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자연이 공존하여 만들어진 서울의 풍경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추억을 조명해 본다
■ 서울은 조선시대 이후부터 지금까지 600여 년 동안 우리나라의 수도로서 수많은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다. 초고층 빌딩, IT산업단지 등 최첨단 시설물과 함께 고즈넉한 역사의 무게를 느끼게 하는 경복궁, 남대문 등의 전통건물이 공존하고 있다. 전통과 현대가 서로 공존하는 도시 서울! 시민들이 가까이에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는 문화도시 서울! 그곳에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이 있다. 100여년 전 준공되어 벨기에 영사관으로 사용되다가 지금은 서울시가 운영하는 문화시설로 바뀌었다. 고풍스런 문화재 건물을 새단장하여 2004년 미술관으로 재탄생된 남서울분관은 다사다난했던 서울의 현대 모습을 보여준다.
■〈서울의 초상〉展은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 중에서 서울을 바라보는 다채로운 시선들을 보여주는 전시이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여 만들어진 서울의 풍경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추억, 2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서울의 초상을 조명해 본 것이다. 이것은 남서울분관이라는 2층 건물의 특성을 바탕으로 1층에서 회색빛 대도시이면서도 아름다운 서울의 풍경을 전시하고, 2층에서는 서울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떠올려봄직한 추억들을 제시한다. 31명의 작가들이 바라본 서울의 초상이 양화, 한국화, 미디어아트, 판화, 조각, 공예, 사진 작품 46점으로 표현된다.
□ 1층 전시실〈서울의 풍경〉에서는 서울의 아침, 서울의 산, 서울의 빌딩, 한강 등 다양한 서울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안개 자욱한 서울의 아침, 봄에 바라본 고건축물, 아름다운 한강변 풍경과 한국전쟁 당시의 피난길을 소재로 한 작품은 그 시절의 애환을 잘 담아내고 있다. 또한 우리 민족의 “피”로 상징되며 생명 순환의 원천인 한강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겨 볼 수 있는 미디어아트도 선보인다.
□ 2층 전시실〈서울의 추억〉에서는 1950~1970년대에 서울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작품을 비롯하여 서울의 추억이 어린 정경을 다양한 매체로 담아낸다. 노점상, 빨래터 등은 그 시절 가난했던 우리의 추억을 애잔하게 보여준다. 한때는 기피시설로 전락하기도 했다가 복원공사 이후 시민의 사랑을 받게 된 청계천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선보인다. 무질서하게 자리 잡은 판자집들, 지금은 철거되어 사라진 청계고가 아래를 걷는 사람들은 복원 전 청계천의 난개발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또한 봉천동, 신림동 등을 소재로 하여 어제의 우리 동네 초상을 화폭에 담은 작품들도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