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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뉴스

조태광, Back to the Beginning

2012-06-14



이번 갤러리비원의 ‘다시 처음으로’ 전은 하늘에서 땅을 내려다보는 구글 어스를 이용하여 새로운 시각적 작업을 하는 조태광작가의 세계를 만날 수 있는 기회이다.
조태광은 정치적, 사회적 갈등을 벗어나 자연으로, 인류 본연의 갈등이 없는 평화로운 자연 상태로의 회귀를 그리고 있다. 자연을 묘사한 따뜻하고 다정한 색채로 가득 찬 화면은 밝게 빛나고 빈곤과 기아의 부재를 대신하여 완벽한 풍요와 절대적 여유가 존재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유토피아적이다.

조태광의 유토피아는 미래지향적 대안인 동시에 돌아가고 싶은 과거 지향적 성격을 가진다. 잃어버린 것에 대한 부질없는 집착을, 부정적으로 평가되어 왔던 기존의 노스텔지어 개념에서 벗어나 과거재건적(restorative)이자 과거반성적(reflective) 성격을 수반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유토피아는 미래의 것이되, 과거의 순수한 상태를 꿈꾸는 실현 불가능한 상태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실현되지 않은 그리고 영원히 실현될 수 없는 이상향을 향한 노스텔지어는 작가의 연작 안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색면추상회화를 연상시키는 <떠도는 숲>, 사람들이 해변에서 한가하게 피서를 즐기는 . 이 모든 것이 조화롭고 완벽한, 이상화된 노스텔지어적 이미지다. 색면(color field)으로 표현된 아름답게 정리된 농장의 정경과 해변가의 피서객들은 마치 끝없이 발전할 것 같던 과거 40~50년대 미국의 풍요로운 광고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구글 어스의 기능을 이용하여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장소에서 벗어난 지역을 선정하는 작가의 선택과정은 더욱 이러한 비현실성을 강조한다. 실현가능할 것 같지만 과거의 여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즐기기엔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접근이 여의치 않은 유리된 자연, 선택된 유토피아인 것이다.

또한 조태광은 화면을 유영하는 구름을 통해, 고정되지 않고 부유하는 나무를 이용하여 디스토피아로 변질된 화면을 유토피아로 되돌아가도록 다시금 유도한다. 여기서 그는 작품을 통해 감시자와 개입자를 넘나들며 중재자로 기능한다.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한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것 같은 평평한 구글 어스의 부조리한 시공간 탐험을 폭로하며 완벽한 통제를 목표로 하는 도시의 유토피아이자 인간의 디스토피아는 이렇게 완성된다. 

조태광은 현실과 비현실이 만나는 접점에서 불만을 토로한다. 우리의 현실은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 그러나 그 경계는 불분명하고 작가는 답을 내리지 않는다. 유토피아는 애초에 실현 불가능한 세계를 대상으로 하기에 현실적 개입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고 그의 작업 역시 유토피아를 간절히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관음증적인 시선을 통해 사람들에게 간접적으로 의식 무의식을 넘나드는 개입을 하며 전시를 마무리 짓는다.

전시제목   다시 처음으로  Back to the Beginning
참여작가   조 태 광   CHO, Tae-Gwang
전시장소   Gallery b’ONE  (갤러리 비원)
전시기간   2012. 6. 14 목요일 ~ 7.  7 토요일
문     의   갤러리 비원  02. 732. 1273
웹사이트   www.gallerybeo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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