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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지금’ 우리 곁의 ‘작은’예술, 모두 안녕하십니까

2013-08-16


해를 거듭할수록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페스티벌의 공급에 따라 이에 관심을 가지는 다수의 사람들은 선택의 문제에 있어 분별력을 잃을 때가 있다. 어떤 축제가 무슨 기획을 가지고 무얼 보여주려는지 가늠하기 힘든 웃지 못할 상황들도 종종 발생한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그런 의미에서 참가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열린 자세를 오랜 기간 보여줘 왔다. 동시대에 살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과 고민들을 과하지 않은 몸짓으로 담아내는 예술제, 그들이 곧 당신을 만나러 간다.

에디터 l 김미주 (mjkim@jungle.co.kr)
자료제공 l 서울프린지페스티벌

페스티벌은 오랜 기간 인간의 삶의 깊숙한 곳까지 침투한 의례이자, 유희였다. 지난 20세기, 전후 유럽의 정서적 혼돈 상태에서 시작된 영국의 에딘버러 페스티벌은 삶의 낙이자, 심신의 피로를 예술로 해소하는 종합 예술제였다. 이 곳에 참여 기회를 얻지 못해 아쉬웠던 예술인 또는 아마추어 예술인들은 축제 언저리에서 또 다른 그들만의 축제인 프린지 페스티벌을 열었고, 이후 메인 축제 못지 않은 참여도와 호응으로 삽시간에 전세계로 알려졌다. ‘오늘’을 사는 우리, ‘나’와 다르지 않은 예술인들이 펼치는 예술 한마당은 그렇게 우리나라 안에서도 그와 흡사한 작은 움직임들을 끊임없이 시도했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올해로 16번째 해를 맞이한 국내 유일의 독립예술축제다. 지난 1998년 대학로에서 펼쳐진 ‘독립예술제’를 전신으로, 2002년에 ‘서울프린지페스티벌’로 축제 명칭을 변경하여 지속적으로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작품 심사와 경력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자유로이 ‘작품’을 발표하고 교류하는 예술공동체를 지향하고, 축제를 통해 참여하는 예술가를 존중, 예술가들의 지속적인 작품 제작을 독려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예술제의 타이틀에 걸맞게 축제 이미지와 로고송 제작을 예술가들의 작품으로 구성한다. 내부 프로그램 이외에도 축제가 예술가와 또 다시 결합하는 흥미로운 작업방식을 선보여왔으며, 올해에는 특별히 회화와 드로잉이 결합된 1차 작업과 그래픽 디자인을 곁들여 드로잉 작품을 재해석하는 2차 작업 방식을 선보였다. 홍대 앞으로 넘어 도시 곳곳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모습을 기록하고 이들이 한 곳에 모이는 이미지를 통해 축제의 성격을 드러내는 드로잉을 보여주고 있는 김상태 작가 그리고 이 드로잉을 바탕으로 가독성과 강조를 나타낸 젊은 디자인 그룹 ‘일상의 실천’이 2종의 페스티벌 이미지를 완성했다.

이번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의 특징은 지난해와 달리 줄곧 페스티벌의 장소였던 홍익대학교 일대 이외에 다른 지역으로 확대된다는 점이다. 확장된 축제공간은 홍익대 일대의 상업화에 따른 임대료 증가의 가속으로 기존 예술가들이 전처럼 작업과 발표를 계속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을 반영하는 동시에, 축구경기와 대형 관내행사 외에 적극적 활용이 부족했던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의 넓은 유휴공간을 활용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됐다. 예술가와 시민이 같은 공간을 공유하며, 일상 속 문화와 예술을 함께하는 축제는 심사와 경력 여부에서 자유로이, 누구나 자신의 작품을 발표하고 사람들과 교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프로그램은 크게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자유참가프로그램과 기획프로그램으로 구성되며 자유참가프로그램은 올해 총 106팀의 예술가 개인 및 단체가 참가한다. 올해 참가작들은 연극/피지컬, 무용/댄스, 음악, 복합장르/퍼포먼스, 전통연희, 영상의 다양한 장르가 특징이다. ‘기획프로그램’은 동시대 예술생태계를 살피며 공간과 교류의 확장을 이끌어내는 프로그램들로, 서울월드컵경기장 남측 브릿지를 중심으로 예술가와 시민이 어울리는 일상 속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는 <철 지난 바캉스 : 밤샘프린지> 와 예술공동체 마을을 중심으로 예술창작과 대안문화 활동을 하는 필리핀 예술가를 초청한 해외 교류 프로젝트 <희망의 지도, 희망의 노래 : song for hope project> 가 이번 기획프로그램을 대표한다.

오는 29일부터 9월 14일까지 열리는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은 홍대 창작공간 및 거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일대에서 진행되며, 축제 현장에서는 프린지클럽과 축제상황실(서교예술실험센터 1,2층) 그리고 곳곳에서 활동하는 자원활동가인 인디스트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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