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방_이혜영 회화展
-장소: 예술디자인갤러리 토포하우스(구 삼정아트스페이스),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4번지
-문의: 02_722_9883
-URL:
http://www.topohaus.com
이혜영의 화면은 그래픽한 차가움과 장식적인 뜨거움이 공존한다. 공존하나 융합되지 않는다.
「나만의 방-12」에서 그래픽한 화면의 바탕은 장식적인 화면으로 끊임없이 문질러 쌓아 올리고 다시 깎아내고 다시 쌓아올려진다. 쌓아올리고 다시 이성적으로 깎아내어지고, 다시 본능적으로 쌓아올리고 다시 이성적으로 깎아내어지는 과정 속에서도 푸른 선인장이 돋아나듯 장식적인 화면은 더 강고히 드러나고, 그 속에서도 이성적인 그래픽한 화면의 바탕은 끊임없이 솟아오른다. 융합되지 않고 대립되는 긴장감과 충돌하는 혼돈 속에 그의 화면이 놓여 있다. 그래서 그의 화면은 여전히 장식적이며 그의 표현에 의하면 여성적이다. 그러나 그의 화면이 ‘여성성’의 문제를 다루면서도 여느 페미니스트의 작업과 다른 지점이 있다.
작가는 여성으로서의 정체성, 그 본질의 물음보다는 ‘시선’의 문제에 대해 묻고 있기 때문이다. ‘본질’이라는 끊임없이 빠져드는 늪의 물음보다는 지금 이 자리에서 본질이 현현되는 ‘시선’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