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미술_그래피티 아트
작가: 나나(NANA), 딤즈(DIM2), 매드빅터_제바(Madvictor_XEVA),
매드빅터_세미(Madvictor_SEMI), 모즈(Moz), 스피브(SPIV), 식스코인(Sixcoin),
이마원(IMAONE), 알타임조(Artime Joe), 제이플로우(Jay Flow), 진스비에이치(JINSBH), 포비(4B), 홍삼(Hong3)
거리의 미술_그래피티 아트
Art on the Street_Graffiti Art
경기도미술관은 2014년 7월 한국의 그래피티를 소개하는 전시를 개최한다. 그래피티가 갖는 여러 가지 양식과 의미들을 이해하고, 그래피티 아트라는 제도권 밖의 예술이 미술관이라는 제도권 안에 전시되고 관람객에 의해 예술적 지표로 평가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언제인가부터 미술관은 미술의 제도권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으며, 미술관 내의 미술작품들은 암묵적인 보호를 받았다. 미술은 미술관 이전에 존재했다. 미술계 내의 제도들에서 미술이 무엇인지, 적어도 중요한 미술이 무엇인지 규정하는 일은 역사적으로 비교적 최근에 생겨난 현상이다. 또한 이러한 권력을 통해 고급미술과 저급미술 사이의 구분, 즉 무엇이 대중미술과 대립하여, 동시대 미술의 역사에서 가치를 가지는 가를 지시하는 구분이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미술관의 승인된 공간 밖에서 이루어지는 문화적 표현의 형태들은 가치 절하되고 무의미한 것이 된다. 사실 그래피티가 미술관내에 진입한 것은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이 또한 미술관의 새하얀 벽면을 내어주기 보다는 가름막과 벽을 세워 그래피티 작가들에게 그려지고 전시이후에는 폐기되는 실정이었다.
이번 경기도미술관의 그래피티 전시 또한 전시기간 이후에는 폐기될 것이다. 하지만 처음으로 미술관의 권력의 상징인 새하얀 벽면을 작가들에게 내어주고, 작품이 완성되는 과정을 담아 일시적 이벤트 전시가 아닌 전시공간을 점령하는 전시가 될 것이다. 어쩌면 그래피티 작가들 스스로 화이트 큐브(White Cube)로 인식되는 미술관에서의 전시 자체가 미술권력에 대한 도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하지만 그래피티 작가들은 이러한 도전에 스스럼 없이 웃고 즐긴다. 그들이 행하고 있는 그래피티라는 씬(Scene)을 좀 더 확장한 것이지, 제도권이나 권력에는 별다른 관심도 없다. 이러한 그래피티 정신이 일정한 영역을 지키려는 여타의 예술과는 다른 ‘자유로운 놀이’로 인식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