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가 가까스로 오랜 불황의 터널에서 빠져나올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오래 지속됐던 불황에서탈출하기 위해 일본기업들은 여러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독특한 신규 사업으로 진출해 성공하거나 주목을 받고 있는 유명기업의 사례를 살펴보고 앞으로의 기업전략에 힌트가 될만한 것들을 찾아보고자 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양조업체 산토리는 주류와 음료사업을 중심으로의약품과 건강식품, 외식산업, 스포츠용품, 출판·광고, 부동산등 실로 광범한 영역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1989년진출한 화훼업은 바야흐로 세계적인 규모로 전개되고 있고 앞으로의 핵심사업으로 기대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산토리는 주류와 의약품 사업에서 키운 기술을 바탕으로 독자 개발한 ‘사피니아'를 시작으로 ‘밀리언 벨'과 ‘비올라' 등 많은 히트 품종을 탄생시켰다. 최근에는 꽃뿐만 아니라 원예 전체를 취급하는쪽으로 확장해가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세계적인 스포츠용품 회사인 미즈노는 ‘스포츠'라고 하는 개념을 더욱 심화시켜 실버 비즈니스로 폭을 넓혔다. 이 회사는 고령자나 재활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적절한 운동이 가능한 상품을 만들어내 화제가 됐다. 이런 상품으로는 테이블 위에 둘 수있는 커다란 장기나 체스, 여럿이 함께 할 수 있는 오셀로 게?? 마루와 복도에서 할 수 있는 컬링(둥글고 평평한 돌을 던져미끄러지게 하는 경기) 용품 등을 들 수 있다. 게임에 대한 감각을 키워온 미즈노이기에, 이런 상품들을 사업화하는 것이 가능했다고도 볼 수 있다.

화장실 위생용기 세계 수위 업체인 토토(TOTO)는 고성능 팬이나정밀 세라믹부품, 광전송 부품, 집단주거시설용 디스포서(음식물분쇄기) 등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특히 광전송부품은 세계에서주목받고 있으며 세라믹 기술을 활용한 광고속 통신에도 이용되고 있다. 또 광섬유를 연결하는 광커넥터의 핵심 부품은 세계시장에서도 톱클래스 수준에 이르렀으며 이제부터 한층 더 성장이 기대되는 상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의류와 스타킹을 시작으로 섬유사업에 손을 댄 군제(GUNZE)는 플라스틱과 기계류, 녹화기, 건강식품, 부동산, 스포츠용품 등 매우 많은 분야로 사업을 벌렸다. 그중에서도 의료사업은 세계적인수준이다. 특히 의료용 인공피부인 ‘펠낙'과 수술용 봉합재료등은 대히트 상품이 됐다. 예전부터 섬유분야에서 쌓아온 바이오 기술과 새로운 비섬유분야의 플라스틱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지금까지 치료가 곤란했던 심한 화상이나 피부 손상 치료에 도움이되는 상품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과자업계 명문인 메이지제과는 제과사업 외에도 일반 식료품을시작으로 다이어트 식품과 건강 보조식품 등을 다루는 헬스케어사업, 병충해 방지약과 살충제 등을 취급하는 농업자재사업, 의약품사업 등에 손을 대고 있다. 의약품사업은 구강청결제 ‘이소진'과 정장제 등 넓은 영역에 걸쳐 있고, 최근에는 전염병 백신과 우울증·정신분열증 치료제 연구개발도 하고 있다.

2003년부터는 동물용 의약품사업에도 진출해 축산용 소독제, 살충제, 항생물질 개발 등의 영역을 강화하고 있다.

1909년에 ‘아지노모토(味の素)'라는 조미료를 개발한 이래 세계적인 식품회사로 성장한 아지노모토도 의약품사업에 진출해서눈에 띄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 당뇨병 치료제인 ‘파스테이크'와 골다공증 치료제 ‘악토넬'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약품사업이 핵심 사업분야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기존의 식품사업에서는 냉동식품과 커피, 유제품 등에 새로 진출하려 하고 있으며 식품 산업 이외에도 의약중간체사업과 건강영양사업, 사료용 아미노산 사업 등에서 순조로운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남코는 놀이와 복지를 결합시킨다는목표로 ‘배리어 프리(barrier-free) 엔터테인먼트 구상'을 내놓고 교육-복지 연관사업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고령자와 신체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게임기와 생활보조기구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많은 의료·복지시설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앞으로의고령화 사회를 향한 남코의 이같은 전략과 대응 방안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것으로 생각된다.

[[유재상 / 日 후쿠시대 복지경영학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