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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석<daily-scape>전
미술

무료

마감

2012-09-05 ~ 2012-09-18


최성석  세번째 개인전

' Daily-scape' 전 덕원갤러리 3층

이 전시는 서울문화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합니다.

 

N o t e



  문득문득 떠오르는 길가의 장면, 어느 공원의 무미건조한 장면, 좋아하는 영화 속의 한 장면, 작업실 앞 골목길 장면... 일상의 이미지, 영상과 현실, PC폴더 속 어느 이미지, 웹상의 떠도는 이미지들은 내게 하나의 장면으로 기억된다. 그 장면들은 한 장면에서 다른 장면으로 이동하며 나의 시선과 의식으로 파고든다. 한 장면을 떠올리면 내가 그 속에 있었나 싶고, 언젠가 어디선가 본 장면인지 모호하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희뿌연 장면들은 나를 수많은 질문과 갈등 속으로 인도한다. 내가 선택하고 그려내는 장면들은 지극히 일상적이지만 일상적이지 않은 개인적 시선을 담고 있다.



  희뿌연 도시는 내가 태어날 때부터 나의 주변에 그렇게 있었다. 도시는 이미 내게 자연이다. 자연 속에서 자연을 보고 그 자연 속에서 자연을 느낄 여유도 찾기 어렵다. 그처럼 평범한 일상 속 장면자체에서 의미와 메시지를 찾아내기 쉽지 않다. 일상 속 장면에는 개인과 사회, 개인과 개인, 사회와 사회, 대상과 대상 등이 우리도 모르게 서로 관계를 맺고 있는 듯하다. 그러한 관계의 비밀은 우리가 여기 있는 이유의 열쇠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러한 부분에 관심을 갖는다. 신문이나 인터넷 포털 기사에는 기자들의 의도가 듬뿍 담긴 메시지 강한 사진이 즐비하다. 이와는 반대로 일상적 장면을 조금만 눈여겨보면 관계와 관계, 갈등과 갈등, 존재와 존재의 어떤 섭리도 찾기 어려운 역학관계로 이루어진 듯하다. 하나의 장면 속에 개체들이 자리 잡고 있는 이유는 쉽게 드러나지도 드러내려고 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당연한 시간의 흐름이고 만들어지지 않은 자연의 한 장면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장면을 선택함과 동시에 불가항력으로 특정한 메시지가 들어간다. 장면에는 정치, 경제부터 개인의 고민과 지극히 사적인 문제의 갈등까지 포괄하는 다양한 사회적 의미를 지닌다. 나는 그러한 장면 속 대상들을 회화표면에 하나씩 묘사해나간다. 한 장면을 선택할 당시 그 대상은 우연히 존재했을 뿐이다. 대상들의 표면이나 질감 등의 느낌을 대상의 본질과는 달리 임의의 표현으로 그려나간다. 이것은 각 대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다. 나는 회화의 방식으로 장면 속 관계와 대상의 비밀을 파헤쳐나간다. 이것은 대상의 또 다른 본질을 나타낼 수 있다고 본다. 대상을 나만의 특정한 붓 짓으로 표현하는 것은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캔버스가 작은 세상인 것처럼... 나의 회화를 관람한 사람들이 자신의 일상을 되돌아보고 환기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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