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5-10
전시 도록은 전시의 지나간 흔적을 담는 책이다. 이들 대부분은 작품과 작가에 대한 비평을 다루게 된다. '이남규, 한국 서정 추상 화가'는 이와는 조금 다른 맥락을 보여준다. '이남규 20주기: 빛이 있으라'展과 함께 기획된 이 책은 전시 도록의 문법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작가의 삶과 작품을 잇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와 같은 역할을 한다.
에디터│정은주(ejjung@jungle.co.kr)
이남규는 상대적으로 대중들에게 인지도가 낮은 편이지만, 1974년 서울 중림동 약현동 성당(현 중림동 성당)을 시작으로 전국 50여 곳의 성당에 유리화를 제작한 종교 미술의 대가로 꼽힌다. 그의 작고 20주기를 맞아 대전시립미술관에서는 그의 예술 세계를 돌아보는 전시를 기획했다. 유리화를 비롯해 한국 추상화가 1세대로 꼽히는 작품들과 함께 그의 일대기를 담은 사진, 편지 등을 생의 궤적을 풍부하게 돌아봤다.
먼저, 600여 점이 넘는 그의 작품을 시대별로 정리, 수록한 점이 눈에 띈다. 작품과 작품 사이의 여백의 공간에는 그간의 평론과 서평들을 수록해 이해를 도왔다. 추상화 작품 30여 점의 크기를 확대 배치해 작품에 집중할 수 있게 한 점도 인상적이다.
작품뿐만 아니라, 이남규가 생전에 남긴 글들을 통해서는 추상 미술에 대한 그의 시각들을 살펴볼 수 있다. 이는 다시 작가이자 교육자로서의 삶과 작품과 이어지는 맥락이다. 그 밖에도 에세이와 편지, 아내 조후종씨가 말하는 남편 이남규 등 50여 편의 글들은 그를 다각도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수류산방은 앞서 예술사 구술 총서 시리즈를 통해 박용구, 장민호, 박완서 등 원로 예술가의 삶을 다각도로 바라보는 시도를 해왔다. '이남규, 한국 서정 추상 화가'에서도 이러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발행일: 2013년 5월 10일
출판사: 수류산방
가격: 8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