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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덕트 | 리뷰

니콘 최강의 머신! NIKON D2H

2003-12-17



NIKON D2H, 니콘의 자존을 걸었다.
D100 이후, D-SLR 카메라를 선보이지 않았던 니콘이 2년여 만에 새로운 D-SLR D2H를 출시한다. 지난 여름 보도자료를 통해 접했던 사양만으로도 갖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했던 카메라였기에 발매일이 하루하루 늦춰질 때 마다 많은 니콘 카메라 매니아들이 맘졸이며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다. 언제나 그랬듯이 오래 기다려온 카메라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사설이 간결해야 한다. 12월 이 달의 디카로 NIKON D2H를 낱낱이 해부해보자.


글, 사진 : 박태섭
자료 제공 : 아남옵틱스(www.anamoptics.co.kr)

D2H를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D2H에 최초로 탑재되는 신개발 이미지 센서인 LBCAST가 무엇인가를 알아 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카메라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잠깐 이론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해 볼까 한다. LBCAST는 1990년 전후 CCD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제품화되어 있지 않았을 때부터, 니콘 독자적으로 개발 투자를 시작하여 기존의 촬상소자 이상의 성능 도달을 위하여 지금까지 제품화되지 않았던 이미지 센서이다. 종래의 센서(CCD, CMOS 등)보다 전력 절약, 고속, 암부노이즈 감소를 실현하였고 화소신호의 2 채널 동시읽기 등, 가장 최신의 기술이 집약되었으며 분할 출력 방식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화면 분할 오차가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Thinner Optical lowpass filter 는, 높은 묘사력의 유지와 모아레 현상을 억제하고 있으며, 읽기 속도가 기존의 촬상소자 보다 두 배 정도 향상되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D2H를 살펴보겠다. GUIGIARO는 람보르기니, 마세라티, 부가티, 로터스, 렉서스, BMW와 같은 유명 자동차 디자인을 도맡아 왔던 디자이너이다. GUIGIARO가 바디 디자인을 맡았기 때문인지, D2H에서는 니콘의 필름 카메라 최고의 기종인 F5를 기본으로 디자인된 D1x, D1h에서 느꼈던 강인함과 함께 그의 자동차 디자인에서 엿볼 수 있었던 부드러운 면까지 볼 수 있었다.

바디는 마그네슘 합금으로 제작되었는데, 왼손과 오른손 바닥이나 손가락이 닿게 되는 거의 모든 부분에 고무재질의 표피로 덮여 있어 그립감을 높여주었다. 다른 최고 사양의 D-SLR과 마찬가지로 세로 그립은 일체형으로 장착되어 있다. D1X, D1H와의 외관상의 차이점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우선 이전의 두 카메라에 장착되었던 LCD 모니터 보다 커진 2.5인치 LCD를 장착하였으며, 버튼의 종류나 배열이 D100의 형태를 많이 따라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 두 가지 변화 덕분에 연사 촬영 시, 흔히 있을 수 있는 초점을 맞추지 못한 사진들을 좀더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장점과 D100의 직관적이고 사용하기 편리했던 메뉴조작이 D2H에서도 가능하게 되었다.

첫번째로 눈에 띄는 부분은, 핫슈단자 앞부분에 보이는 하얀색의 점(?)인데 이것은 화이트 밸런싱 센서로서 말 그래도 화이트 밸런싱에서 좀더 정확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인터페이스 부분에는 USB2.0 포트와 플래시 싱크로 단자, 전원, AV단자가 있는데, 전원 단자는 추후 출시될 무선 인터넷 파일 전송 팩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D2H에는 상당히 많은 버튼과 레버가 존재한다. 타 카메라들의 경우 버튼이 거의 없는 핫슈단자 부분에만 해도 2개의 레버가 장착되어 있으며, 바디 후면에는 다양한 버튼들이 배치되어 있다. 그러나 그 버튼들이 어떤 일관성도 없이 이곳 저곳에 흩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엄지손가락 하나만으로도 아무 불편함 없이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다.

그 버튼들 가운데 가장 유용한 버튼은 포커스 방식을 조절하는 레버이다. 이 레버를 상황에 맞게 조작하면 D2h의 가장 큰 장점인 빠른 연사 촬영에서 좀더 많은 컷을 건져낼 수 있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포커싱 선택은 싱글 에리어 AF모드/ 다이나믹 AF모드/ 지근 우선 다이나믹 AF모드/ 그룹 다이나믹 AF모드 라는 총 4가지 모드가 있다.

D2H는 1.5배에 해당하는 화각임에도 전혀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뷰파인더로 보이는 화면이 상당히 크고 시원하며 밝은 편이다. 시야율이 100%이기 때문인데, D100에서 업그레이드 하는 유저들이나 필름 카메라 유저들에게 상당한 메리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작 시에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측광모드 선택 레버가 핫슈 상단에 위치해 있어서 촬영과 동시에 조작하는데 필자의 손이 보통사람보다 큰 편이었음에도 불편함이 있었다. 차라리 D100 에서처럼 AF-L, AE-L 버튼 옆에 위치했으면 좀더 편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배터리 커버는 좌측의 스프링으로 열고 닫히는 커버를 연 후, 버튼을 꾹 누르면 자동으로 오른쪽 커버가 열리게 된다. 약간 귀찮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중요한 메모리를 안전하게 보호한다고 생각하면 그 정도의 귀찮음 정도는 감수해야 하겠다.

배터리는 1900mAh의 전용 리튬이온 충전지를 사용하는데, 필드 테스트를 위해 수차례 하루 종일 촬영하였으나 배터리가 좀처럼 소모되지 않아 기껏해야 4칸으로 표시되는 게이지의 1칸이나 혹은 두 칸까지 소모되어 , 급기야는 40장씩 연사로 끊임없이 촬영하여 몇 장정도 촬영하면 배터리가 소모되는지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약 1200여장까지 연사를 끊임없이 해봤는데, 1200여장을 찍었음에도 완전히 소모되지 않고 한 칸이 남아 있었다.



우선 연사 기능에 관한 부분에서 일정한 간격을 두고 연속해서 촬영하도록 설정하는 인터벌 슈팅 기능, 느린 연사모드에서의 최대 연사 매수 설정기능, RAW파일 포맷으로 촬영할 때, JPEG 포맷의 파일로 동시에 촬영할 수 있도록 설정하는 기능, 중앙 중점 측광방식에서의 측광영역 범위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 등이 눈에 띈다. D2H에는 마이크가 내장되어 있다. 사진을 촬영하고 그 이미지에 음성녹음을 덮어씌울 수 있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녹음된 음성은 메뉴화면 안으로 들어갈 필요 없이 휴지통 버튼을 누르고 음성만 지울 것인지 이미지 전체를 지울 것인지를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D2H에서 메인이 되는 기능은 바로 연사 기능이다.
이전 모델인 D1H는 초당 5장의 연사 능력을 갖고 있었고 화소수는 200만 화소대 였다. 연사능력이 2배 가까이 향상되었다는 점과 화소수도 2배 늘어났다는 것을 생각하면 상당한 메리트라 할 수 있겠다. 어떤 이들은 화소수가 600만 화소 이상이 아니고 400만 화소뿐이기 때문에 아쉽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300만 화소가 넘어가면 인쇄가 아닌 인화에서 만큼은 화소수에 대한 논쟁은 무의미 하다.

한번의 연사로 가능한 최대 컷 수는 40장이며 RAW에서는 25장까지 가능하다. 셔터 스피드가 1/8000초까지 지원하므로 맑은 날 ISO 감도를 높고 연사모드를 활용하면 분수대에서 쏟아지는 물방울 하나하나의 궤적을 따라 갈 수 있을 정도다. 뛰어난 연사능력을 뒷받침 해주는 가장 중요한 성능은 바로 AF속도인데, AF-S 타입의 렌즈를 사용할 경우 포커싱 속도 때문에 겪는 불편함은 거의 없었으며, 연속 AF 모드 역시 속도에서 그다지 뒤떨어진다고 생각되지는 않는 결과물을 보여주었다.



LBCAST를 사용하는 D2H는 D100이나D1X에서 사용하는 CCD에 비해 가로사이즈는 0.6mm정도 작고 세로 길이는 0.1mm정도 길다. 이미지 센서의 크기만을 비교하면 노이즈 발생량이 약간 늘어나지 않았을까 하는 예상을 해보게 도는데, ISO6400의 결과물을 눈으로 봐서 확연히 느낄만한 차이를 발견하기는 힘들었다.



기사 초반에 LBCAST는 다이나믹 레인지가 넓다고 이야기 하였다. 다이나믹 레인지가 넓어졌다는 말은 노출차이가 심했을 때, 아주 밝은 곳이나 아주 어두운 부분에 대한 표현력이 높다는 의미다. 샘플로 제시한 이미지에서처럼 셔터스피드가 빨라야 노출이 정확한 하늘과 셔터 스피드가 느려야 정확히 표현되는 그림자 부분의 표현을 동시에 해낼 수 있냐는 것이 관건인데, PC 모니터 상으로 원본 사진을 봤을 때 가장 어두운 부분인 이미지 주변부의 디테일이 확실히 살아 있었다.

디지털 카메라용 해상도 차트를 촬영한 결과물을 보면 모아레 현상이 주로 일어나는 중심부 쪽의 결과물에 전혀 모아레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모아레 현상이 없다는 것은 해상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며, 해상력이 좋은 만큼 머리카락이나 잔털 같은 세세한 표현에서 좋은 결과를 보여준다. 현재 D2H와 동일한 해상력을 보여주는 디지털 카메라는 단 두 종에 불과하며, 과거에 단종 된 기종들 중에서는 전무한 상태이다.




처음 카메라를 접하고 촬영한 이미지들을 모니터로 확인하는 순간 '어?' 하는 감탄사가 튀어 나왔다. 그동안 니콘 디지털 카메라는 샤프니스와 콘트라스트가 강하고 진한 색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D2H는 그와 정 반대의 결과물을 보여주었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느낌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본지 기자들의 의견은 D2H가 보여주는 결과물은 부드럽고 화사하다는데 동의했다. 물론 설정에서 샤프니스와 컨트라스트를 높이면 기존의 기종들과 비슷한 결과들을 보여주었다. 어쨌든 기본 세팅에서의 결과물이 보여주는 이러한 특징들은 앞으로 니콘 카메라 유저들 사이에서 신선한 충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상력이 좋기 때문에 조명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머리카락이나 솜털, 인물의 화장 상태까지 아주 상세하게 표현했을 정도로 디테일에 있어서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피부색에 대한 표현이 또 다른 관건이 될 수 있는데, 색감에 대한 부분은 개인적 취향에 따라 좋다고 생각 할 수도 있고, 나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독자 각각의 판단에 맡기도록 하겠다.

조명의 상태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는 인물에 대한 표현력을 알아보기 위해 형광등/ 자연광/ 플래시를 이용해 인물을 촬영하였다.




버튼배열에 있어서 일부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바디의 완성도는 결정적 약점이 될만한 부분이 거의 없는 99% 이상의 만족도를 주었으며, 니콘 유저로서는 처음 겪어보는 부드러움과 화사함이 니콘 카메라를 사용하는 또 다른 재미를 주었다. 해상도와 디테일의 표현력에서 최상의 퀄리티를 보여준다고 평가내릴 수 있었으며 화이트 밸런싱에 있어서도 정확성이 상당히 높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캐논의 EOS 300D가 보급형 SLR 시대를 열었다면, D2H는 왠만한 소형차 한대 값을 준비해야 장만 할 수 있던 최고 사양의 디지털 카메라를 상당히 저렴한(?)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해준 첫 번째 주자다. 그만큼 이제는 거품도 많이 빠지고 점점 더 디지털 카메라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시기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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