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의 노벨상’ 한스 크리스찬 안데르센상 2014년도 수상자와 작품을 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
●남미를 대표하는 브라질 일러스트레이터 로저 멜로를 통해 남미의 독창적 색채 세계를 접하고, 국내에서 볼 수 없는 그의 그림책 100여 권을 만나는 기회
●세계적 권위 뮌헨 국제어린이도서관이 기획한 세계 순회 전시
‘한스 크리스찬 안데르센상’ 수상: 아동도서의 노벨상
한스 크리스찬 안데르센상은 1956년부터 국제아동도서협의회(IBBY)에서 2년에 한 번씩 글 작가와 그림 작가를 선정하여 수여하는 상이다. ‘아동도서의 노벨상’이라고 불릴 만큼 작가의 평생의 업적을 기려 아동문학 발전에 기여한 사람을 수상자로 선정한다. 덴마크 여왕 마가렛 2세가 수여권자이며, 한국의 남이섬은 유일한 공식 후원사이다. 세계적으로 명망 있는 아동문학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이 1년여에 걸쳐 심사한다는 점에서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아동문학상이라 불린다. ‘괴물들이 사는 나라’의 모리스 샌닥, ‘안데르센 동화’의 이브 스팡 올센, 그리고 ‘돼지책’으로 유명한 앤서니 브라운 등 그림책의 대가라고 불리는 작가들이 모두 안데르센상 수상자이다. 이번 전시를 진행하게 되는 2014년 수상자인 로저 멜로는 전 세계 일러스트레이터를 대상으로 한 안데르센상에 3회 연속 5명의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올해 그 영광의 영예를 안았다.(시상식은 올해 9월 멕시코시티에서 열릴 제34회 국제아동도서협의회 세계총회(IBBY World Congress)에서 진행될 예정) 이번 전시에서 올해 수상자의 작품 세계를 소개함으로써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의 세계적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로저 멜로와 남미의 독창적 색채
1965년, 브라질 출생인 로저 멜로의 앞에는 일러스트레이터, 작가, 극작가 등의 수식어가 붙는다. 그만큼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브라질의 ESDI 와 UERJ 디자인 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전 세계에서 수백 권에 달하는 책이 출판됐으며 그중 20권이 넘는 책은 글과 그림을 모두 스스로 창작하였다. 이밖에도 전 세계 도서전에 참여, 2014년 볼로냐아동도서전의 주빈국인 브라질의 전시 디자인을 담당하기도 했다. 그의 책 ‘맹그로브 소년(Mangrove Boys)’은 2002년 스위스 Fondation Espace Enfants상을 수상하였으며 프랑스의 Escales Br?sil, Montreuil Salon에서 특별상을 받았다. 같은 해 그의 일러스트 ‘카트리네타라 불렸던 배(The ship called Cartarineta)’는 프랑스 도서관에서 순회 전시를 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의 책 중 ‘저편의 꽃(The flower on the other side)’, ‘조심해야 해!(You can’t be too careful!)‘, ‘맹그로브 소년’은 2007년 브라질 상파울로 신문에서 ‘어른이 되기 전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리스트에 오르기도 하였다.
로저 멜로는 브라질의 민속적 이야기, 어린이 노동과 같은 사회 문제, 환상적인 꿈의 세계를 주로 다루는데, 각각의 작품들은 강한 브라질 색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국적을 넘어선 인간의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 그렇기에 그는 남미를 넘어 세계적 일러스트레이터의 반열에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저 멜로는 아직 우리에게는 다소 낮선 작가이다. 이는 남미의 문화에 대해 한국인이 갖는 생소함과 맞닿을 것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을 기회로 좀 더 친숙하게 다가설 남미의 문화를 일러스트레이션이라는 좀 더 쉬운 방법으로 다시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는 브라질의 전통과 정신, 꿈을 한 작가의 생애를 통해 바라볼 수 있게 할 것이다.
[전시소개]
이 전시는 독일의 뮌헨 국제어린이도서관에서 기획되었다. 뮌헨 국제어린이도서관은 수 백 권에 이르는 로저 멜로의 도서 중 12권을 엄선하여, 해당하는 원화들을 선정하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 원화들과 더불어 국내에 소개된 적 없는 로저 멜로 그림책 원서 100여권을 함께 소개한다.
1. 로저 멜로 대표작 12권의 원화
모든 그림 작품이 그렇듯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 역시 원화가 주는 강렬함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각 그림책 마다 다른 스타일을 시도한다는 작가는 정의되지 않은 실험정신을 통하여 관객들에게 상상력의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콜라주와 패턴기법을 주로 이용하여 언뜻 보기에는 작품과 이야기의 상관성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작가의 작품은 글자 텍스트에 의존하지 않고 그림 자체가 텍스트가 되는 네러티브를 내포하고 있다. 또한 흑백의 바탕에 강렬한 색채를 덧입히는 작가의 색채구성법은 남미의 척박한 흑갈색 토양을 뛰어넘는 남미인들 특유의 경쾌하면서도 정열적인 정서를 상징한다. 또한 질감이 노출되는 콜라주 기법과 시각적인 집중력을 요하는 아름다운 패턴 기법은 한눈에 탄성을 자아내는 독특함을 선사한다.
2. 상징적인 오브제들
로저 멜로는 동물을 소재로 한 그림으로 유명하다. 그에게 있어 동물은 생명을 넘어서 ‘영혼(soul)’을 가진 존재이다. 독자들은 의인화된 동물들과 교감하며 자연의 일부가 된다. 로저 멜로의 오브제들은 작품 속 대표 동물 캐릭터들을 입체적으로 제작하여 동물들이 지닌 고유의 영혼을 극대화시킨다. 오브제에 있어 잘 알려진 작가 중 한 명인 마르셀 뒤샹과 같이 로저 멜로는 동물을 모티브로 하여 대상이 갖는 일상적인 가치나 존재성을 초월하는 의외성을 끌어낸다. 대상의 특징을 재해석하고 가치를 확대하며 대상이 가지는 중요성을 극대화한다. 브라질 토속 문화는 로저 멜로 작품의 주요 테마 중 하나이다. 천연 혹은 재활용 소재, 원색 사용 그리고 과장된 조형은 남미의 토속 문화가 가진 역동성과 흥을 극대화한다.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해 창작된 빅북(big book) 조형물을 통해 책으로 한정되어졌던 일러스트레이터로서 그의 예술성을 단번에 느낄 수 있다.
3. 로저 멜로 그림책 컬렉션
로저 멜로는 1990년 데뷔작 ' 저편의 꽃' 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00권이 넘는 책의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했다. 그동안 그는 60회 이상의 국내외 수상, 최종 후보 선정 그리고 우수 도서에 선정 되었다. 특히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중 최종 후보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영광인 한스 크리스찬 안데르센상 최종 후보에 3번이나 올랐었다. 그동안 유럽과 북미의 작가들이 주류를 이루었던 일러스트레이션 시장이 최근에는 남미, 아시아 작가들이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그중 로저 멜로는 단연코 그 중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 관객뿐만 아니라 출판 전문가 및 예술가들에게 신조류로 떠오르는 남미 작가 로저 멜로의 출판 도서 전 컬렉션이 소개된다. 본 전시를 통해 로저 멜로의 발전 과정과 변천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