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12
모든 식물이 일 년 내 바삐 쉬었던 숨을 고르는 겨울이 오면 꽃집 안의 꽃은 찬란한 생명력을 뿜어낸다.
앙상한 가지를 드러낸 나무 사이를 걷다 색색의 꽃을 보게 되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이 겨울에도 너희는 아름답구나’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게 된다.
가만히 있어도 아름다운 꽃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플로리스트. 작가가 흰 도화지 위에 그림을 그려내듯 텅 빈 곳을 꽃으로 가득 채워나가는 플로리스트 서가영을 만났다.
‘리틀 프렌치 송(Little French Song)' 을 운영하는 서가영 플로리스트
안녕하세요. 플로리스트와 만남은 처음이에요. 소개 부탁드려요.
반갑습니다. 작은 플라워 스튜디오 ‘리틀 프렌치 송(Little French Song)'을 운영하는 플로리스트 서가영입니다.
플로리스트는 플라워(Flower)와 아티스트(Artist)의 합성어입니다. 화가의 도구가 물감이듯이 저희의 도구는 꽃이에요.
플로리스트는 꽃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모두 행복해질 수 있게 합니다.
물론, 꽃과 식물 화초 같은 화훼류에 대한 지식과 기술은 기본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플라워 바스켓©Little French Song
센터피스©Little French Song
야채 센터피스©Little French Song
꽃도 미술의 화풍처럼 스타일이 있다고 들었어요. 작품 콘셉트가 궁금합니다.
맞아요. 플라워 클래스를 진행하다 보면 같은 꽃으로 시작하지만 같은 작품이 나오는 경우가 없어요.
만드는 이의 무드가 꽃에 다 표현이 되는 거죠. 저도 그게 너무 재미있고 신기해요
저는 들판에 아무렇게나 피어 있는 야생화들을 좋아해요. 이런 취향이 작품에도 반영이 되는 편인 것 같아요.
작품을 만들 때 들판에 피어 있는 꽃에 바람이 지나가는 모습을 떠올리면서 작업해요.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꽃을 채우기란 쉽지 않을 거 같아요. 작업제의를 받고 실제 공간을 채우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해요.
작업 제의를 받으면 장소를 직접 찾아가 그곳의 환경을 체크해보고 사용할 꽃과 소재를 정해요. 사용될 소재들의 컬러차트와 디자인을 의뢰인과 함께 회의한 후 필요한 꽃들을 구매해요.
수입해 오는 꽃은 입고되는 날짜가 정해져 있어서 시간을 두고 진행합니다.
모든 소재와 부자재가 확보되면 꽃들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만들기 위해 적정 온도와 습도를 맞춰주는 것이 디자인만큼 중요한 작업입니다.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사용될 당일 의도한 디자인을 만들어 낼 수 있어요.
내추럴 바스켓©Little French Song
내추럴 암부케©Little French Song
플로리스의 작업 도구는 꽃이잖아요. 작품에 따라 꽃을 어떻게 선정하나요?
먼저 상업적인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보니 제일 먼저는 고객의 요청에 따르는 꽃을 준비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의뢰받은 작업의 경우는 꽃이 장식될 곳의 분위기와 환경 등을 파악해서 컬러와 꽃의 종류를 선정해요.
앞으로 계획 중인 일이 있나요?
아직 국내 꽃시장은 수입 꽃에 의존하고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다양한 꽃과 식물을 많은 분이 접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커요.
지금 다양한 꽃과 식물을 직접 실험해볼 수 있는 작은 온실을 준비 중이에요. 또 조금씩 하는 식물 스타일링도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고요
스몰웨딩 작업©Little French Song
갈란드©Little French Song
화관 디자인©Little French Song
정글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꽃을 사는 일이 마트에서 물건을 사는 것처럼 일상적이지 않아요. 꽃은 특별한 날에나 구매하는 상품 정도로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꼭 비싼 꽃이 아니더라도 한 번씩 사 보세요. 받는 사람도 주는 사람도 분명 행복한 느낌을 받으실 거에요.
에디터_ 김영철(yckim@jungle.co.kr)
자료제공_ 리틀 프렌치 송(www.instagram.com/little.french.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