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미래 - 박경종 개인전
미술
없음
마감
2013-09-27 ~ 2013-10-13
그리운 미래 나의 작업은 크게 내면과 외면의 갈등 또는 화합을 탐구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이는 주로 자아와 환경, 인격과 사회의 관계로 확장된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주어진 상황에 대응하여 적절한 인격을 형성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전 시대의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SNS와 익명이라는 현대 사회의 편의적이며 허위적인 구조 안에서 인격의 다중화는 더욱 극대화되고 자아는 분해된다. 나는 다양해진 나의 인격들을 하나둘씩 재발견하며 새로운 인물들을 만들고 역할이행을 통해서 다시 주체를 찾아 떠난다.
<그리운 미래>
展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시공간 나그네’라는 허구 인물의 시점에서 전개된다. 나그네는 익숙한 공간에서 벗어나 낯선 곳에 잠시 머물거나 떠도는 사람이다. 현실의 시간과 공간에 속박받지 않고 방랑하는 그는, 허무하지만 명랑한 제삼자의 시선을 제시한다.
과거에 여러 매체를 통해 그려졌던 미래는 현실 속 시간의 좌표에서 자리를 잃는다. 그의 시점은 이러한 과거 속에 머물러있는 미래만큼 미래에서 사라질지 모르는 과거를 여행하며 시간의 유기적 사고를 환기한다. 지구에 혼자 남아있는 듯한 망상에 빠지며 현실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사색하는 모습은 고독하다. 그는 현재를 살면서 미래에 집착하거나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살아가는 또 다른 방랑자들과 마주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공간 나그네’는 과거에 보았던 미래를 회상하며 유유자적하게 떠돌아다닐 뿐 시간에 얽매여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인물의 기점은 오랜 시간 동안 공상과학소설을 즐겨 읽어온 나의 모습 중 하나이다. 하지만 혼자 밤하늘을 바라보며 방대한 우주를 머릿속에 펼치는 모습은 나만의 모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극히 개인적인 것은 한편으로 자연히 보편적이다. 낭만을 즐기고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일종의 현실도피일 수도 있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어딘가에 그와 닮은 환상을 가지고 있으리라 믿는다. – 박경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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