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올라가길 바라?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말일까? 목숨이 9개라는 고양이에게도 예외는 아닌가 보다. 구원 받기 위해 춤을 추고 애교 부리는 고양이들의 춤을 보면 말이다. 사람처럼 할퀴고, 싸우고, 경쟁하지만 등장인물이 고양이인 만큼 특별하기 때문에 세계 4대 뮤지컬에 들어간 ‘Cats'.
이 ‘Cats'가 ‘Cats Forever'라는 작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준 창작이라고 할 만큼 음악, 각본, 안무 등 국내 제작진이 기본 스토리 라인은 그대로 둔 채 재창작했기 때문. 연출가 이성호 씨는 “원작 ‘Cats'는 철학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재미에 우선을 둔,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데 중점을 뒀지요. 제목을 ‘Cats Forever'라고 한 데에는 우리나라 제작진에 의해 탄생된 만큼 이 버전이 영원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정했지요.”
원작의 클래식한 면을 변형했다는 연출가 이성호 씨는 사실 안무가 출신이다. 전문 연출가가 아닌 안무가가 연출한 까닭은 무엇일까?
“속된 말로 저는 딴따라 출신입니다. SBS와 KBS에서 안무를 담당했었고 실제로 뮤지컬 배우로 뛰기도 했죠. 솔직히 연출은 처음입니다. 그래서 안무에 달라붙을 수 밖예요. 진짜 고양이가 SHOW를 한다는 마인드로 공연을 준비했고요.”
그래서 혹독한 연습을 할 수 밖에 없었단다. 총 19마리의 고양이가 등장하는 이번 공연은 한시도 몸을 가만두지 않을 만큼 배우들의 운동량이 많다.
마법사 고양이 역을 맡은 박계환 씨. 인터뷰를 위해 식사를 급하게 하고 달려 왔음에도 불구하고, 얼굴엔 허연 마스트를 뒤집어 쓴 듯 고양이 분장이 선명했다. 적어도 공연 3시간 전부턴 몸을 푼다는 그는 한 눈에 보기에도 책임감이 느껴지는, 착실한 배우란 느낌이 강하다.
이번 공연에 대한 생각을 묻자 “사실 저는 ‘Cats'의 초대 멤버입니다. 그 때는 지금처럼 DVD까지 제작될 만큼 캣츠가 오픈되지 않아 몰래 공연장에 레코더를 가지고 들어가 녹음해 듣는 정도였죠. 줄거리만 가지고 우리끼리 안무 짜고 노래를 만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때 경험이 있기 때문에, 사실 이번 작품이 우리 손으로 재창조 된다고 해서 제겐 새로울 게 없죠(웃음).”
사실 이번 작품은 진지함과는 거리가 멀다. 서울열린극장 창동(이하 창동)이 타켓층으로 내세우는 건 가족. 인근 지역엔 어린 자녀를 둔 가족 단위 관객이 많다보니 <어린왕자>, <정글 이야기>, <어린이 난타>등의 가족 극이 창동에서 선보였다. 사실 ‘Cats Forever'도 그 연장선이다. 철학적인 부분은 뺀, 단순한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선 어린 관객들에게 사탕을 뿌린다던지, 고양이들이 관객에게 가서 인사하고 애교(?)를 떠는 장면이 삽입됐기 때문. 두 아이의 아빠인 박계환 씨는 이 때문에 연기하는 게 편하단다. 하지만 배우로서 진지한 역할 또한 맡아보고 싶단 바램도 살짝 언급해 본다.
연출가 이성호 씨는 박계환 씨 같은 배우가 있었기 때문에 행운이란다. 사실 운동량이 많아 20대 위주로 캐스팅을 하려고 했지만, 박계환 씨의 노장 투혼(?)에 반해버렸단다. 항상 후배들 챙겨주고 안무 아이디어가 풍부해 맏형 역할을 톡톡히 했기 때문. 항상 공연을 지켜보는 연출가 입장에서는 무대에서의 고양이들의 춤이 그의 맘을 흡족하게 한다고 한다.
“사실 저는 매일 기도합니다. 여력이 없어 19마리의 고양이 빼곤 더블로 캐스팅을 못 했습니다. 그래서 한 마리라도 다치면, 공연 전제를 못하게 됩니다. 몸을 많이 쓰는 작품이라 걱정도 많고요.”
그의 말 때문일까. 공연을 보는 내내 폐품 사이를 이리 저리 뛰어다니는 배우들 때문에 가슴이 조마조마 했다. 다행이 선지자에게 선택받은 이자벨이 실제 줄을 달고 하늘로 나는 장면으로 공연은 마무리가 됐다.
사실 ‘Cats Forever'는 ‘Cats'를 고대하는 관객의 기대엔 못 미치는 작품이다. 그러나 가족 층이 대상인 만큼 사랑의 메신저가 되고 싶다던 연출가의 말처럼 보고 즐길 수 있는 한바탕 쇼인 만큼 앞으로의 전국 투어 공연 역시 별 탈 없는 공연이 되길 기대해 본다.
이미라 기자 mummy206@pla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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