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부터 공연되고 있는 창작 뮤지컬 <결혼>은 삼일로 창고 극장 개관 30주년 기념공연이다. 그만큼 어느 때보다 다양한 레퍼토리가 가득하다.
특히 <결혼>의 원작을 쓴 이강백 극작가 조차 "내가 쓴 뮤지컬 <결혼>이 시대의 조류와 장르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이 무척 재미있다." 고 말할 정도로, 이 시대의 결혼 풍속도와 사랑의 목적을 발 빠르게 잡아낸 점이 두드러진다. 결혼정보회사 듀오, 요가 비디오를 따라하는 여성들의 모습 등등 이 서슴없이 관객들에게 보여지면서, “과연 나는 어떤 사람과 결혼해야하는가.” 라는 물음을 끊임없이 던지는 것.
또한 배우가 단 3명이 출연하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볼거리가 가득하다. 특히 두드러지는 것은 여느 뮤지컬에서처럼 밴드가 무대 뒤나 아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무대 왼쪽에 있다는 사실이다. 키보드, 기타, 베이스, 드럼의 화음이 어우러진 라이브 음악은 ‘백문이불여일견'의 효과로 생동감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발레, 째즈, 현대무용, 텝댄스, 아크로바틱, 쿵푸 4단 까지.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인 하인 역의 박계환 배우의 활약 또한 눈 여겨 볼만하다. 그의 표정과 춤사위는 영화 ‘마스크'의 짐 캐리를 떠올리게 한다. 특히 극 중반에 나오는 탭댄스는 박수가 절로 터질 정도. 남자 역의 현순철과 여자 역의 장선유 또한 아름다운 음색을 가진 배우들로, 사랑의 과정을 수줍게 그려내는데 손색이 없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남자가, 자신의 재산을 몽땅 털어 부유하게 치장하고는 ‘덤'이라는 별명을 가진 여자와 맞선을 보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그린 창작 뮤지컬<결혼>. 소극장의 친근함과 정확한 가사 전달력은‘덤'이다.
(9월1일 ~ 11월13일 삼일로 창고극장 문의 02)319-8020)
임민지 기자 alittletoe@pla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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