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진선 작가지원 프로그램
혜자 윈도우展
Flowing behind
● 전시제목: 혜자 윈도우展 - Flowing behind
● 전시기간: 2006년 12월 8일 - 12월 31일
● 전시작가: 혜자
● 전시장소: 갤러리 진선 윈도우 갤러리
이전의 그림들이 무수한 선들의 난맥을 보여주었다면 근작은 그 선들이 밖으로 외화되어 오브제화 되고 있다. 기계의 부품과 선들이 얽히고 교차하면서 마치 나무줄기와 머리카락, 혈관이나 신경다발처럼 존재한다. 작가는 기계부품 및 전선이 시각적으로 갖고 있는 형태와 색채에 주목했다. 그림과 조각, 이미지와 촉각적인 오브제들이 공존하면서 작가의 작업실 주변 풍경을 암시하는가 하면 경계에서 이루어지는 생명체들의 갈등과 혼돈을 표현하고 있다. 서로 조합하고 해체하는 과정이 함께 얽히면서 그것들의 배치는 또 다른 환경을 만들어가는 이른바 생성의 과정이 작업이 되고 있다. 작가는 서로 이질적인 것들의 관계 맺기를 통해 태어나는 변태적인 것들, 이종교배에서 오는 낯선 존재를 만들어낸다. 그것은 무엇이라고 이름 지을 수 없는 이상한 에너지, 본능만이 흐르는 상태다. 고체적인 것이 아니라 액체적이고 기류적인 것들, 빈 공간을 그저 채워나가기만 할 뿐인 노마드적인 것들이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보여주려는 듯하다가 이내 다른 것들과 연쇄적인 접속을 통해 퍼져나가는 카오스적인 풍경 같은 그림, 그러나 무언가가 발생하고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만은 강렬하게 전해주는 그런 그림말이다. 아직 결정되지 않은, 이름지울 수 없는, 다만 하나의 기운과 조짐만이 뜨거운 그림이다. 해서 작가는 자신의 그림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 말이 무척 마음에 든다. 그리고 이 말 안에 작업의 성격과 주제가 모두 담겨있다는 생각이다.
“나는 새로운 무언가가 나올 것 같은데 아직 나오지 않은, 그것을 추구하는 과정 자체에 매력을 느낀다. 회화가 여전히 매력이 있다면 그것은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그림은 새롭게 발생할 것 같은 그 무언가의 예감에 따르는 그림이다.”
■ 박영택(미술평론, 경기대교수) 전시서문 중에서
작업실에 들어설 때 밀려오는 코끝의 날카롭고 텁텁한 냄새는 미세한 미생물이 치열하게 분열하고 접속하는 정글 속 습한 열기를 상기시킨다. 차단된 경계가 토해내는 그 열기는 나에게 창작의 촉매제로 작용하며, 어떤 구조를 만들어가고 또 그것을 벗어나려는 심리적 불안감과 충동은 다양한 생물학적 형태들과 현실 공간의 이미지가 조각나 교차하는 이면을 따라가게 한다. 그 이면에는 아무것도 없으며 고착화되기 이전의 상태와 구조화된 과정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생성의 차원만 존재할 뿐이다.
■ 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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