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12
월드컵은 4년에 한 번 찾아오지만 공인구 디자인은 지난달 1편에 이어 한 달만에 2편을 소개한다.
2편을 다 살펴본 후 역대 공인구 중 어느 공인구가 가장 디자인이 예쁘고 마음에 드는지 한 번 골라보자.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아스테카(Azteca)
공인구 아스테카(사진출처: 구글 위키피디아)
1986년 멕시코 월드컵 공인구 ‘아스테카(Azteca)’는 가죽피혁에서 인조피혁으로 탈바꿈한 공이다. 인조피혁이라 이전까지 공에서 볼 수 없었던 광택도 흐르며, 수분의 흡수가 차단되어 내구성도 향상됐다. 특히 검정 문양을 보면 아스텍 문명의 화려한 무늬를 담아 남미의 전통적 느낌과 세련미를 보여준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트리콜로(Tricolore)
공인구 트리콜로(사진출처: 구글 위키피디아)
‘트리콜로(Tricolore)’는 월드컵 사상 최초로 원색의 색상을 처음 선보였다. 이름 그대로 세 가지 컬러라는 의미의 이 공은 프랑스 국기의 파란색, 흰색, 빨강색으로 알록달록하게 매치시켰다. 또 공의 문양 중앙마다 프랑스의 상징인 수탉을 형상화시켜 화려하고 역동적으로 디자인했다. 탱고 디자인의 마지막이기도 하다.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 자국 프랑스가 우승했다(사진출처: 구글 위키미디어)
2002년 한·일 월드컵, 피버노바(Fevernova)
공인구 피버노바(사진출처: 구글 위키백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아마 모두가 기억할 그 디자인, 그 공, 바로 2002년 한일월드컵 공인구 ‘피버노바(Fevernova)’. 우리나라 대표팀의 4강 신화를 함께한 이 공은 기존의 탱고 이미지를 벗어나 좀 더 다이내믹한 디자인을 연출했다.
열정(Fever)+별(Nova)의 이름에 맞게 4개의 바람개비 모양의 황금빛이 공을 감싸고 있는 화려한 디자인이다. 이 황금색 삼각 모양은 한일 양국이 월드컵 개최를 위해 쏟아 부은 에너지를 그렸고, 삼각 황금 모양 안쪽 카키색에는 빨간 불꽃 무늬가 각 면 끝에 새겨져 있다.
황금색은 공동개최국 한국과 일본의 힘을 형상화한 것이고 붉은색 불꽃은 양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인 불의 형상을, 4개의 삼각모양은 양국의 균형적인 산업성장을 담아냈다. 또한 직전 프랑스 월드컵 공인구 ‘트리콜로’의 세 가지 컬러보다 색상이 하나 더 많다. 흰색, 황금색, 카키색, 빨간색 등 4가지 컬러로 이뤄져 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팀가이스트(Teamgeist)
팀가이스트 모형(사진출처: 구글 위키백과)
디자인과 함께 혁신적 기술이 깃들기 시작했다. 팀 정신을 뜻하는 독일어인 ‘팀가이스트’는 점점 더 구형에 가깝게 제작됐다. 이전 공인구들은 32개로 가죽 조각을 구성했지만 팀가이스트는 가죽 조각의 숫자를 14개로 줄였다. 이러한 시도 덕분에 공기 저항력이나 반발력을 더 향상했다. 디자인도 종전과는 다른 디자인을 선보였다. 6개의 프로펠러 모양의 조각마다 검은색과 황금색을 가미한 형태의 무늬를 그려 넣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자블라니(Jabulani)
공인구 자블라니(사진출처: 구글 위키미디어)
남아공 공식 언어인 줄루어로 ‘축제를 위하여’라는 의미의 자블라니는 3차원으로 곡선 형태로 된 가죽조각 8개를 붙여 이전 공인구 팀가이스트보다 더 원형에 가깝게 만들어졌다. 아디다스의 11번째 월드컵 공인구를 상징하기 위해 11가지 컬러로 디자인됐다. 이 11가지 컬러는 축구팀의 11명의 선수,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11개 공식어, 11개 부족 등을 각각 상징하며 다양한 국가와의 조화 및 화합의 의미를 표현했다.
전체적인 디자인으로 흰 바탕위에 네 개의 삼각형 모양은 아프리카 정신의 독특한 특징을 나타냈고, 요하네스 스타디움의 외관과 같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다채로움을 디자인적 요소를 통해 표현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브라주카(Brazuca)
공인구 브라주카(사진출처: www.flickr.com/photos/122250227@N08/14254598113)
‘역동적이고 화려하다. 어디론가 금방이라도 튕겨 나갈 것 같다’ 브라주카를 보고 처음 든 생각이다. 브라주카는 브라질 사람과 낙천적인 브라질 사람들의 특성을 담고 있다. 컬러도 화려하다. 초록, 파랑, 빨강 등 원색이 더해졌고, 구불구불한 공의 문양은 브라질을 대표하는 아마존 강과 브라질 원주민이 사용하는 전통 팔찌인 소원 팔찌를 형상화했다. 역대 공인구 중 가장 적은 6조각으로 만들어졌고, 공을 컨트롤 할 때 보다 정확한 패스와 슈팅을 만들어낼 수 있게 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텔스타 18(Telstar 18)
공인구 텔스타 18(사진출처: www.flickr.com/photos/nazionalecalcio/38252462956)
얼마 전 열린 러시아 월드컵 공인구 ‘텔스타 18’은 이름에서도 느껴지듯 초창기 공인구인 오리지널 텔스타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1970년 멕시코 월드컵 공인구인 텔스타에서 영감을 얻어 새롭게 재탄생된 이 모델은 48년 만에 뉴 버전의 텔스타로 등장했다. 현대적 스타일로 디자인한 텔스타는 무척 깔끔하고 클래식하다. 컬러도 흰색과 검정, 회색등 적은 색상으로 간단하게 구성했다. 검정-회색으로 이뤄지는 그라데이션 픽셀 디자인은 오늘날의 디지털 세상을 반영했다.
텔스타 18 또한 패널 개수가 단 6개밖에 되지 않아 구형에 가깝게 제작됐다. 특히 공인구 최초로 사용자가 공에 대한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NFC(근거리무선통신) 칩이 탑재돼 공인구도 이제 스마트 시대라는 것을 알렸다.
에디터_장규형(ghjang@jung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