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AVE MOVEMENT VOL.5
이혜진 개인전_ 순간들
2013.4.5-4.18
관람시간 : 10:00am – 6:00pm (월요일 휴관)
문의 070.8683.4573
www.space-nowave.com
작품 캡션
1 샤워 캔버스에 유채 116.8x91cm 2009
2 울고 가는 여자 캔버스에 유채 60x72cm 2009
3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시리즈 II 캔버스에 유채 145.5X97cm 2010
4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시리즈 III 캔버스에 유채 145.5X97cm 2010
5 닿아 있는 경계시리즈 II 캔버스에 유채 145.5X112cm 2010
6 육체의 표면 위로 솟아오르다_캔버스에 유채_91X116cm _2010
작가 노트
풀밭에 누워서, 어제 막 태어나서 아무것도 모르는 작은 딱정벌레를 한참동안 보고 있으면 그 벌레의 삶이 끔찍한 일로 가득 찬 것 같고 그 미물에서 나 자신의 모습을 발견 합니다.
-체호프 단편선 < 공포> 어느 한 친구의 이야기
팔월의 어느 저녁, 맑고 푸르렀던 하늘은 빛을 잃어 가고 있었다. 저녁을 준비하기 위해 녹슨 베란다 창문을 열었다. 가로등의 노오란 불빛과 울창한 나무의 짙은 그림자가 검게 늘어져 있었다. 싱크대로 돌아와 얼마 전 검은 봉지 안에 넣어둔 감자 두개를 꺼내었다. 감자 군데군데에 손가락 길이만한 싹이 피어나 있었다. 카메라를 꺼내 찍어 두었다. 감자의 싹을 보면서 약의 후유증으로 푸르게 부었던 눈꺼풀이 생각났다. 부푼 눈꺼풀은 상처의 기억으로 이어졌다. 감자는 상처 입은 곳에 수분을 저장하며 독을 가진 싹을 만들어내고 , 마음은 미움과 분노를 만들어 낸다. 방치되었던 감자는 좁은 봉지 안에서 서로에게 독한 것을 뱉고 있었다. 방안의 거울은 초라해진 자기 현실을 되비친다. 나는 칼로 싹을 도려내었고 감자에 더 큰 상처를 만들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끈적거리는 습한 불쾌감을 씻어냈다. 열어 둔 창문으로 옆집에서 고기 타는 냄새가 들어 왔고, 밖의 놀이터에선 아이들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