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진 | 2003-07-13
이곳 쯔리히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을 꼽으라면 '샤갈(Marc Chagall)'의 작품과의 만남이다.
서울에 있을때, '샤갈의 눈내리는 마을'이라는 카페를 이름이 마냥 좋아서 자주 갔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는 샤갈이 무슨 그림을 그리는지조차도 잘 몰랐었는데, 아무 생각없이 만난 그의 작품들은 포근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 프라우뮌스터 성당(Fraumeunster)의 스테인글라스
이곳 쯔리히에서는 샤갈의 작품을 미술관에서만이 아닌 성당 스테인글라스를 통해서도 만날 수 있어 더욱 즐겁다. 어두컴컴한 성당에서 영롱한 빛을 발하는 샤갈의 스테인글라스에 너무도 큰 감명을 받았다. 정형적인 스테인글라스의 패턴은 찾아볼 수 없고, 그만의 자유러운 선과 신비로운 색감으로 탄생된 스테인글라스는 너무 아름다워 넋을 잃을 정도였다. 그 스테인글라스는 샤갈의 내면에서 품어져 나온 output은 또다른 샤갈이다.
프라우뮌스터 성당의 후면으로 가면 앞서 소개한 그로스뮌스터(Grossmuenster)와 프라우 뮌스터의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다.
* 쯔리히 미술관(Kunsthaus Zurich)에서 만난 샤갈
샤갈(1887-1985)은 유대인 출신의 프랑스 화가로 색과 선의 자유로운 변형을 추구하며 동화의 세계나 고향의 생활, 연인들이란 주제로 많은 작품을 남겼다.
샤갈의 작품을 그의 붓터치가 느껴지는 커다란 캔버스로 대하고 있으면 그 색감과 형채의 경이로움에 한참을 그앞에 서있게 된다. 정말 모든 작품에 눈이 내린 듯한 신기한 느낌이었다. 샤갈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새삼 궁금해졌다. 그의 이상일까?
샤갈의 작품중 내가 가장 감명을 받은 작품은 'The Ile de Brehat Seen Through the Window'이다. 활짝열린 보라빛 창문으로 보이는 영롱한 동화의 마을...보는 이의 마음을 깨끗하고 편안하게 해준다. 이 그림을 집에 걸어놓으면 늘 행복할 것만 같았다.
이 미술관에서는 샤갈의 작품외에도 모네, 고흐, 몬드리안 등의 거장들의 오리지날 작품들도 만날 수가 있다. 인쇄된 그림만 보다가 거장들의 오리지날 작품들을 보면 붓터치가 느껴져서 좋다. 실제로 유명한 몬드리안의 'composition'도 실제로 큰 그림으로 보면 깔끔하게 떨어진 직선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는다. 사람인 그가 직접 그린 직선이 아주 반듯할 수가 없었다. 그 사람의 느낌이 좋다.
* 쯔리히의 야경
쯔리히 시내는 그다지 크지 않아 반나절이면 둘러볼수 있지만, 쯔리히의 야경을 꼭 보길 권하고 싶다. 호수와 쯔리히의 성당과 건물들의 조명이 자아내는 야경은 놓칠 수 없는 볼거리이다. (찍어놓은 사진이 없어 사진으로 소개할수 없어 안타깝지만, 사진으로 보지않고 실제로 야경을 구경하는것이 더 감동스러우리라 생각한다.)
* 스위스의 멋진 기차 시스템
유럽전체가 그렇지만 스위스는 기차비가 비싸다. 스위스에 혹은 유럽에 장기 체류하면서 기차로 스위스 여행을 할 계획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Gleis 7'과 'Halb tax'라고 불리는 시스템을 소개하고자 한다. 카드도 예뻐서 지갑에 넣고만 다녀도 신이 난다.
Gleis 7
만26세 이하의 젊은이들을 위한 혜택 Gleis 7.('글라이스 지븐'이라고 읽는다.)
7이라는 숫자에서 알수 있듯이 저녁 7시에서 자정까지 운행하는 스위스내의 어느 구간의 기차도 공짜이다. 낮에 주로 관광을 하고 저녁에 이동하고자 한다면 이 시스템이 아주 유용하다.100 스위스 프랑(한화 8만원정도)으면 이 카드를 구입할 수가 있고 1년동안 유효하다.
1년동안이나 스위스에 있지 않다고 해도 기차를 몇번 이용하고 나면 벌써 100프랑도 훨씬 넘는데 (예를들어 1시간 정도 걸리는 기차요금이 30프랑정도이다) 저녁에 주로 이동한다고 계획하고 스위스의 여러 곳를 여행한다면 결국 훨씬 저렴이다. 스위스 내만 여행하지 않더라도 스위스가 유럽 한가운데 있기 때문에, 예를들면 독일에 도착하여 스위스에 스탑했다가 이탈리아 등으로 가는 경우, 스위스를 지나는 구간의 가격은 빼고 기차값을 낼 수 있기때문에 유용하다.
Halb Tax
Halb Tax는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구입할 수 있는 할인 시스템이다.
이 카드를 구입하면 스위스내의 모든 기차를 시간에 상관없이 반값에 이용할 수 있다. 도시에서 도시를 이동하는 기차뿐아니라 시내를 다닐수 있는 트램,버스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 이 카드로는 시내버스, 트램등도 모두 반값에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149프랑.
나의 경우는 스위스에 체류하기 때문에 Gleis 7과 Halb tax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구입했다. 스위스의 대중교통비는 비싸지만 여러가지 편리한 제도를 잘 활용하면 결국 알뜰히 여행할 수가 있다. Gleis 7카드가 도착함과 동시에 함께 날라온 안내책자도 신선한 디자인과 느낌좋은 사진컷들로 가득차 있다. 젊음은 아름다운 것이라는 것을 가득 느끼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