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
프라임문화재단의 2009 Neo-Prime Artist Residence 프로그램의 성과를 볼 수 있는 전시< 우리가 미래다> 展이 열린다. N-PAR은 회화, 설치 및 영상, 애니메이션과 같은 다양한 시각예술 분야의 작가들과 예술경영팀의 소통을 시도한 레지던시로서, 이번 전시에서는 젊은 예술가들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도전 정신"을 엿볼 수 있으며 입주 기간 동안의 작가들의 성장과 발전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된다.
김진우는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등장하게 될 신인류, 즉 인간과 구분되지 않는 로봇 혹은 로봇과 같이 만들어진 인간의 출현에 대한 기대와 불안을 수공업적 방식으로 만들어진 기계-조각으로 시각화하고 있다. 작가는 애잔함을 불러일으키는 차가운 체온과 빈 몸통을 가진 로봇에 ‘생명’을 더하고 있는 예술가로서, 피그말리온(Pygmalion) 신화를 연상시킨다. 마치 심장을 얻으려 모험을 하는 < 오즈의 마법사> 속 깡통로봇이 받은 하트시계가 상징하는 인간성을 김진우는 자신의 작품에 담고 있다.
박종호는 회화와 사진- 두 가지 매체로 한 가지 이야기를 하는 작가이다. “자신도 모르게 울타리에 갇혀버린 대중”을 상징하는 돼지를 그린 회화 작품과 “겉포장이 벗겨진 빈 깡통”으로 만든 오브제를 찍은 사진 모두 ‘동시대 한국사회 속의 인간’ 혹은 그 속에서의 ‘인간으로서의 삶’에 대해 말하고 있다.
설치와 영상작업을 통해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고민하고 있는 박정현은 인간의 본성, 사회정치, 인권, 환경문제 등 광범위한 소재를 대상으로 작업한다. 일반대중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예술을 만들기 위해 분주히 작업하는 박정현은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작품’이 아닌 관람객이 적극적으로 작품과 ‘대화’하도록 유도한다.
오종은의 작품에서는 “인간”과 “꿈”을 발견할 수 있다. 그녀는 “기이한 미”를 추구하며 “꿈에서 본 세계”를 표현한다. 작가는 스스로 “꿈은 우리를 숨 쉬게 해주는 정신의 탈출구이자 또 다른 세계와의 조우이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꿈을 어둡다고 표현한다. 단순히 허황된 세계가 아닌 자신과 주변의 미래를 예견해주기도 하는 꿈을 꾸는 작가는 꿈속에 등장하는 어두운 이미지를 형상화함으로써 자신의 내면을 표출한다.
오수진의 작업의 주요 화두는 "대중문화"이다. 오수진은 "익명성"과 "소통"의 문제를 대중매체 속 ' 인물' 을 대상으로 많은 이들이 실제로 알지 못하지만 스스로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현상을 꼬집는다. 이러한 일방적인 대중과 스타간의 소통은 작가가 작품을 제작하는 오랜 시간 동안의 일방적인 소통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과학과 예술을 접목시켜 ‘창작’과 더불어 ‘탐구’하는 작가 용관은 자신의 작업을 과학적으로 실험한다. 한글의 창제원리에 입각하여 설계된 SYLLABRICK에 이어 언어에 대한 탐구는 신작 QBICT나 HISTOGLYPH의 조합에서도 드러난다.
이보람은 “울부짖는 얼굴과 상처 입은 신체, 흘러내리는 피”를 그린다. 전쟁과 테러로 인해 상처 입은 사람들을 보도한 사진에서 얻은 이 이미지들은 우리에게, 혹은 모두에게 요구된 어떤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성상과 같이 박제화 된 희생자의 모습에서 흘러내리는 피와 화가의 붓에서 흘러내리는 피는 질적으로 서로 다른 고통에 대한 상징이지만, 인류의 책임을 환기하는 공통의 색이라고 할 수 있다.
이효영의 작품 속에는 사람이나 유령 같은 모습에서부터 각종 물건, 외계인, 상상 속의 괴물처럼 보이는 작은 도상들이 가득하다. 우리는 그림을 마주하면서 마치 환자의 꿈속에 등장하는 대상을 무의식적 상징으로 해석했던 프로이트(S. Freud)가 된 것처럼 그림 속의 이미지를 따라가며 작가의 내면을 파악하려는 그 순간, 해석을 시도하는 본인의 내면과 만나게 된다.
_이선미, 이자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