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모습에서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스스로가 위안을 느끼게 되는 것은 비단 혼자만의 경험은 아닐 것이다. 본인 역시 이러한 간접적 경험으로부터 얻어지는 생각들을 작업에 표현하고 있다. 그동안 작업에서 인물의 형태와 절제된 무채색을 통하여 심리적 측면을 작업에 표현하고 있다. 그것은 아주 가까이 우리 주변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이며 인간이 지닌 우울하고 변덕스러운 감정을 중첩된 표현으로 무게를 두어 표현하였다고 볼 수 있다. 구체적이지 않고 섬세하지 않은 몸짓이지만 인물과 배경을 통해 조화를 이루고자 하였으며 긁기. 씻어내기. 덜어내기. 다시 얹기 등으로 소통이 단절되지 않도록 하였다. 본인의 작업에는 인물이 많은 작품도 있으나 주로 한 공간에 한 인물의 배치 등으로 공간 안에 인물의 사유적 공간을 모두 차지하도록 하였다. 이는 우리가 충분히 홀로의 시간을 견디고 자신의 감정을 순화 시켜야만 타인과의 소통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이며 상처를 덜 받기 위한 방법임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다.
단순한 형태와 무채색의 배경에 의존하여 작업하고 있다. 감정의 절제와 표현의 단순성에 가까워지도록 노력하고 있고, 이 모든 것은 앞으로 지향하는 작업의 방향이기도하 단순한 형태의 인간이 화면에 존재할 뿐... 두 팔로 자신의 어깨를 감싸는 것. 웅크리는 것. 뒤돌아 누운 것. 어딘가에 어깨를 기댄 것 등은 그 모두가 자신을 충분히 위로하기 위한 행위들이고 시간들인 것이다. 나를 환기시키고 나를 위로하는 시간. 어쩌면 타인의 그런 모습에서 나 자신을 발견하고 자기 안의 것을 들춰내는 것이 타인으로 향하는 첫 용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