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10
지난 9월 3일 남성 토탈 브랜드 COVERNAT(이하 ‘커버낫’)이 드디어 쇼룸을 정식 오픈했다. 쇼룸은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성을 실제 매장에 접목시켜 제품 외에 제품을 둘러싼 분위기를 전달하는 공간으로 많은 디자이너들이 선호하며 끊임없이 설립하는 공간이다. 지난 기사로 만나본 쇼룸 오픈이 맛보기였다면 현재 만나 본 쇼룸 답사기는 실제이다. 이후 원한다면 언제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에디터 | 이문지
사진 | 이재혁
도움 | 커버낫
커버낫의 공간은 그들이 지향하는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화이트 톤의 외벽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룩북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레드 톤의 벽돌들이 가지런히 쌓여있어 공간의 무게감을 더했다. 더욱이 목재로 제작된 바닥은 그들이 즐겨 사용하는 인디언 풍의 러그와 어우러져 집에서나 느낄 수 있을 법한 따뜻함을 가지고 있었다.
철제 테이블을 중심으로 쇼룸의 구성을 전개한 커버낫은 이날 12시 무렵부터 쇼룸을 찾은 사람들에게 그 공간을 정식적으로 오픈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들르기도 하고 커버낫의 쇼룸을 방문하는 목적으로 이곳을 찾았지만 공간을 찾은 사람들의 태도는 시종일관 조용함이었다. 시끄럽고 요란한 것과 거리가 먼 커버낫의 디자인과 잘 어울리는 분위기를 가진 이들이라고 할 수 있다. 쇼룸에 들어서기 전 천진하게 설레었던 그들의 표정은 커버낫의 2011 F/W 제품 앞에서 진지하게 변했다. 그들은 요목조목 꼼꼼하게 그리고 조용하게 모든 제품을 살펴보고 있었다.
직접 보지 않고도 쉽게 살 수 있는 것에 익숙한 우리시대에 줄어 들어야 마땅한 쇼룸들이 스러지지 않고 연이어 오픈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전시라는 요소를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예술가가 보여줄 수 없는 공간에서 보여주기 위한 작품을 만들 듯 디자이너 역시 보여줄 수 없는 공간에서 보여주기 위한 제품을 만든다. 디자이너는 예술가와 달리 프레젠테이션, 콜렉션 등의 여러 경로를 통해 자신들의 제품을 선보일 수 있으며, 거기다 쇼룸의 활용도 용이하다. 쇼룸은 디자이너 개인이 추구하고 있는 방향성과 가장 밀접한 판매 공간이자 전시 공간이기 때문이다.
공간이 주는 안정은 무엇보다 변하지 않고 그곳에 있는 것이다. 커버낫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많이 커가고 있는 브랜드라고 한다. 허나 진짜 시작은 지금부터이다. 실제로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의 탄생은 ‘다음’을 부추겨 ‘좀 앉아 쉬어.’라는 유혹을 꺾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커버낫은 변하지 않고 그곳에 있을 자신들의 쇼룸과 함께 다음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커버낫의 2011년 가을과 겨울은 이미 끝났고 2012년 봄과 여름이 다가 오고 있다. 커버낫의 룩북과 옷에 대한 기대는 같지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쇼룸 구성에 대한 기대도 더해졌다는 점이다. 커버낫의 모든 것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곳, 모든 것이 없다면 이상한 곳 ‘커버낫 쇼룸’이 있기에 앞으로 더욱 농밀해질 커버낫을 그리며 문 밖을 나설 수 있었다.
관련 링크
커버낫
www.covernat.net
커버낫 거리패션 바로가기
www.musinsa.com/stre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