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22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프로젝트 갤러리&크리스탈 갤러리에서 9월 22일(화)부터 오는 12월 13일(일)까지 <디지펀 아트: 도시 풍경(DigiFun Art : Urban Scape)>이 개최된다.
도시 풍경은 동시대 사람들에게는 쉽게 지나치는 일상이지만, 시간이 흐른 후에는 당대의 문화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기록이 된다. 오늘날 도심 속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눈에 띄는 풍경은 스마트폰 등 각종 모바일 기기들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 생활의 필수품이 된 각종 모바일 기기와 각종 애플리케이션은 미술가들에게도 새로운 예술적 도구가 되어가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영국의 현대미술가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가 아이패드 드로잉 시리즈를 꾸준히 선보여왔듯, 이제는 휴대용 디지털 기기만 있으면 도구에 제한 받지 않고 얼마든지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다.
‘디지펀(Digi-Fun)’은 ‘디지털(Digital)’과 ‘펀(Fun)’의 합성어로, 디지털 유희를 의미한다. 스마트 기기의 다양한 기능으로 인해 생겨난 새로운 영역의 창작 활동을 이야기하는 <디지펀 아트: 도시 풍경>은 크게 네 가지 섹션으로 구성된다.
▲ 이피(Fi Jae Lee), <서울 화산 (Seoul Volcano), Mixed media, variable size, 2015.
첫번째 섹션은 <디지펀 아트>를 위해 모바일 기기를 새로운 작업 매체로 채택한 여섯 명의 현대미술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김용관, 김용철, 박광수, 이피, 홍경택, 홍승혜는 태블릿 PC와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각자의 작품 세계를 사운드 설치, 포토 콜라주, 드로잉, 시트커팅 및 스티커 설치 작업, 다채널 영상 등 다채로운 방식으로 선보인다.
▲ 제레미 서튼(Jeremy Sutton), 〈Ishmeet〉, iPad Air, Sketch Club app, Pencil by 53, 2014
두번째 섹션은 모바일 기기의 기능과 애플리케이션의 발달로 인해 새로이 출현한 ‘모바일 아티스트’ 혹은 ‘아이패드 아티스트’들이 장식한다. 각기 다른 본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드로잉과 사진 작업 등을 꾸준히 선보여 온 국내외의 작가들, 김홍규, 안승준, 제레미 서튼, 조안 카터, 수잔 머타, 요르그 힌츠 등의 작품이 소개된다. 이들은 작품을 통해 토론의 장을 형성함으로써 디지털 창작 활동의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 픽셀도시풍경(PIXEL SCAPE)
세 번째 공간은 연세대학교 글로벌융합기술원이 협력하여 제작한 ‘픽셀 스케이프(Pixel Scape)’로 꾸며져 있다.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아날로그적인 드로잉 행위를 결합, 관람객이 사진을 찍은 뒤 그 위에 드로잉하면 픽셀화된 이미지로 변환된다. 간단한 행위가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으로 변화되는 흥미로운 체험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는 모바일 기기만 있다면 누구나 예술적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취지로 진행한 시민 공모전에서 선발된 33명의 작품이 전시된다.
<디지펀 아트>에서는 전시 외에도 스미스소니언 박물관과 빅토리아&알버트 미술관 등에서 아이패드 드로잉 퍼포먼스 및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는 제레미 서튼(Jeremy Sutton)과 BBC 저널리스트이자 모바일 아트 및 모바일 포토그래피 관련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조안 카터(Joanne Carter)를 초청하여 해외에서 논의되고 있는 모바일 예술 활동에 대해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디지펀 아트>를 통해 우리도 모르게 이미 누리고 있을지 모를 디지털 유희의 다양한 면모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