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07
갤러리현대 강남(대표 조정열)에서는 프랑스 출신 화가이자 조각가인 필립 파스쿠아(b. 1965)의 개인전 <Carnal Universe>를 개최한다.
독학으로 미술을 시작한 필립 파스쿠아는 현대미술에서 잘 다뤄지지 않고 있는 인물 혹은 정물 회화를 깊이 파고들어 그 본래적 순수함을 되살리고자 하는 작가이다. 사람의 신체 또는 얼굴에 관심을 가지는 작가는 성전환자, 창녀, 장애인 등 사회에서 무시당하고 소외될 수 밖에 없는 인물을 그 만의 격렬한 붓질과 거친 표현법으로 그려낸다.
“그림 속에서 자유롭다”
활발하고 자유로운 손놀림으로 섬세하지만 감각적으로 그들의 이미지를 표현해내고 있는 작가는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추는 듯 큰 캔버스 앞에서 물감이나 연필로 손이 가는 대로 그 흐름을 즐긴 것처럼 보인다. 파스쿠아의 인물화는 인물을 매우 충실히 표현하되 큰 캔버스에 강렬한 붓자국과 색의 조화로 인해 관객에게 새로운 인상을 준다. 작가는 프란시스 베이컨과 루시앙 프로이드의 영향을 받은 듯 선굵은 느낌의 작품을 1990년 처음 전시회를 가진 이후 파리에서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어떤 이에게는 불쾌함을, 어떤 이에게는 열광을
비평가 피에르 레스타니는 “그의 작품은 ‘유기적인 광분’ 같은 것과 ‘자연스러운 사실주의’가 동시에 일어나는 ‘육체적인 세계(Canal Universe)’와도 같다”, 비평가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파스쿠아의 작품은 관객에게 독특하고 강력한 시각적인 충격을 준다”, “마치 외과수술의 장면 같은 그의 작품이 나타내는 것은 긴장감이고, 에너지와 유머의 순환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전한다. 시인이자 문필가인 마이클 발드버그는 “인간과 세상의 기이함을 축약해 놓은 것”이라 했다.
필립 파스쿠아는 프랑스 생존 현대미술 작가 중 경매에서 매우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작가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독특하고 독보적인 작품세계로 미술시장에서도 각광받는 그는, 이번 한국에서의 개인전에서 종이에 그려진 회화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어디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작품 세계는, 공통적으로 결여에 대한 관심을 읽을 수 있으며, 화면마다 마치 터져버릴 것 같은 강렬한 에너지가 응축되어 있다고 보여진다. 필립 파스쿠아의 본격적인 첫 국내 개인전을 통해 작가가 그려내는 육체를 넘어서는 새로운 우주로 안내받는 흥미로운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