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1-12
공식사이트 | http://www.mecafest.com
주최 | 연세대학교 영상대학원
주관 | 오픈 아트
후원 |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협찬 | 만포장학재단, Discreet, Adobe Systems Korea, Macromedia Korea, (주)임프레스, (주)웹드라이브, (주)디자인 정글
연세대 영상대학원이 주최하는 웹아트 '2003 MEC@Festival(MEC@페스티벌)'이 'Digital & Real'이라는 화두로 그 두 번째 크리에이티브의 장을 열었다.
인터넷상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메카(Media Expert Contest In Art) 페스티벌은 문화예술콘텐츠 공모전이지 미디어 전문가들을 위한 축제의 장이다.
공모 주제는 ▲전통과 나 ▲디지털과 속도 ▲디지털 글쓰기 ▲디지털과 커뮤니티 ▲디지털과 성(性)으로 웹에서 구현 가능한 비디오 영상물, Flash 혹은 Director, HTML, DHTML, XML 등의 하이퍼텍스트, JPEG, GIF, Animated GIF, Quicktime나 RealPlayer 등 스트리밍을 이용한 작업까지 인터넷에서 가능한 모든 문화예술콘텐츠를 대상으로 하였다.
한편 수상작품은 대상 1명, 우수상 5명, 장려상 7명, 3D 특별상 2명으로 형식적인 제한없이 디지털 환경에 대한 이해에 기반한 창의적인 온라인 작품들이 다수 선정되었다.
대상은 컨셉과 일러스트레이션, 인터랙션의 3박자를 갖춘 ‘Dorosi Story’의 황호철, 함영훈(홍익대학교 멀티미디어학과)군에게 돌아갔다. 또한 우수상을 받은 'Somewhere I belong' 이나 'Wonderfuㅣ life.com'은 평면적 이미지를 전개하고 있지만, 그래픽적 감성이 돋보이는 수려한 작업이었고, 'the flyfish'도 입체적 캐릭터를 표현해내고 카메라의 시점을 이동시키는 능력이 빼어난 작품으로 높이 평가받았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문화콘텐츠의 대다수는 게임이나 음반, 영화 등 수익구조를 가진 분야에 치중되어 있으며 인터넷 상의 디지털 영상문화 역시 영화, 뮤직 비디오, 플래시 광고 등 실용적 부분에 한정되어 있다. 이처럼 문화컨텐츠가 대중들이 좋아하는 오락적인 상품들을 중심으로 파급되고 있는 현실 안에서 MEC@페스티벌은 창의적인 문화콘텐츠로써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한다. 향후 MEC@페스티벌은 영화, 공연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에 대한 공모전 및 심포지엄을 지속할 예정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변화되는 전통적 매체와 문화속에서 2회째 접어든 메카 페스티벌이 커뮤니케이션의 기능을 조명해보고 이를 기반으로 보다 다양한 컨텐츠 문화를 창출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본다.
정리/인터뷰 | 김미진 기자(nowhere21@yoondesign.co.kr)
정글 : 대상 수상 소감은? 그리고 어떤 점을 높이 평가받아 수상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황호철 : 먼저 개별적인 프로젝트로 준비했던 작품인데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되어 무척 놀랍고 기쁘다. 메카페스티벌은 멀티미디어디자인 전공생들에겐 상당히 관심이 가는 행사중 하나이다. 개별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에 대한 가능성을 시험 해보고 싶어 이번 행사의 공모전에 응모하게 되었다. 디지털 환경에서 미디어를 디자인하는 것이 전공분야여서 이번 공모전의 목적과도 잘 부합했고, 과제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아무리 사회가 변모해 가더라도 아날로그적인 요소들의 장점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를 메인 컨셉으로 정하여 디지털 환경 내에서 아날로그의 효과적인 표현방법을 제시했던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 같다.
정글 : 출품작의 주제와 스토리에 대해서…
함영훈 : 먼저 작품의 내용에 대해 설명하면…누구나 현실세계에서 또다른 차원의 세계를 꿈꾸고 때론 그곳에 서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DOROSI story’는 그러한 우리들 자신의 이야기이다. 거울을 통해 현실과 이상세계의 자아가 우연히 서로를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 주인공 도로시는 묘한 세계로의 여행을 떠난다. 거울속의 또 다른 나와 대립되는 상황을 경험하기도 하지만 종국에는 그것이 거울속 착시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DOROSI story’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오즈의 마법사(wizard of Oz)의 구성라인을 패러디했다.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보다는 기존의 널리 알려진 동화속 인물들과 스토리라인을 따와서 독자의 이해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정글 : 작업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작업구상시 가장 많은 참고자료가 되었던 것은 무엇인가?
황호철 : 인터렉션 부분은 작업이 주로 액션스크립트의 작성으로 진행되어 그 결과를 미리 예측하기가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컴퓨터상에서 어떻게 표현될 것인가를 미리 스케치해보고 간단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그 가능성과 효과를 테스트 해야한다. 이번 작업에서도 진짜 같은 책을 만들기 위해서 여러 번의 시행착오와 테스트용 습작을 만들었다. 이런 작업을 통해 작품은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디테일을 갖게 됐다.
함영훈 : 일러스트 부분은 스토리라인 구상과 캐릭터 제작으로 나누어진다. 개인적으로 니모닉(mNeMoNic)이라는 프로젝트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시도하고 있는 선, 면, 실사이미지, 패턴, 텍스트 다섯가지 구성요소를 조합해 스토리가 있는 일러스트를 만들고 이야기를 어떻게 전개해야 할 것 인가 고민했다.
스토리구상이나 전개 외에도 가장 심혈을 기울였던 부분은 캐릭터 스타일 작업이었다. 여러가지 인물들의 특징과 배경을 스토리 라인에 맞춰 작업하다 보니 각각의 캐릭터들 간의 조화가 상당히 까다로운 과정이었다.‘DOROSI story’는 어른을 위한 동화책이다. 스토리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그리 밝지 않은 내용인만큼 전체적으로 모노톤만을 사용해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보여주고자 했다. Louise Bourgeois의 연출감각이나 Cindy Sherman의 흑백사진들이 좋은 참고 자료가 됐다.
자료출처 : 90초의 도파민 (http://dopamine.cyworld.com)
정글 : 이번 공모전을 통해 느꼈던 디지털 미디어(문화컨텐츠)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했는가?
황호철 : 미디어의 특성에 맞는 적절한 인터렉션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인터렉션은 디지털 미디어의 중요한 요소이면서 다른 미디어가 갖기 힘든 강점이다. 미디어에 인터렉션을 주는 목적은 미디어와의 인터렉션을 통해 경험을 창출하기 때문에 흔히 경험디자인(experience design)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번 공모작에서도 인터렉션을 통해 웹에서도 책장을 넘기는 경험을 사실적으로 느끼게 해주려고 의도했다.
정글 : 독특한 스타일의 일러스트가 인상적이다. 어떤 장르의 일러스트를 선호하는가? 자신의 스타일을 설명한다면?
함영훈 : 개인적으로 픽토그램(pictogram)적인 접근에 관심이 많다.
화장실 입구에 나란히 서있는 심볼(symbol)화된 남녀의 모습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간단 명료하게 보여주는 픽토그램의 매력을 또 다른 장르의 비주얼로 바꾸어 여러 사람들에게 보여 줄 수 있는 작업을 연구하고 있다. LIFEstyle sovoro는 개인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홈페이지이다. 이곳에서 픽토그램적 요소를 가지고 그들의 감정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 Interactive graphical Language LIFEstyle sovoro : http://sovoro.net
정글 : 마지막으로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업이나 계획은?
함영훈 :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니모닉 (http://mnemonic.cyworld.com) 이란 프로젝트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그 속에서 ‘DOROSI story’가 만들어졌고 앞으로도 니모닉(mNeMoNic)이라는 이름으로 관심분야인 픽토그램을 이용해 웹상에서 상호작용(interactive) 할 수 있는 여러가지 비주얼 스토리를 만들어 갈 것이다. 또한 이들을 제품화시켜 여러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일들을 계획중이다.
황호철 :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은 소망이 있다.
새로운 인터렉션과 뉴미디어,콘텐츠디자인, 게임디자인, 인터렉티브 웹아트, 인터렉티브 설치미술 등 이런 것에 관심이 많다. 그러고 보니 모두 전공에서 배우는 것들이기도 하다. 단기적으로는 게시판을 기반으로 한 개인적인 플래시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고 앞으로 모션그래픽과 3D를 좀더 공부해 볼 생각이다.
상업적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 TV CM, 상업용 애니메이션, TV Graphics등의 분야에 비하면 이번에 출품 된 작품들은 아주 영세한 자기 자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차원에서 대단히 독립적이며 실험적인 작품들이다. 이들이 갖는 순수성은 프로덕션 스케일의 영세함에서 비롯되는 어색함을 보완할 수 있어야 하고, 나아가 좋은 컨셉과 충실한 기획을 바탕으로 할 수 있다면 오히려 상업적 작품보다 상위 개념의 작품으로 인정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출품된 작품들의 성향은 대체로 자기표현 의식이 강한듯 하지만, 영상 언어의 본질적 속성을 이해하고 그것의 매체적 특성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영상 매체의 본질을 이해하고 사랑하는데 있어서 그것이 디지털이냐 아날로그이냐 하는 논쟁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표현 하느냐 하는 것과 감상자에게 이것이 어떻게 전달될 것이냐를 미리 걱정해 보는 일일 것 같다.
백명진(서울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
김형수(연세대학교 영상대학원 교수)
서현석(연세대학교 영상대학원 교수)
이윤희(동덕여자대학교 컴퓨터디자인학과 교수)
이성식(국민대 테크노디자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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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환경에서의 글쓰기란 무엇일까?
과연 디지털은 아날로그보다 좋은 것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디지털은 아날로그를 닮아가려 한다. 이 작품을 통해서 아날로그의 책과 가장 비슷한 디지털 북을 만들고 싶었다. 일러스트는 친구이자 공동 작업자인 함영훈의 작품이다. 그럼 책을 펼치고 책장을 집어 천천히 넘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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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새로운 프로그램이나 버전이 출시되면 앞서가기 위해 새롭게 습득하고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끊임없이 변화하는 디지털의 ‘유동성(fixable)’으로 인해 누구도 '완벽한(Perfect)’ 작품을 만들지 못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에 속도란 감지할 수 없는 추상적인 한 단어가 되어버렸다.
작가는 이러한 상황을 빗대어 지금 이 공간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을 컵에 담긴 물로 표현하였다. 물은 유동적(flexible)인 형태(solution)로 다양하게 변할 수 있지만 절대 정형적인 형태(Solid Solution)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인으로 태어나 외국에서 자라온 주인공은 어느 곳에 가도 그곳 사람이 될 수 없는 정체성의 혼돈을 느낀다. 각기 다른 컵에 담긴 물이 줄어들 때마다 시간은 거꾸로 흘러가 한국인으로서 의미있었던 기억들의 공간으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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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눈물이 잘 흐르지 않는다. 다만 가끔 흘리는 눈물은 슬퍼서가 아닌 내가 무언가 희망하고 간절히 이루고 싶던 욕망을 이루지 못했을 때 흘리는 것이다. 외부와의 진정한 소통은 단절된 채 외부의 어떤 영향 없이도 나는 내 욕망의 좌절로 인해 슬퍼한다. 내가 받아들이는 외부의 자극들은 단순히 "내가 가진 것"과 "남이 가진 것"을 비교하는 재료가 될 뿐이다. 가지지 못한 것은 원래 내 것이 아니었음에도 그것을 놓친 나는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듯 언제부터인가 비교와 소유의 행위는 외부세계와 통하는 주요한 의사소통방법의 하나가 되었고 그것은 허망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언제나 내 곁에는 강아지가 주인을 보며 꼬리를 흔드는 것처럼 내가 가진 것에 상관없이 나를 보는 것만으로도 반겨주는 것들이 있기에 행복한 것이 아닌가. 그것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디지털이든 아무 바람 없이 즐거이 나와 소통해 주는 것들이 나를 행복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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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는 디지털과 인터넷의 발달로 인간의 커뮤니티 안의 의사소통이 더욱 편리하게 이루어지는 면이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피상적이고 가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주로 이루어지고 이로 인한 소외감과 고립감은 날로 커져가는 것이 사실이다. 이 작품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의 피상성을 다룬 것으로, 이에 염증을 느낀 주인공이 사회를 떠나 혼자만의 세계로 떠난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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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접할 수 있는 플래시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누구나 한번쯤 의문을 가져보는 디지털 세상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컴퓨터라는 매개체와 떨어질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가 되었다. 어려서 부터 자연스레 접하게 되는 컴퓨터와의 필연적인 만남. 우리의 생활과 문화를 혁신적으로 개선시키는 꿈의 디지털 세상. 그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란 몸은 경직된 채 시선은 한 곳을 주시하고, 쉴 새 없이 손가락을 움직인다. 그렇게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우리는 조금씩 살아있는 시체가 되어간다.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아가고픈 당신. 눈을 떠 주위를 보라. 결국 남들과 똑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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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이나 지금이나 모든 사람들의 주된 관심사이자 바라는 바는 행복해지는 것이다.
이 작품은 더욱 행복해지고, 더욱 건강해지며, 또 생산적인 사람이 되기 위한 방법을 냉소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표현했다. 처음 기획을 할 때 화려한 효과나 여러 가지 볼거리를 많이 담기보다는 내용을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에 불필요한 요소들을 모두 빼버리고, 간결한 텍스트와 영상의 분위기에 맞는 효과를 넣어 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