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소아 피노 컬렉션 : Agony and Ecstasy
세계적인 현대미술 컬렉터, 프랑소아 피노의 컬렉션: ‘Agony and Ecstasy’는 그의 방대핚 컬렉션 중에서 ‘자기 표상’이라는 맥락에서 작품 활동을 펼쳐온 대표적인 현대미술작가들을 선정하여 선보인다.
고도의 기술 발달과 더불어 급격한 국제화를 경험하면서 우리 자신에 대한 인식은 매우 중요한 논점이 되었기에, 송은 아트스페이스는 ‘표상’이라는 전통적인 주제로 전시를 구성하였다. 이번 전시에는 초상화, 조각, 거울, 포름알데히드 박제 동물과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작품들이 전시되며, 선정된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자신을 인지하는 방식에 대해 각자의 의견과 발상을 전달한다. 출품작들은 1990년대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제작된 것으로 작가가 우리와 사회를 향하여 던지는 질문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번 전시 제목인 ‘Agony and Ecstasy’는 전시작 중 데미안 허스트가 캔버스에 실제 나비를 붙여 만든 양면화의 작품명이자 르네상스 시대의 대가 미켈란 젤로의 서신을 엮은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인간을 창조하는 신의 모습을 담은 미켈란 젤로의 작품은 수세기를 통틀어 가장 칭송 받아 온 대표적읶 도상이라 할 수 있다. 미켈란 젤로의 작품과 그의 흔적이 담긴 ‘Agony and Ecstasy’는 예술이 인간의 정신에 미치는 강력한 힘과 영향력을 보여주는 표본으로서, 이번 전시가 전하고자 하는 주제인 ‘자기 표상’을 상징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 4읶 데미안 허스트, 제프 쿤스, 무라카미 다카시 그리고 신디 셔먼 또한 ‘Agony and Ecstasy’라는 관념을 표현하기 위해 공통적으로 ‘인간의 육체’를 주제 및 매체로 사용하였으며 이를 오늘날의 성 문제, 사회적 관행, 성별에 대핚 정의 등으로 구체화시키는데, 표현 방식은 각 작가 특유의 작품 세계에 따라 독창적이다. 데미안 허스트의 경우, 작품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핚 실존적이고 본능적인 언어를 전달한다. 그렇기에 많은 관람객들이 그의 작품을 보고 그 직설적인 메시지에 강한 충격을 받기도 한다. 제프 쿤스는 친근하고 일반적인 대상을 화려하고 극적인 예술작품으로 변화시키는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무라카미 다카시의 만화 캐릭터 조각작품은 과장된 신체묘사와 과도핚 성적표현과 동시에 일본 문화에 대한 서구의 왜곡된 편견에 대해서도 꼬집고 있다. 마지막으로 신디 셔먼은 다양한 인종, 계층 및 직종의 여성으로 변장한 자신의 모습을 사진으로 촬영하여 소비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과 표상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관습적으로 굳어진 편견에 도전해 온 작가이다.
이들은 초상에 대한 전통적인 개념인 ‘사실적 묘사’에서 벗어나 미지의 영역으로 모험을 하듯이 다양한 표현방식의 세계로 관람객을 초청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품을 마주하며 삶을 반추하고, 그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작품이 이끄는 내러티브를 쫓아 잠시 멈추어 사색할 수 있는 여정의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