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심유진- 도시여행 그리고 돌아옴
강이 흐르고 바람이 분다
강이 흐르고 바람이 분다. 세월이 갈수록 눈에 보이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경이롭다.
하루는 선이 고운 언덕에 또 하루는 바람의 흔적 없음에 빠져들기도 한다.
늘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누군가의 뒷모습이 남아있는 도시의 골목길과 빌딩숲에서,
나는 꿈꾸고 오늘을 배운다.
길들여지지 않는 정신 촌스럽지만 인간다운, 살아있는 야생의 정신을 캔버스 위에 꿈꾼다.
미지의 문을 하나씩 열면 호기심으로 눈이 반짝이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미지의 세계로 연결되는 문, 동굴의 입구나 통로, 계단, 건물, 빌딩사이를 자유롭게 드나드는
빛과 바람의 선, 색, 향기....... 이런 것들이 늘 나와 같이 이런 것들이 늘 나와 같이 있다.
...중략...
작은 설렘.........
미완의 작품은 나를 두근거리게 하고, 오늘을 살아가게 하는 가장 강력한 동기이다.
-작가노트1-
신비로운 나무들
일상에서 우리는 너무도 친숙하고 흔해서 나무라는 존재를 그리 눈여겨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조금만 살펴보아도 나무는 정말 멋지다는 걸 알 수 있다. 사람이 나무 곁에 있어도,
건축물이 나무와 섞여 있어도, 하늘을 머리에 이고 있는 나무 모두 잘 어울린다. 들, 산, 강이
나 바다와 함께 있는 나무의 자연스러움은 더 말 할 필요도 없다. 내가 사는 집의 울타리는 오
래된 향나무로 되어 있다.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버티어 서서 우리 가족들을 묵묵히 지켜준다.
나무 울타리 밖 세상은 도시의 중심부이다. 도시에는 온갖 것들이 나를 기다린다. 도시의 미로
를 헤메다 지쳐서 돌아오는 곳. 향나무 울타리 안, 나는 이곳에서 위안을 얻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과 자연의 아름다운 관계를 그리기를 꿈꾼다. 바람이 몹시 불던 어느 날, 향아누 울
타리가 파도를 타듯이 출렁이며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 웬만한 바람에는 거의 움직임을 볼 수
없었기에, 서로 얽혀서 도미노처럼 흔들리는 모습은 정말 웅장했다. 마치 자신의 존재를 알리
는 것 같았다. 내가 알고 있는 나무, 나를 알고 있는 그 나무들을 캔버스로 불러왔다.
-작가노트2-
장소: 수 갤러리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훈동 198-55
전화: 02-733-5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