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17
여성성의 시각 - HILLS DemO 5 전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의 2009년 포스트프로그램인 ‘HILLS DemO 5’ 전시가 2009년 12월 20일까지 인사동 쌈지길 갤러리쌈지에서 펼쳐진다. 이번 전시는 이 세상 그 어느 존재도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 세상 모든 존재들의 작은 차이들이 풍요로운 세계를 만들어 나아 간다는 것, 따라서 지배와 억압의 관계를 친밀성과 배려의 관계로 바꿀 때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한층 더 조화롭게 창조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남성과 여성 모두 이러한 대안적 관점, 즉 다른 것을 수용하고 배려하며 여성성의 가치를 자기 안에서 회복시킬 때 폭력과 소외, 자연과의 평화로운 공존의 파괴로 병들어 있는 세계를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작가들은 가부장적인 남신들의 그늘 안에 잠들어 있던 여신들을 깨우고 이분법적인 논리나 피해자의 시각을 넘어선 대안적 관계의 양식들에 주목하며, 우리의 몸과 마음 그리고 지구의 몸(자연)의 상처를 치유하는 길을 모색한다.
1, 2. 김유경. 한 여자의 고립감과 자괴의 과정을 바라본다.
3, 4. 박문영. 주부학교라는 공간으로 묶인 한국 중년 여성의 일상을 통해 여성 안의 재생성을 보여준다.
5. 권석인. 부드러움, 당당함, 아름다움 등 여성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시선을 표현하고 있다.
6. 배지은.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본능적 욕구, 외적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으로만 변질되어가는 현실을 비판적 시선으로 작업한다.
참여 작가들은 이번 작업을 통해 주변적 삶을 새롭게 들여다보게 되었고 그 주변적 삶 속에 숨겨져 있는 힘의 원천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힘이 있는 자와 없는 자가 지배와 종속의 관계를 유지해 온 삼각형 모양의 존재의 사다리를 누구나 중심에서 같은 거리를 유지하는 둥근 지구의 모양으로 바꿔볼 수 있었던 것. 전시는 힘뿐 만이 아니라 우리의 감성과 관계를 둥글게 만들기 위한 시각화 작업들을 제시한다.
1. 윤진아. 2007년 12월 태안 앞바다에서의 서해안기름유출사건과 그 서해안 어느 섬의 여자아이의 이야기를 표현했다.
2. 임영화. 과거 성폭력으로 인한 상처를 안고 성장한 여성, 자신을 내던지거나 기억을 지워버리려 하거나 자신만의 치유방법을 찾는 여성을 표혔했다.
3. 강나무. 에코, 자연과 여성의 상호보완적인 공존의 관계, 어울림의 판타지를 표현했다.
4. 안윤민. 고단한 삶과 노동을 강인한 의지와 정신력으로 극복했던 여인들로 대표되는 ‘제주해녀’의 모습들, 삶 속에 뿌리내린 ‘한’과 ‘희노애락’을 담았다.
5. 이윤희. 아름다움이 강요되는 사회 속에 살아가는 여성, 아름다움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중년의 그녀들, 그녀들의 솔직한 공간으로 들어가봤다.
작가 강나무는 에코, 자연과 여성의 상호보완적인 공존의 관계, 어울림의 판타지를 표현했다. 여성스러움의 상징이 아닌 당당한 킬 힐을 통해 부드러움, 당당함, 아름다움 등 여성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시선을 표현한 것은 권석인 작가의 작품. 이 밖에도 주부학교라는 공간으로 묶여진 한국 중년 여성의 일상을 통해 여성 안의 재생성을 보여주는 박문영,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본능적 욕구와 외적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으로 변질되어가는 현실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표현한 배지은 작가 등 다양한 방식으로 담아낸 여성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에디터/ 이지영(jylee@jungle.co.kr)
자료제공/갤러리쌈지 02 736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