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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적 상상력으로 다시 숨쉬는 유휴공간, ‘리-플레이: 4개의 플랫폼&17번의 이벤트’

2015-10-16



‘포스트 뮤지엄’이라는 비전 아래 관객을 위한 공간, 대중과의 소통, 타 장르와의 협업을 실천해 온 서울시립미술관이 최근 화두로 떠오르는 ‘유휴공간’을 지역 거점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실험적인 건축 프로젝트 ‘리-플레이: 4개의 플랫폼&17번의 이벤트’를 선보인다.

1980년대 이후 서구에서 등장한 ‘도시재생’이라는 개념은 문화 콘텐츠를 통해 후기 산업도시를 재활성화하고, 낙후한 도시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도시문화정책을 포함한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창조도시’의 개념과 함께 유휴시설을 문화와 접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나, 오래되고 빈 건물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사용자 및 지역 커뮤니티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관객과 커뮤니티가 직접 참여하고 문화 활동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자발성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리-플레이: 4개의 플랫폼&17번의 이벤트’는 관객이 문화공간의 모습을 모색하고 그 작동 가능성을 실험하는 무대다. 이를 위해 네임리스건축(나은중, 유소래), 박천강x조남일, 신형철@shinslab, 안기현+신민재(AnLstudio) 등 4인(팀)의 건축가는 일시적으로 멈춰있는 공간에 건축적 상상력을 불어넣어 다시 재생(‘리-플레이’)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제안한다. 4개의 플랫폼에서는 워크숍, 강연과 상영, 멘토링 등 17번의 이벤트가 펼쳐진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지향하는 관객 참여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창작과 배움의 놀이터로서의 미술관’이라는 비전을 실험해볼 기회다.



▲ 박천강x조남일, ‘일시적 강연 & 상영’을 위한 플랫폼


박천강x조남일은 과거 KBS 송신소로 사용되었던 ‘구로구평생학습관’의 유휴공간을 모델로 창작과 배움이 결합된 지역 거점 문화 공간을 제안한다. 여러 번의 개보수를 거치며 미로처럼 변화한 공간 구조는 ‘판타지’를 자아내는 흥미로운 공간이 된다. 박천강x조남일은 증축을 최소화하고 지하의 미로 공간을 활용하여 모든 활동 시설들을 마련했다. 특히 미술관 전시장 안으로 들여온 상영관을 겸한 강연장에는 일방향이 아닌 새로운 형식의 지식 교류가 일어날 수 있도록 건축적 상상력을 불어넣었다. 두더지 굴과 같이 움푹 파인 곡선 형태는 기존 강연장의 경직된 질서에 균열을 가함으로써 강연자와 청중을 더 유연하고 수평적인 관계로 만든다.



▲ 네임리스건축(나은중, 유소래), ‘움직이는 숲’-야외 작업실 & 커뮤니티를 위한 플랫폼


네임리스건축은 소극적인 정원의 형태로 남아 사실상 이용되지 않고 있는 ‘구로구평생학습관’의 야외 부지에 야외 작업실과 커뮤니티 공간을 제안한다. 수직의 얇은 기둥과 기둥에 연결된 개폐 가능한 수평의 문은 공간을 프로그램에 맞게 구획 및 생성하여 열린 공간으로 확장한다. 실제 사용자들이 유휴공간에 자발적으로 개입하여 공간을 체험하고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 안기현+신민재(AnLstudio), ‘워크숍’을 위한 플랫폼


안기현과 신민재는 특정 공간에 대한 제안을 넘어서 모든 유휴공간에 유동적으로 적용 가능한 플랫폼을 제안했다. 이들은 창의학습형 지역 거점 문화공간이라는 맥락 안에서 도시 곳곳의 유보된 공간에 ‘창작 활동’을 확장하고, 규정되지 않은 형식의 워크숍을 통해 지역과 작가들을 연계할 수 있는 공간을 제시한다. 플랫폼의 유기적인 곡선 형태는 공간 구획이 아닌 사람의 행동반경에 초점을 맞춘다. 나아가 개개의 단위를 반복, 병치시키며 무한히 재구성되는 플랫폼은 기존의 목적성이 뚜렷한 공간과는 다른 태도를 지닌다. 전시 기간 연구, 발표, 제작 등 다양한 형식으로 ‘청개구리제작소’의 비평적 워크숍이 진행될 예정이다.



신형철@shinslab, ‘멘토링 스튜디오’를 위한 플랫폼

건축가 신형철(@shinslab)은 곧 폐교될 한울중학교의 4층 공간에 ‘멘토링 스튜디오’를 제안함으로써 수평적으로 배우고 가르치는 활동이 창작과 결합하는 공간을 정의하고자 한다. 이 플랫폼은 작가를 위한 작업실인 동시에 선배작가와 후배작가의 멘토링 프로그램 운영되는 공간으로, 창작자들이 소통하고 아이디어가 오가는 배움의 장이 된다. 평소에는 외부와 유연하게 연결되는 공간이지만 멘토링이 진행될 때에는 내밀한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사적인 공간으로 작동한다.  

‘리-플레이: 4개의 플랫폼&17번의 이벤트’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오는 10월 20일부터 12월 13일까지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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