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11
과거의 공공 디자인은 도시 개발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사람보단 공간의 변화가 우선이었고 그래서인지 공공 디자인은 멀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경제 개발 위주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개발을 꿈꾸고, 디자인의 가치를 재조명, 사람을 중심으로 한 공공 디자인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커졌다.
‘2018 서울 포커스: 행동을 위한 디자인’이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9월 30일까지 열린다.
도시 공공 디자인을 재고하고 점검하는 전시 ‘2018 서울 포커스: 행동을 위한 디자인’이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는 공공 디자인 영역을 기초로 넓게는 도시를 디자인하고 나아가 도시를 계획하는 모든 것을 공공 디자인이라 총칭함으로써, 사람을 위해 장소의 가치를 높이는 모든 것을 공공 디자인이라 정의하고, 도시 개발이나 발전이 중점을 둔 것이 아닌 지역과 그곳 사람들에 중점을 둔 공공 디자인을 선보인다.
디자이너, 미술가 등 다양한 참여 작가(팀)들은 도시 공간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도시 공공 디자인 요소를 찾아내 분석하고 그것들에 대해 재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참여 작가는 포스트 스탠다즈, 오혜진+ IWMW, 이은선, 이상원, 개미그래픽스, 삼육대학교 ASTRI STMHTL 연구회(원예조경), 박길종, 박진우, 스톤김, 스튜디오 mmer 등 총 10인(팀)으로 제작·설치를 하거나 도큐멘테이션 방식으로 참여한다.
전시장 전경.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프로젝트갤러리2
전시장 전경.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프로젝트갤러리2
전시장에서는 참여 작가(팀)의 작품 소개, 그들의 공공 디자인을 위한 조사 및 준비과정 등과 함께 공공 디자인에 숨겨진 의미도 엿볼 수 있다.
미술관 앞 공원에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설치물들이 군데군데 자리하고 있다. 전시를 위한 작품들로 새롭지만 주변과 어우러져 낯설지 않다.
오혜진+IWMW의 〈그늘 쌓기〉
포스트 스탠다즈의 〈파이프 벤치와 프레임 쓰레기통〉. 배리어로 사용되던 철제 파이프가 앉을 수 있고 쉴 수 있는 벤치의 기능을 갖게 됐다.
그래픽 디자이너 오혜진과 건축가 듀오 IWMW는 그늘이 부족해 아쉬웠던 공간에 재미있는 그늘막의 형태를 체험할 수 있게 했고, 포스트 스탠다즈(디자이너 김민수)는 배리어로 사용되던 철제 파이프를 이용해 자동차의 진입을 막는 볼라드와 주변과의 경계를 위한 보호펜스와의 통합적 용도를 제시, 사람들이 앉아 쉴 수 벤치가 될 수 있도록 해 휴식공간을 더했다.
이은선, 〈원더그라운드〉. 시각적 재미를 주는 색다른 장소가 된 육교 아래쪽 공간
이상원, 〈삶의 패턴〉. 버스정류장의 미디어 보드를 통해 작가의 애니메이션이 상영된다.
미술가 이은선은 시각적으로 차폐되고 우범화된 육교의 아래쪽 유휴공간에 시각적 재미를 주어 또 하나의 색다른 장소를 만들었고, 시각예술작가 이상원은 운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애니메이션을 버스정류장의 미디어 보드를 통해 상영, 그곳을 오가는 사람들이 더욱 쉽게 미술작품을 향유할 수 있게 했다.
개미그래픽스, 〈지역민을 위한 소책자〉(사진제공: 서울시립미술관)
삼육대학교, ASTRI STMHTL 연구회, 〈등나무 근린공원의 조경식생 분석 및 제언〉(사진제공: 서울시립미술관)
설치물의 형태는 아니지만 지역민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작품도 있다. 개미그래픽스는 지역민을 위한 소책자를 제작해 거주민들이 곳곳에서 일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며, 삼육대학교 ASTRI STMHTL 연구회는 공원에 존재하는 수목들의 특징을 조사하고 공공 공간을 구성하는 식물 재료와 식재 방법을 규정, 도시 공원의 적합한 수목의 생태계를 알려준다.
이번 전시는 시민의 참여와 공감을 바탕으로 사용하기 편리한 유용성, 시각적으로 조화로운 심미성, 사회적으로 올바른 윤리성을 지닌 도시 공공 디자인을 모색하고자 하는데 의미가 있다.
이제 도시 공공 디자인은 더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 사회와 사람, 환경 모두를 배려하는 도시 공공 디자인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그 답은 지금까지 공공 디자인을 말해온 도시계획자나 디자이너, 정치가가 아닌 사용자의 의견에 달렸다. 경험만큼 정확한 답은 없다. 직접 보고 느끼는 행동 자체가 도시 공공 디자인을 발전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전시는 9월 30일까지.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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