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근혜갤러리는 2월 9일부터 3월 18일까지 연출사진의 선구자로 잘 알려진 프랑스 사진작가 베르나르 포콩의 빈티지 사진전을 개최한다.
베르나르 포콩 Bernard Faucon (1950-)은 마네킹과 실제 사람을 한 화면에 배치하여 현실과 가상의 세계가 공존하는 장면을 연출한 "여름방학"이라는 제목의 연작을 발표하면서 1970년대 사진 계를 들썩이게 만들었던 역사적인 인물이다.
이번 전시에는 1977년, 메이킹 포토 Making photo(혹은 미장센 포토 Mise en scene) 라는 개념을 사진사에 도입하게 한 그의 초기 작품들 가운데 70,80년대에 인화된 *빈티지 에디션이 매겨진 22점의 중요한 작품들을 한국에 처음으로 선보인다.
특히 이번에 전시되는 빈티지 작품들 가운데에는 베르나르 포콩 사진의 특징 중 하나인 회화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프레송 Fresson 인화”를 작가가 최종적으로 선택하기 직전, 그가 실험적으로 시도했던 젤라틴 실버 프린트 기법으로 인화한 “카니발” 작품도 전시된다.
또한 베르나르 포콩의 연작 중 대중적으로 가장 사랑 받았던 “사랑의 방 Chambre d’amour”시리즈 가운데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사진집에서만 볼 수 있었던 “겨울의 방”과 “눈보라” 작품도 전시된다.
사진의 붐이 일기 시작한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베르나르 포콩의 빈티지 에디션 전은 사진을 공부하는 학생들뿐 만 아니라 국내 사진 전문가들과 컬렉터들에게도 꼭 추천할 만한 전시이다.
* 빈티지 에디션 Vintage edition
빈티지 에디션 이란 사진작가가 작품을 처음 발표한 해, 혹은 근접한 해에 인화된 사진들로 여러 장의 에디션이 존재하는 사진의 특성상 똑 같은 이미지의 사진 가운데 가장 좋은 품질의 프린트임을 보증하는 것과 같다. 따라서 한 작가의 같은 이미지의 사진이라도 빈티지가 매겨진 사진들이 훨씬 고가에 거래가 되며 컬렉션의 가치 또한 가장 우위에 두게 되는 것이다. 이유는 작가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 자신이 원하는 최고의 상태를 추구하여 인화했음을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세월이 흐르면서 생산이 중단된 인화지나 사진 재료들로 인하여 작가의 초기 의도와는 달리 프린트를 하게 되는 경우(이를 모던 프린트라 칭한다.)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베르나르 포콩(1950-) : 연출 사진의 선구자로 70년대부터 마네킹시리즈로 각광을 받으며 사진사에 한 획을 그은 베르나르 포콩은 30년이 넘게 사진작가로 한길을 걸어 오면서 프랑스 철학자 롤랑 바르트를 비롯한 명인들로부터 온갖 찬사를 얻어 낸 천재적인 작가다. 2003년 한국에서 "사랑의 방" 이란 제목으로 그가 직접 쓴 글과 함께 그의 사진작품을 실은 번역서가 발간된 바 있다.
2005년 12월부터 2006년 3월까지 약 4달간 파리 중심부에 위치한 사진 전문 미술관인 “유럽사진의 집” Maison Europeenne de la Photographie (MEP)에서는 하루 입장객이 만 명에 달하는 베르나르 포콩의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