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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민정 개인전 “현기증/환치”
기타
마감
2005-01-19 ~ 2005-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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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소 : 인사미술공간,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훈동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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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문의 : 760-4721~3
☞ URL : http://www.insaartspace.or.kr
인사미술공간에서는 2005년 첫 기획초대전으로 1월 19일부터 천민정 (코리안아메리칸 작가 MINALIZA1000)의 개인전 <현기증/환치>를 개최한다. 전시명 <현기증/환치>는 공간에 대한 관객의 환치적 경험과 그로 인한 현기증을 함의하고 있는데, 이전의 어색한 인터랙티브 상황에서 환치를 경험케 함으로써 기존의 보는 방법에 도전하는 작업이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아찔한 현기증을 경험케 한다면 신작<반달눈>은 미국과, 한국 그리고 북한과의 아슬아슬한 공중묘기 같은 관계의 아찔함을 보여준다.
<반달눈>은 인터랙티브 멀티미디어 설치작품으로 미국과 한국의 관계를 시사하는 지리정치학적 상황을 배경으로 북한 여성을 주제로 한 작품이며, 99개의 북한여군 인형과 함께 전시된다.
이 작업에서 천민정은 미국 언론이 어떻게 북한을 조명하는 동시에 소외시키는가에 주목하면서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미국의 정치 전략에 대응하고, 탈식민주의 시각에서 남한, 북한, 미국의 3자 관계를 통찰한다.
여기서 작가는 문화적 상징 속에 드러나는 새로운 형태의 오리엔탈리즘과 이 국가들간의 권력구조 속에서 타자를 창출하는 매체의 역할을 문제시하며, 나아가 한국이 미국, 북한 양자 모두에 개입하면서 타자성을 생산, 소비하고, 서방 언론과 자본주의 재생산 문화의 전제하에 탈식민적 관계를 착취, 재창조하는 상황을 보여준다.
<반달눈>이라는 제목은 서양인의 눈에 비해 작고 섬세한 아시아 여성들의 이국적인 눈에 대한 통념을 참조한 것이다. 그러나 좀더 구체적으로는 남한 사람들의 북한 여성에 대한 찬미, 특히 한국인들이 정통적이라고 생각하는 반달눈에 대한 남한 사람들의 주물적 동경을 대변합니다. 반달눈은 다시말해 한국인의 문화적 순수성에 대한 욕망을 은유한다.
서구문화가 아시아 여성을 다르게 투영하듯이, 남한 사람들은 북한인(특히 여성)을 자연에 가깝게, 전체주의 저개발 국가 배경 속의 순수한 자연인으로 자리매김한다.
동시에 작가는 남한의 소비문화와 서구인의 눈과 닮게 만들려는 쌍가풀수술 성형산업의 문화적 모순을 지적합니다. 이러한 문화현상은 왜곡된 자본주의, 서구 글래머 문화의 소비, 타자에 대한 허구적 현실의 투사, 문화속의 재생산적 모방, 문화적, 국가적 정체성을 수립하려는 욕망과 그렇게 만들려는 타자적 욕망 등, 복합적 상황의 엉클어짐을 제시한다.
<반달눈>은 기술과 정치학을 결합하는 한편, 2004년 미국 대선에서 사용한 터치스크린 투표 부스와 선거 형식을 차용하고 있다. 여기서 관객은 작은 터치스크린 모니터가 설치된 투표부스에 들어가 애니메이션, 비디오, 사운드로 구성되는 무수한 정보웹으로부터 이미지를 선택할 수 있다.
관객이 만지는 것은 사적인 선택이지만 그것이 부스 외부에 매달린 대형 스크린에 동시 중계됨으로써 공적 공간에 노출된다.
대중과 공유되는 사적 인터랙션이 감시와 편집증적 증상을 창출한다.
이 작품은 대통령이나 정당의 선출이 아니라 미국 선거를 둘러싼 이슈와 그것의 지리정치학적 결과, 한미관계에 대한 반응과 명상을 자아내게 한다. 어떤 비디오 푸티지들은 남북 경계지대에서 일어나는 장면들, 즉 카메라 검열, 테이프 몰수 장면들을 보여주고, 어떤 장면은 북한의 여군 인형, 북한의 선녀 도상, 응원단의 모습을, 그리고 쌍거풀 수술을 받는 의학 비디오 클립을 보여준다.
<반달눈>과 함께 보여지는 <99개의 미스킴>은 남북한 양쪽 모두에서 가장 흔하게 불리우는 미스킴이란 이름을 가졌으며, 대량생산된 인형에 군복을 입힌 동일한 형상들로서 북한 여성에 대한 욕망과 그들의 반달눈을 대변하였다. 99라는 숫자는 북한의 건국일인 9월9일 구구절을 의미하며, 99개의 미스킴은 모두 전형적 한국 인형 얼굴을 하고 작가가 직접 디자인한 북한 여군의 의상을 입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