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11
작년 한 해 지구촌 환경적 문제는 바로 ‘플라스틱’이었다. 각 나라마다 과도한 플라스틱 쓰레기가 환경오염에 심각한 위협이 됐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플라스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이 곳곳에 있었다. 대표적인 것으로 카페내에서 차를 마시는 손님들에게 머그컵을 제공하는 것이 그 중 하나였다.
친환경에 방향성을 두고 디자인 작업을 하는 스튜디오가 있다. 용산구에 위치한 그레이프랩은 ‘지속가능한 디자인’이라는 테마 아래 불필요한 요소는 걷어내고 최소한의 자원과 기술을 가지고 디자인 제품을 만들고 있다. 환경과 사회문제, 디자인이라는 요소가 어떻게 작업에서 이뤄지는지 그레이프랩 김민양 대표를 만나 들어봤다.
그레이프랩 스튜디오 모습©Design Jungle
안녕하세요. 그레이프랩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네 안녕하세요. 그레이프랩은 지속가능한 삶을 디자인하는 스튜디오입니다. 환경과 사회문제를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디자이너로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여러 가지 실험들을 하고 그 해결책을 시도해보는 스튜디오입니다.
스튜디오 모습(사진제공: 그레이프랩)
어떤 계기로 환경에 대해 고민하게 됐나요?
원래는 크게 관심이 없었어요(웃음). 스튜디오를 오픈하기 전에 다른 곳에서 직장 생활을 했었거든요.
그러던 중 지속가능한 경제 시스템에 대해 더 공부하고자 영국 유학을 떠났어요. 처음에는 환경에 대한 관심보다는 사회적인 구조나 시스템에 대해 더 궁금증이 컸거든요. 석사과정 중 유럽에 친환경적인 제품들이나 여러 시스템들을 많이 봤어요. 환경과 지속가능한 디자인이라는 가치가 항상 연결돼 있고, 그 안에 사회적인 문제와 환경적 문제가 같이 가는 것을 보고 자연스레 관심을 가졌죠.
김민양 대표가 종이로 제작한 북스탠드인 ‘g스탠드’를 펼쳐보이고 있다.(사진제공: 그레이프랩)
지속가능한 경제 시스템에 처음 관심을 가진 이유가 있었나요?
제가 IT 분야에서 10년 넘게 UX디자인 공부와 일을 했고, 처음에 웹 쪽으로 방송사에서 5년 정도 근무한 뒤 카카오 초창기 멤버로 들어가서 UX디자인 작업을 했어요. 카카오프렌즈가 나오기 전 초반 아트디렉팅과 기본 이모티콘을 직접 그렸는데, 그림으로 대화하면 더 재밌을 것 같았어요. 텍스트로 전할 수 없는 감정 표현과 글자를 하나씩 입력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당시 회사가 시작한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수익이 없었고, 회사명도 다른 이름이었어요. 사내에서 수익구조에 대한 고민이 클 시기였죠. 그 때 제가 카카오프렌즈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에 이모티콘 서비스를 웹툰 작가와 함께 협업해 수익구조를 기획하는 것을 처음 시도했어요. 작가 분들이 대중들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스토리를 만들어나가는 능력과 그림들이 뛰어나니까요.
그렇게 작가 네 분(강풀, 이말년, 노란구미, 서나래 씨)을 처음 선정하고 섭외했는데 예술적, 커뮤니케이션 감각들이 다들 좋으셨어요. 그러나 경제적으로는 큰 보상이 없을 시기였고, 이를 위해 수익배분 구조를 만들었어요. 카카오도 처음 시작이라 다 같이 모험적 스타트를 한 거죠. 그 과정에서 이러한 경제 시스템에 고민하게 됐고 ‘서로 윈윈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구나’라는 걸 느꼈죠.
유학에서의 특별히 어떤 경험들이 지금의 친환경 작품들 속에 녹아져있나요?
처음에는 영국에서 석사 수업과정 중 친환경 패키지를 만드는 과정이 있었어요. 그 때 친환경 샌드위치 박스를 만드려고 했어요. 영국 사람들이 샌드위치를 정말 많이 먹거든요. 그래서 샌드위치 박스 쓰레기가 굉장히 많아요. 플라스틱도 있고 종이도 있고, 쓰레기들이 많이 버려지는데 부피들도 크고 코팅도 돼있다 보니까 잘 썩지도 않고 해서 그 문제점들을 풀어보자는 것부터 시작했죠. 지금 종이로 제작되고 있는 북스탠드도 그러한 고민들이 녹아져 있습니다.
스튜디오에 진열돼 있는 다양한 작품들©Design Jungle
2편에서 나머지 이야기들과 북스탠드인 ‘g스탠드’에 대한 이야기로 계속됩니다.
에디터_장규형(ghjang@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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