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게 전시를 여는 일은 마치 잔칫상을 차리는 마음과 같습니다. 손님을 초대하게 되면 먼저 음식의 종류와 요리법을 생각하지요. 그리고 이곳 저곳을 다니며 시장을 보고, 그 다음은 보이지 않는 부엌에서 손님들이 오시는 시간까지 때로 재료들과 한바탕 난장판을 벌이기도 합니다. 음식의 종류와 요리법이 적절한지, 새롭게 시도한 메뉴의 반응은 과연 어떨지, 마지막으로 어떻게 식탁에 내어놓을지..... 기대와 염려가함께 하지요. 그렇게 기쁨이란 재료를 가지고 편지라는 그릇에 담아 조심스럽게 상을 차렸습니다. 오신 분들이 잠시라도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식사를 하실 수 있다면, 더 이상의 격려는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