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선택, 영원한 기록. 그리고 인간에 대한 애정. 사진기자들은 보도사진을 이렇게 표현한다. 전세계 사진기자들과 보도 사진 계 최대의 축제이자 40개국 85개 도시에서 순회 전시 중인 ‘2006 세계보도사진전(World Press Photo)’의 서울 전시회가 8월3일부터 9월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신관에서 열린다.
50여 년의 역사로 사진기자들에게 ‘꿈의 무대’로 통하는 최고 권위의 ‘세계보도사진전’이 국내에서 전시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제3회이다. 올해는 122개국에서 4,448명의 사진기자 및 사진작가들이 83,044장의사진을 출품했으며, 1월28일부터 2월9일까지 암스테르담에서 100% 디지털로 심사가 이루어졌고, 엄선된 인간애 넘치는 200여 점의 사진이 전시된다.
제49회 세계보도사진전의 심사위원들은 로이터(Reuter) 소속의 캐나다 사진기자 핀바 오레일리 (Finbarr O’Reilly)의 사진을 2005 세계보도사진전 대상작품으로 선정했다.
비상급식소에서 한 살배기 남자아기의 야윈 손가락이 엄마의 입술을 누르고 있는 장면을 포착한 이 사진은 수십 년에 걸친 최악의 가뭄과 엄청난 규모의 메뚜기 떼의 습격으로 수백만 명이 기아선상에서 허덕이는 니제르(Niger) 서북부 타우아주(Tahoua)에서 2005년 8월1일 촬영됐다. 세계보도사진전 심사위원장인 제임스 콜튼(James Colton)은 수상작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나는 2주전 이 작품을 처음 본 뒤로 단 한 순간도 잊을 수가 없었다. 심지어 심사대상에 오른 수천 장의 다른 작품을 보고 난 뒤에도 이 사진은 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이 사진은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다. 아름다움, 공포, 그리고 절망. 이 사진은 단순하면서 우아하며, 또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이라크 전쟁 발발 이래, 미 콜로라도주의 버클리 공군기지에 주둔하고 있는 미 해군은 16명의 전우를 잃었다. 그리고 이들은 슬픔에 빠진 그 가족들을 돌보는 어렵고 힘든 임무를 지게 됐다. 제임스 제프리 캐시 소위도 고국에 묻히기 위해 이라크에서 돌아온 전사자 중 한 명이었다.
당시 임신중이던 그의 아내 캐서린은 뱃속 아들의 이름을 제임스 제프리 주니어로 짓고 장례식 전날 밤 남편 곁에서 밤을 지새며 그와의 추억이 담긴 노래를 들었다.
사진은 동료들이 캐시의 관을 성조기로 덮고 있는 가운데 그의 유해를 고향인 네바다주 리노로 실어온 여객기의 승객들이 캐시의 가족과 동료들이 활주로에 모여 있는 모습을 내다보고 있다.
태국 카오락의 방니앙 해변에서 5천개의 콩밍 램프가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다. 2004년 12월에 발생했던 쓰나미를 기념하기 위해서다. 5천개의 램프들은 쓰나미에 희생된 태국인들을 상징한다. 이 지역에서는 이 램프가 영혼을 하늘로 인도한다고 믿는다. 카오락 국립공원은 태국에서 쓰나미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이다. 이 쓰나미는 인도양 주변 12개 국가에서 20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내고 수백만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다양한 문화를 반영한 기념 행사들이 이 지역 전역에서 열렸다.
콜롬비아 서부 메델린시의 라 마카레나 투우 경기장에서 벌어진 투우 경기에서 황소가 말을 공격하고 있다. 말 위에 탄 투우사가 성난 황소에게 창들을 꽂아 피를 흘리게 함으로써 약하게 만들면 그 뒤 땅 위의 다른 투우사가 마지막으로 황소와 대결을 벌인다. 이 말은 500kg에 이르는 이 황소에게 다리 한쪽을 받혔지만 다행히 뿔에 꿰뚫리지는 않았고, 경기장 밖으로 옮겨졌다.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그랑프리 수영대회에서 세계기록 보유자인 아론 페어졸이 200m 배영 예선 경기를 끝낸 뒤 물속에서 벽을 차고 몸을 쭉 뻗고 있다. 페어졸은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2주 뒤 열린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자신의 세계기록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전시회를 주관하는 세계보도사진재단은 네덜란드 왕실의 후원으로 1955년 ‘대중들의 보도사진 관심 증진’을 목표로 비영리재단으로 설립됐다. 이 재단은 사진전뿐 아니라 사진기자들을 대상으로 세미나와 토론회를 열고 ‘마스터클래스’ 등 교육기관을 운영해 새로운 형태의 보도사진을 연구하는 등 사실상 전세계의 포토저널리즘을 주도하는 단체다.
입장료는 성인 8000원, 학생(초,중,고) 5000원이며, 동아닷컴 (www.donga.com)에서 일부 수상작의 볼 수 있다.
주한네덜란드 대사관, 한국사진기자협회 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