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을 펼친다.
수많은 사건과 사고, 넘치는 정보와 인물, 서로 다른 의견과 대립.
언제나 신문은 셀 수 없이 많은 세상사로 넘쳐난다.
누구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아픈 상처가, 다른 이에게는 한낱 가벼운 가십거리에 지나지 않고
때론 누군가의 기쁨이 다른 이에게는 슬픔이 된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서 상처를 받고
나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다.
애써 외면하고, 스쳐가고, 혹은 의식조차 못한 채 지나친다.
가끔은 지나치게 예민한 감정의 더듬이와 촉수들에 버거워하고
느끼지 않아도 좋을 것까지 끄집어내 되새김질하며 아파하지만
때론 냉정하고 무심하고 바보같이 무디다
내일의 신문은 또 다른 이야기로 넘쳐날 것이고
오늘은 어제가 되어 잊혀질 것이다.
10원짜리 동전이 반짝반짝 빛난다.
언제부터 지갑 안에 있었는지, 누구에게 받았는지 알 수 없는 이 동전은
쓸모 없이 뒹굴다 사라진다.
아니, 사라져도 모른다.
케이크 아래 하얗고 예쁜 종이가 깔려있다.
없어도 그만인 일회용 종이받침이 너무나 아름답다.
한 번 쓰고 버리지는 운명에 걸맞지 않는 지나친 화려함과 순결함이 안쓰럽고, 슬프다.
마지막인 줄도 모르고 헤어지고 누구인지도 모르고 만난다.
10원인 줄도 모르고 빛을 내고 하루살이인 줄도 모르고 내일을 말한다.
나는 흔하디 흔한 일회용품, 작고 하찮은 10원짜리 동전, 한 번 읽고 버리는 신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