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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대신연구소③ 작가의 작품을 만들어 보자.

2018-08-17

하루에도 수만 가지 디자인 제품이 쏟아지는 시대. 이것저것 사고, 만들고, 경험해보고 싶지만, 주머니가 얇고 시간이 없는 어쩌면 게으른 정글러를 위해 에디터가 대신해주기로 마음먹었다.

 

이름하여 ‘대신연구소’!! 
모나미 잉크 랩과 실크스크린에 이은 세 번째는 작가의 작품을 내 손으로 만들어 볼 수 있는 ‘페블 메이킹(pebble making)’이다.

 

대신연구소①-나만의 잉크 만들기 보러 가기
대신연구소②-실크스크린 보러 가기

 

 

생소한 이름인 페블 메이킹은 현재 플랫폼엘에서 진행되는 ‘베케이션랜드(Vacationland)’ 전시 중 김미수 작가의 ‘플랜트 레스팅 룸(Plant Resting Room)’에 설치된 패브릭 돌을 작은 조약돌 모양으로 직접 만들어보는 수업이다.

 

김미수+이광호, Plant Resting Room, 2018/사진: 김진호(사진제공: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

 

‘베케이션랜드(Vacationland)’ 전시는?

 

작가의 작품을 내 손으로 만들어 볼 수 있는 데다, 그 작품을 만든 작가에게 직접 수업을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워크숍이기에 재빠르게 신청했다. 

 

체감온도 40도를 넘어서는 일요일 오후, 배움의 기쁨(?)을 안고 워크숍 장소인 학동역 부근 플랫폼엘로 향했다.

 

지난 세 번의 체험은 혼자 갔었지만 이번에는 동료 에디터와 함께 갔다. 나는 어디서든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 같은 성격이지만 확실히 함께 가니 든든한 느낌이 들었다(사진도 힘들게 한 손으로 찍지 않아도 된다!).

 

미리 준비된 재료들©Design Jungle

 

워크숍 현장에 도착하니 색색의 니트 조각과 바늘 털실, 레진으로 만든 돌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김미수 작가님이 수업 준비를 하고 계셨다.

작품을 만든 작가에게 직접 수업을 듣다니…무언가 아이돌에게 직접 노래를 배우는 것처럼 설렜다.

 

레진으로 만든 돌©Design Jungle

 

수업의 첫 시작은 레진으로 미리 만든 돌을 고르는 거였다. 아무래도 돌 위로 니트 조각을 이어 붙이는 작업을 해야 하기에 둥글기보다 각진 돌을 고르는 게 중요했다.

 

김미수 작가가 미리만든 작품©Design Jungle

 

우등생처럼 앞자리에 앉은 나는 누구보다 빠르게 각진 돌을 캐치했지만, 같이 간 에디터는 꾸물거리다가 매우 작업이 어려워 보이는 동그랗고 작은 돌을 손에 넣었다.

 

에디터가 재빠르게 가져온 돌©Design Jungle

 

역시 인생은 타이밍이다.

 

그다음은 돌을 감쌀 니트 조각을 고를 순서다. 준비된 니트는 색도 다양하고 실의 굵기나 짜임이 다 다르기에 신중하면서 빠르게 선정했다.

 

에디터가 가져온 니트 조각©Design Jungle

 

이끼가 낀 듯한 돌을 표현하고 싶어서 녹색과 겨자색의 니트 위주로 가지고 왔다. 이제 본격적으로 니트로 돌을 감싸는 작업을 해야 한다. 바로 바느질을 하면 부드러운 니트 재질로 인해 주름이 생기기 쉬우므로 핀으로 타이트하게 잡아주는 작업이 중요하다.

 

김미수 작가가 돌에 니트를 감싸는 법을 설명해주고 있다.©Design Jungle

 

작가님도 니트는 늘어나기 때문에 탱탱하게 감싸라고 말해주셨다. 

 


지난 실크스크린 시간에 밝혔지만, 에디터는 패션디자인과 출신이다.

이미 대학 1학년 때 손바느질로 쿠션 만들기 같은 고난도 작업을 해봤기에 어느 정도 바느질에는 자신이 있었다.

 

타이트하게 니트를 감싸야 한다.©Design Jungle

 

또, 핀으로 원단을 잡아주는 건 옷을 만들기 전에 하는 기본 작업과도 같기에 대학 시절을 떠오르면서 즐겁게 할 수 있었다.

 

핀으로 고정©Design Jungle

 

하지만, 옆 에디터는 짠 내가 나도록 헤매고 있었다.

 

짠내 나는 동료 에디터의 손재주©Design Jungle

 

작가님도 안쓰러웠는지 개인 교습을 해주셨다. 

 

결국 김미수 작가가 도와주고 있다.©Design Jungle

 

핀으로 니트를 다 고정했다면 이제는 원하는 컬러의 털실로 바느질을 할 시간이다. 

 

바느질 킹©Design Jungle

 

에디터는 레드와 핑크 계열의 실로 선택했다. 이끼에 핀 꽃을 의미하는 콘셉트로 선정한 컬러다.

 

에디터는 꼼꼼하거나 재봉틀로 박은 듯 정교한 바느질은 못 하지만, 손바느질만으로 바지 밑단을 수선해 입고 있기에 어렵지 않게 작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바느질……©Design Jungle

 

작가님이 이런 나의 모습을 보더니 오늘의 장학생이라고 해주셨다. 후훗 지난 4년간 낸 등록금이 아깝지 않은 순간이다.

 

바느질을 끝내고 고정했던 핀을 모두 뽑아내면 이제 평범한 돌에 아트를 할 시간이다.

 

검은 니트로 그림자를 표현하자©Design Jungle

 

작가님은 검은색 니트로 돌에 생기는 그림자를 표현하셨다기에 바로 냉큼 검은 색 니트 조각을 가져와 그림자를 만들어 줬다.

여기에 상단 모서리 부분에 굵은 짜임의 니트로 꽃을 표현해 주었다. 

 

근데 해삼 같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Design Jungle

 

더 꾸며보고 싶었지만, 아이디어 고갈로 급히 마무리를 지었다.

 

저마다 열정적으로 수업에 임하고 있다.©Design Jungle

 

완성된 페블을 보니 작가님의 정교한 작품처럼 되진 못했지만, 나의 정성이 가득 들어가 있기에 뿌듯했다.

 

보람된 마음으로 옆 에디터를 보니 나름 유니크한 느낌으로 작품을 완성해 가고 있었다.

 

오재미 같은 동료 에디터의 작품©Design Jungle

 

1시간 30분 동안의 수업이 끝날 무렵 만든 작품들을 모아두고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비슷한 재료로 만들었음에도 모두 제각각 개성이 담긴 작품으로 완성되었다.

 

두 에디터의 완성작©Design Jungle

 

김미수 작가의 작품을 모티브로 진행되었지만, 누구 하나 같은 것이 없이 새로운 생각으로 만들어낸 ‘페블 메이킹’

이날만큼은 나도 작가가 되어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유익한 수업이었다. 

 

손재주가 없거나 미술을 전공하지 않아도 어떤가? 예술에 한계가 없듯이 누구나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게 바로 배움의 기쁨이다.

 

대신연구소 4번째는 위빙 코스터 만들기다. 기자의 험난한 도전은 계속됩니다!

 

*플랫폼엘에서는 작가의 강연부터 공예, 회화, 운동, 어린이 수업까지 매번 다양한 분야의 클래스가 열리고 있다. 
늘 새로움에 도전하고 싶은 정글러는 미리미리 홈페이지를 둘러보자.

www.platform-l.org

 

에디터_ 김영철(yckim@jungle.co.kr)
촬영협조_ 플랫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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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엘 #김미수작가 #대신연구소 #니팅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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