아트의 개념과는 사뭇 다르다. 네마프가 지향하고 있는 뉴 미디어아트는 현 사회에서 소외되고 상처받는 여성, 소수, 비주류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행동해 그들만의 언어를 생산하고, 연구하고, 담론화한다. 그렇게 모아진 소수의 목소리를 사회에 전하고 그것을 역사에 기록되는 운동 개념이 전제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한국 뉴미디어아트 십 년 전은 10년동안 차곡차곡 쌓여진 어마어마한 소수자들의 목소리들이 담겨져 있다. 단 이번 전시의 아쉬운 점이라면 좁은 상영공간과 전시공간에 전시되어 10년 동안 쌓인 수많은 목소리가 담긴 영상들을 보여주는 방식이 너무 소극적이지 않았나 란 생각을 해본다. 전시는 끝났지만 네마프의 10년을 정리한 도록과 작품이 수록된 DVD를 미디어아트 관련 공간으로 발송한다고 하니 전시를 못 보신 분들은 아이공이나 가까운 미디어아트 공간을 찾아 보는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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