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06
갤러리 175에서는 박찬진 작가의 첫 개인전을 개최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자신의 오타쿠 취향,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자전적 이야기, 세상을 향한 다짐 등을 다양한 작품들로 구성해서 선보인다. 전시 제목인 ‘만화경’은 현실의 풍경과 인식을 차단하여 오직 혼자만이 볼 수 있는 환상의 세계를 제시하면서도 오히려 팍팍한 현실에서 발산할 수 없는 상상력을 동원해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통로를 의미한다.
박찬진은 유년시절 심취했던 일본 애니메이션, 게임, 인터넷, 전자 기기 등 하위문화의 소스를 작업 곳곳에 투영시켰다. <한계상황>시리즈는 작가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의 공중 전투 장면을 수십 차례 아니 수백 차례 베끼고 분석하면서 생존을 위협하는 한계상황과 인간의 욕망 그 끝없는 관계에 몰두한 것이다. <근성이란 무엇인가> 시리즈는 같은 음악을 배경으로 작가의 청소년기 축을 형성해온 애니메이션 강령을 형과 동생의 불꽃 튀는 대화로, 그리고 작가가 한쪽 눈을 부릅뜬 채 응시하는 장면으로 연출해 인생의 선배를 발판 삼아 자신의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겠다는 강한 다짐을 드러낸 작업이다. 이로써 작가의 오타쿠 성향은 작품 전반에 녹아들어 단순히 개인의 관심사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가로지르면서 작가가 허리를 곧추고 현실을 향해 적극적으로 한걸음씩 내딛게 만드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모션그래픽과 픽셀애니메이션으로 이루어진 <별세계 유랑기>와 주변에 버려진 것을 끌어 모아 제작한 설치작품 <삼성의 개>는 작년 여름 작가가 몰두한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전개된다. 주인공 오타쿠는 자신의 산책로를 방해하는 삼성과 시시콜콜하면서도 극적인 전투신을 그려낸다. 결국 자신이 대항하고자 하는 삼성이 현재의 자신을 만들어 낸 근간의 일부이자 자신 역시 삼성의 공모자임을 깨닫게 되지만, 자기 안의 모순에서 벗어날 수 없더라도 그는 더 이상 방구석에 은둔하는 존재로 머무르지 않는다. 작가는 사회 고발을 통해 세상을 바꾸기보다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라도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세상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자신만의 어법으로 발언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다.
전시명 <만화경: Kaleidoscope>
장소 Gallery175
기간 2012년 4월11일(수요일) - 4월22일(일요일) /12:00~18:00 (매주 월요일 휴관)
오프닝 2012년 4월 11일 수요일 18:00
참여작가 박찬진
입장료 무료
한계상황-오타쿠는 한프레임씩 본다
sign pen on tracing paper, b4(36.4 x 25.7cm), 2010
+
한계상황-미사일 난무
realtime animation, programming, dimention variable, 2010
근성이란 무엇인가 1
single channel video installation, hd, 55 x 45 x 35, 2011
근성이란 무엇인가 2
single channel video installation, hd, 25 x 45 x 35, 2011
삼성의 개
installation, mixed media, dimension variable, 2012
삼성의 개
installation, mixed media, dimension variable, 2012
아이폰과 갤럭시를 이어주는 올레
installation, iphone4s, galaxy s2, dimension variable,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