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자들의 시각 : 국제적으로 유명한 시각장애 사진가들의 순회전
Sight Unseen: International Photography by Blind Artists
' 보이지않는 이들의 시각' (Sight Unseen)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11명의 시각장애 사진가들이 제작한 119점의 대표작품들을 한 곳에 모은 세계 최초의 국제 순회전이다. 사진의 근본적인 의미를 되짚어 보게 하는 이번 전시는 ' 시각장애 사진가들이야 말로 가장 꾸밈없고 명확한 시야로 촬영한다' 는 역설적인 발상의 전환을 통해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트리며, 일반인이 볼 수 없는 색다른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 시각' 을 가장 지배적인 감각으로 사용하며, 보이는 세상의 모습을 이미지로 형상황하여 외적 세계를 구축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생존을 위해 필요한 ' 시각' 의 원초적인 요건을 넘어서 무수한 대중매체로 인해 만연하는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런 여건 속의 우리는 과다한 시각적 정보에 대응하여 오감(五感)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시야를 좁혀가고, 마치 카메라를 이용하여 전체 상황의 일부분을 잘라내어 담아내 듯 우리는 ' 우리 자신이 자초한 일종의 눈먼자들' 이 되어가고 있다. 한편, 이번 전시의 사진 작가들은 ' 사진' 을 제작하는 과정화 행위를 통해 오히려 자신들에게 보이지 않는 세상에 새롭게 접근하며 우리에게 다르게 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더글라스 맥컬리우는 남부 캘리포니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국에서 주목할만한 사진작가이다. 14개의 사진전을 기획하였으며, 주요 작품으로는 2006년에 ' 세계 최대의 사진 및 레거시 프로젝트:여섯명의 사진작가들이 모여 제작한 33.83m x 9.62m 사진이 기네스북에 등재된 사진역사의 랜드마크' 를 전시하였다. 그의 작품들은 미국, 유럽, 중국, 멕시코 등지의 미술관, 아카데미, 갤러리에 소장되어잇다. 그가 진행한 ' 보이지 않는 자들의 시각' 전시는 시각장애인들이 주요 박물관에 처음으로 작품성을 인정받게 된 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