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개요
ㅇ 제 목 :《환영과 환상》
ㅇ 일 시 : 2015. 2. 10 ~ 2015. 5. 6
ㅇ 장 소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제 3, 4전시실
ㅇ 참여작가 : 강영민, 강형구, 고명근, 유현미, 이광호, 천성명, 최수앙
ㅇ 출 품 작 : 회화, 조각, 영상, 사진, 설치 등 30여점
ㅇ 주 최 :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은 동시대 현대미술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주제전 < 환영과 환상> 전을 2월 10일부터 5월 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제 3,4 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사실적 재현에 기반하고 있는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환상성의 맥락에서 바라보는 전시이다. 강영민(1969~), 강형구(1954~), 고명근(1964~), 유현미(1964~), 이광호(1967~), 천성명(1971~), 최수앙(1975~) 7명의 작가들의 회화, 조각, 영상, 사진, 현장설치 등 30여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환영과 환상,
그리고 진실의 파편들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인간의 무의식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더 그럴듯한 환영을 현실에 반영하는 이미지를 생산해 낸다. 이런 이미지들은 익숙하게 우리 주변을 맴돌고 부유하듯 세상에 넘치고 있지만 허무와 무의미로 가치가 부재된 채 떠다니고 있다. 반면 시각예술가들은 이런 시대상을 반영하거나 비판하며 다른 방식과 태도를 보여 준다. 여기서는 삶의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재현, 환영과 환상에 관하여 말하고자 한다. 사실과 재현을 출발점으로 해서 환영을 거치고, 가장 먼 듯한 사실과 환상이라는 두 세계 사이를 잇고 있는 예술가의 작품을 살핀다. 결과물로써의 환영적 또는 환상적 이미지가 아닌, 현실의 억압을 뚫고 나가 인간의 내적인 욕망을 성취하려는 위장된 형태를 환상의 속성, 즉 환상성으로 보고 그 다양한 방법을 고찰한다. 환상성은 미술가들의 확장된 사유의 태도이며 그 창의적이고 긍정적인 면은 동시대 미술의 다양성과 예술의 본질적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참여작가 강영민, 강형구, 고명근, 유현미, 이광호, 천성명, 최수앙 7인의 작업은 사실과 재현을 일차적인 통로로 해서 우리를 다른 세계로 이동시키고, 환영과 환상을 통해 낯선 세계를 열어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환영이 이미지 자체에서 발생되어 드러나는 부분적이며 수동적 형태라면, 환상은 주체의 능동적 행위(상상력)가 개입되는 적극적이고 확장된 커다란 세계와 같다. 예술가들은 ‘숨겨진 욕망의 발견자’라는 그들의 역할을 이것을 통해 충분히 하며 영매와 같이 위치한다. 이들의 작품에는 인간의 내적인 욕망의 발화로 볼 수 있는 환상성이 있다. 그들의 환상은 프로이트(S. Freud)가 < 햄릿> 의 플로니우스의 대사를 빌려 말한 ‘진실이라는 잉어를 낚아 올리는 허구적 미끼’이고, 융(C. Jung)이 말하는 자아를 극복하기 위한 능동적 상상이며 스스로의 생명력을 지니는 의식 너머의 것이다. 이는 생산적이고 긍정적인 속성을 지닌다. 문학과 예술에서 사용되는 환상성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고 통로이며, 결국 예술의 본질이기도 한 생의 진실과 의미찾기의 문제를 제기하는 하나의 방편이다. 우리의 근원과 본질, 진실의 세계에 접근하려는 아주 인간적인 욕망이자 창의적 의지가 반영된 살아있는 역동의 세계이다.
이들의 작품은 이러한 맥락에서 의미를 얻으며, 이를 위해 보는 이에게는 조금은 불편하거나 낯선 방법을 사용한다. 불편한 선물을 받은 우리는 그 앞에서 더 머무르며 다르지만 깊이 보도록 정중히 요청받는다. 이들의 작품들은 환상성을 다루는데 있어 주요 쟁점 요소로써 시공간의 제약, 일상의 현실에서 심리적 현실로의 전복,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기, 현실과 비현실의 충돌 등을 활용한다. 이는 하나의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낯선 문이 된다. 우리는 눈앞에 드러난 이미지의 표피를 벗겨내고 그 너머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작품에 드러나는 환상성은 결국 인간과 삶의 진실에 닿으려는 예술창작자들의 애끓는 목마름이다. 환상이란 통로를 통해 삶과 진실에 이르는 문제를 각기 다르게 제기하는 이들의 작품은 은밀히 담아낸 ‘진실의 파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