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asque of god / 신(神)의 투구
텔레비전12 갤러리에서는 9월 14일부터 9월 28일까지 김영균 작가의 세번째 개인전 < 신(神)의 투구> 전이 열린다.
2008년 SeMA 신진작가 선정 및 2009년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미술창작스튜디오 7기 입주작가로 활동해온 김영균 작가는, 2009년 6월 유엠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에서는 자신의 신체를 중심으로한 사진 작업을 선보였다. 신체를 각도별, 부분별로 촬영하고, 각 부분을 해체한 뒤 자신의 모습을 신의 형상으로 변형시키고 재구성한 작품이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 연장선으로 사진작업 속 신의 형상을 섬세하고, 강렬하게 표현한 부조, 조각 작품을 선보인다.김영균은 초월적 존재인 신의 형상에 자신을 투영하고, 벌레형 투구라는 방어기제로 자신을 위장하여 두려움의 대상을 정복하고자 한다. 벌레공포증이 있는 작가에게 작품 속에 등장하는 벌레형 투구는 두려운 대상에 대한 자기 방어 또는 과시의 수단이다. 단순히 벌레를 재현하기 보다 벌레를 뒤짚어 쓴 인물을 통해 두려운 대상을 앞에서 제거하고 정복하고 소유함으로써 스스로 충격과 공포로부터 해방되려는 인물의 심정을 표현한 것이다.
김영균의 작업은 방어기제가 위장이라는 형태로 시각화되는 과정에 관한 것이다. 방어기제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겪는 갈등에 적응하도록하여 심리적, 정신적으로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반면에 갈등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속이고 관점만 바꾸는 방법을 사용하여 되려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게 되는 부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마치 그리스·로마 신화 속 신을 연상시키는 김영균 작가의 입체작품은 초월적 존재인 신의 형상에 자기방어, 위장의 도구인 투구를 얻음으로써, 현실과 사회적 압박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솔직한 내면보다는 강한 모습으로 위장하고 과시하며 살아가는 나약한 일면이 숨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