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책그림'''' 일주로 열리는 이번 안윤모 전시는 보다 많은 사람들, 미술을 어렵다고만 느끼는 사람들 혹은 잘 접하지 못한 이들, 특히 아이들과의 소통을 중요시한다. 그림이라는 것을 ''''책''''이라는 일상의 요소와 결합시켜 보다 쉽게 보고 접할 수 있게 하며 더 자연스럽게 관객과의 소통을 끌어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누구나 어린 시절에 쉽게 만날 수 있는 그림의 형태가 ''''책 속의 그림''''이다. 수없이 많은 ''''책그림''''을 접하면서도 그것이 정작 미술관의 그림과 같은 그림일 수 있다는 생각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이번 안윤모 전시는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 책 속에 갇혀 고정된 이미지들을 책 밖으로 꺼내기도 하고 ''''책''''이라는 그 수단 자체를 설치 전시의 한 형태로 다시 표현했다. 낱개일 때의 책과 무더기로 모여 있을 때의 책들, 군데군데 보이는 책 속의 동물들, 안윤모 작가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부엉이 친구들이 조형으로 여기저기 설치되어 시선을 끌고 있다.
이번 전시는 특히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려고 한 작가의 의도가 곳곳에서 보인다. 수많은 아이들의 그림엽서가 가일 미술관 1층 사방을 빼곡이 둘러싸고 있다. 조금이라도 자세히 아이들의 눈높이로 그 그림을 본다면 그 어느 그림보다 더 진지하고 자유로우며 집중해서 그린 것을 알 수 있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들락날락 할 수 있도록 커다란 형태로 ‘책텐트’와 ‘책으로 만든 집’을 설치했다. 근 10일에 걸쳐 작가가 제주도에서 직접 만든 이 조형물들은 무엇보다 어린이들의 시선을 끌며 아이들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그 안에서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보인다.
작가는 항상 그의 그림에서 비밀의 정원을 보여준다. 부엉이와 꽃들이 가득한, 달이 떠 있는 자신만의 마음정원. 어린이들을 상상의 여행으로 초대하고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 누구나 각자의 형태로 가지고 있었지만, 어른이 된 지금 잠시 잊고 지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비밀의 정원과 바꾼 대가는 사실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하루하루 눈을 뜨면 어디론가 갔다가 해가 지면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와 쓰러지는 날들을 반복하면서 숨 가쁘게 살았다는 것뿐입니다. 이제 나의 마음정원을 돌봐야 할 시간입니다.
-작가의 글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