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 2015-08-04
지난해 말, 츄바스코(Chubasco) 국내 총판을 담당하는 조셉 대표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물음표가 떠올랐다. 츄바스코가 우리나라 대중들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는 방법은 무엇일까? 조셉 대표는 국내 패션 레이블과의 컬래버레이션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컬래버레이션을 할 때 ‘가장 즐겁고 가장 자유로울 것 같은 언니, 오빠들’을 수소문한 것. 그 결과 보이시한 룩으로 여성 스트리트 패션계에서 절대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는 정지윤 & 서지은 여성 듀오의 미스치프(Mischef), 옵티멀 유니폼의 슬로건을 걸고 1020 남성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는 언더그라운드 스트리트 브랜드 리타(Leata), 그리고 ‘거친 남자’를 떠올릴 수 있는 제품들이 가득한 남성들을 위한 편집샵 하이드앤드라이드(Hide and Ride)가 파트너에 이름을 올렸다. 멕시코 전통 기법을 사용하여 버켄스탁(Birkenstock), 테바(Teva)와 함께 3대 샌들 브랜드로 자리 잡은 츄바스코가 개성 강한 한국 패션 브랜드를 만나 어떤 결과물을 만들었을까.
기사제공 | 무신사
몇 개월간의 합의 끝에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협업 제품이 세상의 빛을 보았다. 각 패션 레이블별로 한 개 또는 그 이상의 신발을 제작한 것. 그리고 이제 그들은 다시금 한자리에 모여 제품에 대한 큐레이터(Curator)를 자처했다. 사진 속 흰 장갑을 낀 그들의 모습에서 영락없는 전문가 포스가 느껴진다. 각 대표들은 자신들의 브랜드 혹은 편집샵의 개성이 잘 묻어나는 제품들을 조심스레 어루만지며 컬래버레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미스치프는 가죽 소재를 츄바스코에 덧입혔다. 가죽을 활용해 의상을 디자인하는 미스치프의 기존 콘셉트와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리타의 경우 기능성 부분에 무게를 실었다. 디자인보다는 기능적인 측면을 더 선호하는 남성 고객들. 이들을 위해 아웃솔에 변주를 가미한 세 가지 버전의 비브람(Vibram)솔 샌들을 제작하기로 사전에 합의했다. 마지막으로 하이드앤드라이드는 아즈텍(Aztec)과 가비오타(Gaviota)를 베이스로 고급스러운 송치 어퍼가 돋보이는 제품, 카무플라주 패턴의 독특한 디자인을 완성시켰다.
조셉 대표는 함께 작업을 해 보니 “세 곳은 묘한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제품을 파는 데에만 급급하지 않고, 스트리트 문화에 기반을 둬 독창적인 분위기를 형성해 나간다는 것. 그러고 보니 미스치프의 경우 90년대 빈티지 문화에 기반해 아날로그 감성을 스트리트 시장 내에 불어넣은 브랜드. Fucking Summer라는 슬랭을 바탕으로 뜨거운 여름 시리즈를 전개해 나가는 리타. 여기에 가죽 재킷의 원조 루이스레더(Lewis Leather)와 정통 스트리트 브랜드 퍽트(Fuct) 등을 취급하며 20~30대 남성의 취향을 반영하는 하이드앤드라이드까지. 츄바스코가 제 기량을 맘껏 발휘하며 만족할 만한 컬래버레이션을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세 곳의 자유로운 문화 때문은 아니었을까.
“만족스러운 결과물과 더불어 좋은 사람들을 얻었다”는 조셉 대표의 말처럼 이번 컬래버레이션의목적은 제품 제작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츄바스코와 세 패션 레이블의 인프라가 한 데 섞여 서로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던 것. 그는 “결과적으로 즐거운 작업을 했다. 서로의 개성을 무너뜨리지 않고 존중한 결과, 재미있는 작업물이 나왔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츄바스코는 앞으로도 세 곳과의 인연을 계속 지켜나가는 한편, 더 많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브랜드를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더불어 여름 샌들 외에도 봄과 가을에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샌들 라인도 강화해 나가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분명한 사실은 조셉 대표의 고민이 계속되는 한, 매년 여름이면 우리는 츄바스코의 새로운 얼굴을 계속해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