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있다가 지금은 없는 것들, 이것은 버스 뒷문에 자리하던 차장 등에 관한 추억 얘기가 아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신발 편집 매장’에 관련된 것이다. 물론, 단순히 다양한 신발 브랜드들을 모아서 판매하는 ‘매장’들은 버거킹과 맥도날드만큼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디자이너 콜라보레이션, 브랜드 톱 리미티드 제품들까지 다루는 의미의 ‘편집 매장’들은 그리 찾기 쉽지 않다. 인터넷 쇼핑몰이 득세한 탓이고, 앞서 말한 ‘프렌차이즈’식의 매장들이 상권을 지배하기 시작한 탓이다. 이제 우리들 주변에서 ‘레어템’을 만져보고 살 수 있는 기회는 많이 줄어들었다.


에디터│심준섭
기사제공│무신사

4월 11일, 그러니까 19대 총선이 있던 바로 그날, 신촌에는 위와 같은 줄어든 기회에서 오는 갈증을 상당 부분 해소할 만한 ‘핫스팟’이 열렸다. 이름은 폴더, 스니커, 스니커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이 담겨있는 핫스팟, 폴더를 만나보자.신촌역 만남의 장소 중 하나인 3번 출구 맥도날드를 살짝 거쳐나가면 이전과는 사뭇 다른 광경이 펼쳐진다. 전면 오픈 된 복층 구조의 특이한 매장이 신촌 현대백화점 가는 길에 크게 자리잡고 있는 것. 사실, 이미 다양한 프랜차이즈 신발 매장들을 예상치 않을 수 없었는데, 실제로 만나본 폴더는 그와는 상당히 다른 ‘박력’이 느껴졌다. 이쯤 되면 찬찬히 뜯어봐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뜯어본 결과 폴더만의 특징을 2가지 정도로 정리되었는데, 한가지는 ‘아이템의 질’이 남다르다는 것이며, 또 다른 한가지는 ‘슈즈만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이 함께 한다는 것’이었다.

매장에 들어선 순간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팔라디움 부츠’와 ‘닐바렛’의 협업 제품이었다. “어? 이게 왜 여기에?”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신발이 원래 있어야 할 곳은 신사동 또는 압구정 어딘가 고고하게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는 편집 매장(그것도 의류들이 중심인)들이 아니었던가? 하는 고정관념이 던진 의문이었을는지 모르겠다. 뉴발란스의 993 그리고 그 외의 티어제로 라인들이 벽을 메우고 있는 모습을 드니 더더욱 뭔가 다른 곳이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팔라디움 부츠, PF Flyers, 캉가루스, 아디다스 오리지널스, 뉴발란스 등의 세계적인 스니커 브랜드들이 곳곳을 채우고 손님 맞이 대기를 타고 있었지만, 한켠에는 프라이탁, 해피삭스 등의 많은 매니아 층을 확보하고 있는 액세서리 브랜드들 또한 자리하고 있었다. 그들이 선보이는 신발, 그것들과 좋은 조화를 이룰 것이 분명한 그것들은 폴더가 단순한 ‘신발 멀티샵’이 아닌 신발과 그것들이 함께하는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선보이고자 한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들이 선보이는 46개의 브랜드의 면면을 살펴보면 더더욱 그러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큐레이터의 입장에서 브랜드의 역사와 정체성을 설명하고자 하는 그들은 지금도 신촌 어느 거리의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서 활짝 정면을 열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제 비로소 매니아 층과 대중들을 동시에 사로잡을 신발 편집 매장이 등장한 것인가? 신발과 그것과 연관된 라이프스타일을 정확히 보여주는 공간이 생겨난 것인가? 아직 그것에 대한 완벽한 평가를 내리기는 이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혹, 이 글을 본 당신이 그런 공간에 대한 필요를 느끼고 있었다면, 해야 할 것은 응원일 것이다. 그들이 지금 보여준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려면 아무래도 지금의 모습에 대한 실질적인 지지가 필요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