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20(목) ▶ 2014. 4. 8(화)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 240 (잠실동 40-1)
롯데백화점 잠실점 9층 | T. 02-411-6911
관람시간 | AM 10:30 ~ PM 8:00 (평일),
AM 10:30 ~ PM 8:30 (주말), 백화점 휴점시 휴관
부대행사 | ‘봄의 제전’ 전시후기 작성자 대상 증정 이벤트 :
전시를 보고 전시후기나 작가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남겨주시는 분께 추첨을 통해 김선미 작가의 2호사이즈 작품과 김선미 작가의 작품으로 만들어진 한정판 달력 (2014년)을
선물로 증정해주는 이벤트
관람요금 | 무료
화려하고 생동강 넘치는 색의 향연
봄의 제전 La Sacre du Printemps
만물이 꽃피는 봄을 맞이하여 유채꽃을 주제로 한 김선미 작가의 다양한 신작 소개
아름답고 슬픈 사랑 이야기인 유채꽃의 탄생설화를 배경으로 재구성된 이미지 위에 리드미컬한 컬러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격정적인 리듬과 함께 장엄한 명상의 시간을 제공
화려하고 생동감 넘치는 작품을 통해 봄의 제전을 느껴 볼 수 있는 전시전시제목봄의 제전 La Sacre du Printemps - 김선미展 전시기간롯데갤러리 잠실점 2014년 3월 20일(목) ~ 4월 8일(화)전시장소롯데갤러리 잠실점 (T.02.411.6911)
롯데갤러리 잠실점은 만물이 꽃피는 봄을 맞이하여, 김선미 작가의 개인전 ‘봄의 제전 La Sacre du Printemps’을 마련하였다.
김선미 작가는 화려한 색감의 하드보드지에 꽃의 형상을 하나하나 칼로 오려 형상을 만들고, 그것들을 분리하고 겹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장면을 구성한다. 연꽃, 앵무새, 감성돔 등 자연을 주제로 꾸준히 작업해온 김선미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유채꽃’을 주제로 한 다양한 신작을 선보인다. 아름답고 슬픈 사랑 이야기인 유채꽃의 탄생설화를 배경으로, 꽃이 영글어져 꽃피는 순간까지의 과정을 재조합하고 재구성된 이미지는 그 위에 입혀진 리드미컬한 컬러를 통해 관람자에게 격정적인 리듬과 함께 장엄한 명상의 시간을 갖게 해준다.
이번 전시에서 김선미 작가의 작품을 통해 화려하고 생동감 있는 봄의 제전을 느껴보는 시간이 될 것 이다.
아파서 더 아름다운 당신들의 봄의 제전
김지혜(독립큐레이터, 미학)
김선미의 이번 개인전 표제와도 같은 < 봄의 제전> 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발레 음악 중 하나로, 그 제목에서 감지되는 부드럽고 경건한 뉘앙스와 달리 굉장히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곡으로 알려져 있다. 스트라빈스키는 "꿈에서 매우 추상적인 형태의 원시 종교 제전을 보고 이것을 발레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 이전에는 세상에 존재한 적 없던 아방가르드한 곡을 쓰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또한 그는 이 곡의 초연에 맞춰 춤을 출 자로 당대 최고의 발레리노인 바슬라프 니진스키를 선택하였으며, 그에게 규칙적이고 통일감 있는 춤에서 벗어나 거칠고 생생하며 다소 난폭한 안무를 요구했다. 이렇게 첫 번째 공연은 1913년 파리 상젤리제 극장에서 진행되었는데, 공연을 본 관객들은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격한 비난을 쏟아 부었으며, 결국 경찰이 출동하는 상황이 펼쳐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곡은 이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며 재해석과 재탄생을 거듭하게 된다. 1940년대 월트 디즈니는 ‘봄의 제전’을 전격적으로 자신의 애니메이션의 배경음악으로 사용하였으며, 폰 카라얀은 "제대로 연주하기 매우 힘든 곡"이라 고백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지금 활동하는 많은 현대 음악 작곡가들에게 이 곡은 많은 영감을 주는 난해하지만 아름다운 곡으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발레곡 < 봄의 제전> 에 숨어있는 사연에는 작가 김선미가 이번 개인전에서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적막한 아름다움 속에 은폐된 봄의 잔혹함’과 유사한 지점이 있다.
한껏 부풀어 피어오른 찬란한 봄꽃들은 우리에게 많은 순간 행복감을 선사한다. 하지만 식물이 꽃을 피워내는 과정 속에는 생존을 위한 치열한 전쟁이 존재하며, 이렇듯 피어난 꽃을 바라보는 누군가는 그 아름다움을 이기지 못하고 병을 앓기도 한다. 허나 그 고통과 치열함이 봄꽃의 아름다움에 깊이를 더한다는 것에 동의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결국 비극은 희극보다 아름다우며, 모든 아름다움은 어느 정도의 아픔과 고통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찬란한 색을 띤 하드보드지에 꽃의 형상을 하나하나 새겨 넣고, 그것들을 분리하고 겹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장면을 구성하는 김선미의 작업들을 보이지 않는 부분에까지 집중하여 바라볼 필요가 있겠다. 작가는 두꺼운 종이를 오리면서 작품 위에 소정의 신체적 통증을 남겨두기도 하였으며, 가시계에서 포착한 여러 장면 속에 은폐된 비가시적인 장면을 도출해내고, 새로운 시각으로 또 다른 꽃의 장면을 움켜진 뒤 그것을 분해하고 재조합하면서 작품에 반추의 고통을 새겨 넣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녀가 함께 반추한 것은 그녀가 겪어낸 시절들이고, 그 시절들이 공고히 만들어놓은 추억들이었다.
이번 전시에서 김선미가 집중하는 형상은 유채꽃이다. 유채꽃은 우리에게 찬란하게 아름다운 제주도를 상징하기도 하고, 풍부한 꿀과 기름, 염료를 제공하는 유용한 식물이기도 하다. 고로 한 없이 아름답고 유용하기에, 굳이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할 필요성을 찾지 못하는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꽃은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고 죽은 한 남자의 붉은 피가 들판을 물들여 탄생했다는 기원을 지니고 있으며, 죽어서도 사랑하는 이를 위해 희생하는 그 사람의 슬픔 운명을 답습하는 듯 보이기도 한다. 이렇듯 어느 봄꽃이 들판과 화폭을 넘나들며 펼쳐내는 슬프고 아름다운 장면은 무덤 앞에서 애써 감춰놓은 그리움을 펼쳐내는 ‘봄의 제전’의 격렬한 장면과 일치하고 있다. 어느덧 그녀의 작품 앞에서 우리는 유채꽃에 얽힌 전설 속에서 전설의 주인공이 읊조리던 다음의 문장을 되뇔지도 모르겠다.
"사랑한다면 지금 말하라. 내일이면 그 사랑이 남이 되어버릴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