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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포드의 야심작 '올 뉴 포커스', 국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2011-09-20

포드의 야심작 포커스가 해치백 및 세단 모델을 가지고 국내에 첫선을 보였다. 정식 판매는 지난 9월 19일에 시작됐지만, 먼저 국내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시승행사를 가졌다.

과거?포드 브랜드는 미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답게 대형 차종 위주로 한국 시장을 공략했다. 대형 세단에 초점을 맞춘 판매 방법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장에서도 이뤄졌고, 이런 전략은 고유가 시대와 맞닥뜨리면서 큰 문제점을 맞게 된다.

유럽 브랜드 및 아시아 브랜드들은 각자 고유가 정책에 맞춰?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모델들을 속속 출시하기 시작했다. 이런 빠른 판단력은 효율성을 요구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켰고, 연비가 좋은 모델들은 빠른 성장속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반면 포드는 이런 흐름에 유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채 시장에서 외면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문제점을 빠르게 분석한 포드는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분석, 대처 방안을 내놓았다. 이번에 선보인 '올 뉴 포커스'는 포드사의?변화된 모습을?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차종으로 손꼽을 수 있다.

포커스는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개발된 모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포커스는 미국이 아닌 유럽에서 탄생됐다. 올 뉴 포커스의 전반적인 개발은 독일 콜론에 있는 포드 유럽의 준중형 연구팀이 주도했으며, 파워 트레인 부분은 영국 던튼의 포드 기술센터 내 개발팀이 맡아 진행을 했다. 이는 유럽 모델들의 우수한 성능과 디자인을 포드에 적용시킴은 물론, 유럽 시장을 기점으로 성공 시 자연스럽게 아태 지역 또한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뉴 포커스는 4도어 모델과 해치백 형태인 5도어 2모델로 출시되며, 전장 4535mm(5도어-4360mm), 전폭 1825mm, 전고 1475mm의 크기를 가지고 있다.

포커스 해치백의 경쟁모델로 꼽히는 폭스바겐 골프(전장 4200mm, 전폭 1785mm, 전고 1480mm)와 비교 시 더 큰 덩치를 갖고 있어 넉넉한 공간을 보유했다. 국내 해치백 모델인 'i30', '밸로스터' 보다 더 크며, 포커스 세단 모델의 경우는 현대 아반떼와 비슷한 크기를 갖고 있다.

포커스의 전체적인 디자인은 유선형 보다는 각진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이는 이전부터 인기를 얻고 있었던 '키네틱' 디자인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직각에 가까운 디자인은 포커스를 좀 더 다이내믹하고 날카롭게 만들어 주고 있다.

올 뉴 포커스의 외관을 보면서 느낀점은 미국 디자인이 많이 배제됐다는 점이다. 확실히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철저히 유럽풍의 디자인을 고집한 흔적들이?느껴졌다.

▲ 새로운 시도는 좋았지만 조작성 떨어지는 기능들, 한글화 작업이 안 된 점은 가장 큰 문제

시승을 통해 본 올 뉴 포커스의 실내는 '화려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 개발한 '음성인식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싱크'를 통해 블루투스 기기 및 와이파이 핫스팟, MP3 플레이어 등 다양한 IT 기기등과 결합해 멀티미디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접근성이 쉽지 않아 사용하는데 불편함을 초래했다.

기존에 스마트한 기능을 접목한 신차들은 꾸준히 출시됐지만, 올 뉴 포커스처럼 복합적인 기능을 적용한 모델들은 없었다. 그래서 더 많은 관심과 기대가 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한글화 작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국회 연설에서 매번 한미 FTA를 통해 한국 시장의 자동차 시장의 개방화를 외치며 미국 브랜드 자동차들이 한국 시장에서 많이 판매돼야 한다고 강한 압박을 서슴치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선보인 포드 포커스의 '인포먼트 시스템'은 한글화 작업이 되지 않은 채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 시장의 개방을 강요하기 전, 먼저 한국 시장에 맞는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이미 눈이 높아진 국내 소비자들에게 '외제차니까 대충 만들어도 팔리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일찌감치 버리는 것이 좋다.

또한 시승 행사장에서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포드 포커스는 젊은 층 보다는 편의 사양을 중시하는 30대 후반 및 40대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골프 모델을 선호하지 않는 연령층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젊은층 대비 스마트 기기들을 선호하지 않는 연령층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 합작으로 내놓은 싱크 기능은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할 듯 싶다. 더욱이 인포먼트 시스템은 한글화가 적용되지 않아 쉽게 사용할 수도 없다. 내년 상반기 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한글화를 적용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선 판매 후 조치가 이뤄지는 점은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을 것이다.

▲ 차량 가격은 준대형, 실내 소음은 준중형차와 비슷해

이번 시승행사의 총 코스는 180km 정도로?고속코스와 저속코스가 적당히 분배돼 있어 차량의 성능을 충분히 테스트 해볼 수 있었다. 시승 코스는 성북구에 위치한 삼청각에서 인천에 위치한 송도를 경유하는 길이다.

먼저 저속에서 실내 소음은 크게 불편한 점은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고속 주행을 할 경우 하체와 풍절음이 실내로 유입되는 부분이 상당히 거슬렸다. 바람이 세게 부는 장소인 인천대교 및 고속도로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도로의 고속주행에서도 발생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실내 소음을 위한 차음재를 좀 더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졌다.

▲ 배기량 대비 부족한 엔진 성능

1999cc의 배기량을 갖고 있는 포드 포커스의 가속 성능은 어떨까? 날렵하게 다듬어진 해치백 디자인을 통해 다이내믹한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대 이하의 성능을 보여줬다. 먼저 1600cc의 배기량을 갖춘 현대 아반떼보다 20마력 정도가 더 높지만 차를 밀어내는데 있어 상당히 더딘 느낌이었다.

먼저 풀 엑셀로 과속 성능을 테스트 해봤다. 계기판에 있는 rpm 눈금은 가파르게 6000 이상을 가르켰지만, 차체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시속 약 110km를 넘어서면서 가속 성능을 살짝 맛볼 수 있었지만 최고 속도를 내는데는 너무 답답한 성능을 보여줬다. 올 뉴 포커스는 연비를 높이기 위해 차의 성능을 제대로 이끌어 내지 못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경쟁 차종 대비 부족한 효율성

포드 올 뉴 포커스가 실질적으로 경쟁해야 할 차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포드 관계자에 따르면 "포드 포커스는 폭스바겐 골프를 경쟁 차종으로 손꼽고 있으며, 골프의 편의사양이 부족한 점을 포커스가 충분히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요즘 국내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폭스바겐 '골프'의 최대 강점은 뛰어난 연비 성능과 운전의 재미 그리고 마지막으로 합리적인 가격이다. 하지만 포커스의 경우는 공인연비 13.7km/l 로 골프의 18~20km/l 에 비해 크게 부족한 편이다.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의 차이 때문에 어쩔 수가 없겠지만, 현재 판매되는 모델을 비교해야 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면밀하게 따져볼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또한?엔진 성능도 골프에 비해 크게 부족해 젊은 층들이 요구하는 다이내믹한 성능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고유가 시대에 맞춰 효율성이 높은 차종을 찾고 있는 요즘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면서 국내외 경쟁 모델보다 떨어지는 연비 성능은 큰 아킬레스건이 아닐 수 없다.

포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유럽에서는 포커스 디젤 모델을 판매하고는 있지만 당장에 들여올 계획은 없다"고 밝혀 당분간은 힘든 싸움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포커스 디젤 모델에 대한 수입은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디젤 엔진에 대한 통과 절차가 생각보다 까다롭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 들여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승을 통해 본 올 뉴 포커스는 본인만의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주행 성능에서도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으며, 새롭게 선보인 첨단 기능들도 국내 시장에 맞지 않아 더 불편한 모습을 보여줬다.

국내 수입차 시장이 점차 커져가고 있는 시점에 올 뉴 포커스의 등장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다양한 수입차들을 통해 국내 소비자의 눈도 매우 높아졌다. 각 동호회들을 통해 차량의 성능을 파악함은 물론, 문제점 또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예전과 같이 수입차라고 해서 '가격만 저렴하다면', '외제차니까 이런 기능이 없어도 괜찮겠지'라는 마인드로 접근을 한다면 한국 시장에서 성공을 하기는 힘들 것이다.

폭스바겐 골프 모델의 경우 편의 사양 대신, 뛰어난 효율성과 다이내믹한 성능을 무기로 국내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

올 뉴 포커스가 국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화려한 기능이 아닌 국내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먼저 만족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만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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