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2-29
이름만 들어도 ‘아~ 그 디자이너!!’ 란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나라 디자인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 김영세, 김철호, 김현, 마영범, 조원숙, 안상수, 이영혜가 바로 그들이다. 각 산업 분야의 디자인 분야를 이끌고 있는 일곱 명의 스타 디자이너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로,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하여 고마운 분에게 정성이 가득 담긴 선물을 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7명의 스타디자이너들은 자신만의 노하우와 현대적인 트랜드를 각자의 개성과 접목시켜 특별한 노트를 만들어냈다.
이번에 정글에서는 우리나라의 스타 디자이너 일곱 명의 디자인 매력을 듬뿍 담고 탄생한 ‘모닝 글로리 스타 노트’를 깜짝 공개한다.
취재 | 권영선 기자 (happy@yoondesign.co.kr)
스타 디자이너는 결코 쉽게 탄생되지 않는다. 한 분야에서 3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고, 국내외의 화려한 경력을 가진 디자이너들을 기준으로 스타 디자이너 일곱 명이 선정되었다.
각 산업 분야의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디자이너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는 이 자체만으로도 이번 프로젝트는 커다란 이슈가 아닐 수 없다.
이들은 ‘노트’라는 하나의 주제로 자신의 개성을 최대한 이끌어내면서도 한국의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작품을 탄생시켰다.
그 동안의 노트가 실용성에 초점을 맞추어 왔다면, 이번 프로젝트는 작품성에 초점을 둔 명품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7명의 스타디자이너들은 그 동안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로 단순한 노트에서 탈피해 독특하고, 아름다우면서도 꼭 필요한 기능을 갖춘 노트들을 선보였다.
높다란 빌딩 숲 속을 헤치고 찾아간 '모닝 글로리'에서 나를 반갑게 맞아 준 이는 아름다운 미소를 가진 조원숙 이사였다. 그녀는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해 내는 스타 디자이너들을 한 곳에 모이게 만든 강력한 기획력의 소유자이다.
조원숙 이사는 현대 사회가 디지털화 되면서 컴퓨터에 밀려 나날이 설 자리를 잃어가는 현 문구업계에 발전적인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이번 프로젝트는 점차 고급화되는 디자인 문구제품을 학생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편하고 쉽게 구매할 수 있게 친근감을 주자는 의도로 시작되었다. 그것의 구체화로써, 각 산업분야의 스타들이 각각의 주제로 실험적인 노트제작을 기획하게 된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컨셉을 말해 달라.
'스타들의 어울림'이라는 컨셉으로 선보인 이번 프로젝트는 노트 제작을 통해 각 디자이너들의 개성을 표현하였다. 이번에 참여한 일곱 명의 디자이너는 바쁜 와중에도 불평 한마디 없이, 그리고 아무런 사심 없이 다들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었다.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하고 싶다.
제품이 출시되기까지 얼마간의 시간이 걸렸는가?
항상 생각만 해오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이것이 완제품으로 나오기까지는 지난 6월부터 7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데다가 프로젝트의 성격이 너무도 실험적이었기 때문에 작품을 제작하는데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그 어려움마저도 지금에 와서는 기분 좋은 일이 되어버렸다.
이번 프로젝트에 직접 참가하였다고 들었다. 제품에 대해 설명해 달라.
연말 연초에 커플용으로 선물하기 좋은 아이템으로 뭐가 좋을까 생각하다가 핸디형 수첩을 구상하게 되었다. 이 노트의 경우에는 소중한 선물들을 보자기로 곱게 쌌던 한국 전통 포장법에서 착안하여 별도의 포장이 필요 없도록 디자인하였다.
'천사 노트'라는 이름답게 케이스 표지는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엔젤 크로스를 사용하였고, 보람줄은 은으로 된 천사장식을 달아 포인트를 주었다.
새해를 맞이하는 연인들에게 따뜻한 선물이 되길 바란다.
우리나라의 스타 디자이너 7명의 작업을 그대로 표현하는 일을 담당한 최용식 팀장.
그는 이번 프로젝트에 심혈을 기울였다.
30년 이상을 한 분야를 이끌어온 뚝심 있는 디자이너들인 만큼 쉽사리 오케이 사인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프로젝트의 의견조율에만 6개월이 걸렸고, 제작에 들어간 것은 올 10월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가능할 수 있었다.
명품은 쉽게 탄생이 되지 않는다. 수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이루어지는 길고 긴 싸움이기에 이 과정 또한 기쁨으로 받아들인다고 최용식 팀장은 말을 한다.
현재 이 노트들은 양산초본으로 500권 한정판매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는 스타디자이너들의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살아있는 희귀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스타디자이너 7명의 작업을 진행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 같다. 가장 힘든 과정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다.
그들이 만들어낸 디자인과, 실제 제품을 생산 할 수 있는 디자인의 차이에서 오는 의견 조율이 가장 힘이 들었다. 실제로 이런 어려움으로 중간 미팅을 많게는 10번까지도 진행을 했다. 디자인을 보는 것과 실제로 만드는 것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물건을 한 번 생산하는데 최소 만 개 이상을 만들어내는데 500권이라는 한정된 수량으로 물건을 만들다 보니 생산업체를 컨택하는데 무척 힘이 들었다.
공정이 까다롭고 수작업을 요하는 작업이 많기 때문에, 제품 전부를 수공예품으로 생각하는 게 옳을 것이다.
가장 표현하는 것이 힘이 들었던 디자인을 꼽는다면 무엇인가?
작품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전부 쉽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것을 꼽는다는 것이 쉽지가 않다.
하지만 두 개 정도를 꼽자면, 이영혜 디자이너의 '선물노트'와 마영범 디자이너의 '펠트노트'를 꼽고 싶다.
현재 소 갤러리 대표로 계시는 마영범 디자이너의 경우에는 갤러리를 꾸려나가는 분답게 자연주의를 표현하고자 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나는 소재를 찾아 헤매고 다녔고, 결국 가장 비슷한 느낌이 나는 펠트 소재로 정할 수 있었다. 겉 표지에 봉제처리를 하고, 그 옆에 연필홀더를 만들어 붙였다. 연필폴더를 노트와 연결하는 과정은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졌다. 이렇게 만들어진 표지와 내지를 따로 붙이는 과정이 무척 까다로웠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다.
내지 안에 별 모양을 뚫어 그 안에 작은 선물을 담도록 한 이번 이영혜 디자이너의 디자인
컨셉을 실행하기 위해 실제로 270페이지에 달하는 별들을 일일이 뚫어야 했다.
일반적으로 한번에 뚫으면 된다고 생각을 하겠지만 그렇게 하면 옆이 다 터져버린다.
때문에 이것을 일일이 뚫고 그렇게 뚫은 별 모양을 맞춰 제본하였다.
독특한 색깔을 가진 디자이너들이기 때문에 이번 작품의 컨셉들도 다양하고 색다른 작품이 있을 것 같다.
노트라는 한가지 주제로 작업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디자인에서 볼 수 없었던 실험적인 제품을 많이 선보였다. 초등학교 시절 탐구 생활에 있었던 생활계획표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한 김영세 디자이너의 '마이노트'와 노트에 산과 달을 담았던 안상수 디자이너의 '베다노트'는 그 동안 우리가 접해보지 못했던 색다른 노트 디자인을 선보였다.
각기 다른 디자인 계통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에 노트가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과감히 탈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끌만한 제품으로 김현 디자이너의 작품과 박철우 디자이너의 작품을 꼽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많은 제품을 양산하기 위해서는 생산공정에 있어서 얼마만큼 다지인이 고려되었는가를 첫번째로 꼽는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김현 디자이너와 박철우 디자이너의 경우에는 이 부분에 있어서 많은 이해를 바탕으로 조율이 이루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제품 생산의 과정에서 여러 번 미팅을 하였고, 그런 덕분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하나하나 정말 기억에 남는 작품들이기에 이 자리를 빌어 일곱 분의 디자이너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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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 자리를 빌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스타 디자이너의 부재가 심각한 우리나라의 각 디자인계를 주름잡는 분들이 한 자리에 힘겹게 모였다.
너무 바쁜 일정에 빠듯하게 진행을 하다 보니 아쉬운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막 제품 초본을 오픈 했을 뿐이다.
앞으로 진행될 제품군들에 대해 꾸준한 사랑을 부탁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